네이버 임원-마이클 트루엘 회동
직원 2000여명 이상 사용 예상
SW 개발 코딩 업무 단축 기대
네이버가 이달 4일부터 자사 직원 4500명에게 인공지능(AI) 코딩 지원 플랫폼 '커서'를 업무에 적극 활용할 것을 주문했다. 이는 창업자인 이해진 이사회 의장의 제안으로 전격 이뤄진 것으로 커서를 만든 미국 기업 애니스피어는 최근 기업가치가 13조원 가까이 불면서 화제가 된 기업이다.
18일 IT 업계에 따르면 이해진 의장, 최수연 대표 등 네이버 임원진은 지난 15일 커서 운영사인 애니스피어의 마이클 트루엘 공동창업자 겸 CEO와 이달 초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면담을 했다. 애니스피어는 2022년 미국 MIT 출신들이 설립한 기업으로 AI 코딩 도우미 커서를 내놓으면서 전 세계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
커서는 1년 만에 연간 반복 매출(ARR)이 100만달러(한화로 약 14억원)에서 1억달러(1400억원)로 폭증했다. 최근 ARR은 5억달러(약 6800억원)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AI의 인수 제안을 거절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애니스피어를 "역대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이라고 평가했다.
네이버는 최근 개발직군을 포함한 자사 직원 4500명에게 코딩 작업을 돕는 커서 체험판 서비스를 배포했다. 이를 소프트웨어(SW) 개발에 활용하는 것은 물론 네이버 전 서비스에 AI 기술 적용하기로 하면서 사내 AI 친숙도를 높이고 있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는 지난 3월 네이버 이사회 의장직에 복귀한 후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의장은 이달 초 미국 실리콘밸리를 방문, 스타트업 발굴·투자를 위한 투자 법인 '네이버 벤처스' 설립을 앞두고 네트워킹 행사를 열었다. 이 의장은 "지금 AI는 저희 혼자만 해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면서 "인재들의 힘을 찾아 지원하고, 거기에 투자하고 갖고 있는 경험과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의장과 트루엘 CEO와의 회동 배경과 논의 내용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네이버가 애니스피어를 투자 대상으로 삼았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애니스피어는 최근 9억달러(약 1조2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추가로 유치하면서 기업 가치가 99억달러(약 13조원)로 껑충 뛰었다.
현재 네이버 직원들은 업무에 커서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본사 직원 상당수가 개발 직군이고 커서는 디자이너, 기획 등 비개발 부문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약 2000여명 정도가 사용할 것으로 추정된다. 커서는 오랜 시간 수작업에 의존했던 코드 작성 업무의 시간을 단축하고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트루엘 CEO는 커서 한국 이용자들에게 영상 메시지로 "네이버 임원진을 만나 훌륭한 논의를 마쳤다"면서 "우리는 네이버를 비롯한 다른 한국 기업들의 개발자들이 코드에 의존하지 않고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아시아에 사무실을 개소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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