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시 출석 조율 시도했다 거부…사후 계엄선포문 관여 질문에 '침묵'
1차 때와 같이 박창환 총경 조사…내란·외환 전방위 추궁
윤석열 전 대통령이 5일 오전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특검에서 2차 대면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7.5/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노선웅 이밝음 유수연 권준언 기자 =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사건을 수사하는 내란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이 5일 윤석열 전 대통령을 대상으로 2차 소환 조사에 돌입했다.
내란특검팀은 이날 오전 9시1분쯤 윤 전 대통령이 도착한 즉시 별도 티타임 없이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56분쯤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사저에서 출발해 9시 정각에 내란특검팀 조사실이 마련된 서울고검 현관 앞에 도착했고, 9시 1분에 서울고검 안으로 들어갔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1차 조사 때와 마찬가지로 남색 정장에 붉은색 넥타이 차림이었다. 내란특검팀이 출석을 요구한 오전 9시보다 1분 늦은 시각이다.
윤 전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사과할 의향이 있는지', '박창환 총경의 조사를 오늘도 거부할 것인지', '사후 계엄 선포문 작성에 관여했는지'. '사후 선포문 삭제를 왜 승인했는지' 등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아크로비스타 사저와 서울고검 인근에는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모여들었고 윤 전 대통령이 모습을 드러내자 "윤석열 대통령"이라며 구호를 외쳤다.
특검팀은 지난달 28일 1차 조사한 직후 윤 전 대통령 측과 신경전을 이어갔다.
지난달 30일 2차 소환을 통보했던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 측의 기일 변경 요청에 하루 늦춘 이달 1일로 소환 일자를 늦췄다.
하지만 윤 전 대통령 측이 1일 출석을 거부하고 5일 이후 조사를 요청하면서 한 차례 출석 불응으로 간주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조사 시간도 오전 9시 대신 10시로 늦춰 달라고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당초 오전 9시에서 10~20분가량 늦을 수 있다고 예고했던 윤 전 대통령은 오전 9시 정각 서울고검에 모습을 드러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박창환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중대범죄수사과장(총경)이 조사에 참여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유지해 2차 조사에서도 신경전이 예상된다. 특검팀은 체포저지 혐의 조사와 관련해선 박 총경이 담당하는 게 원칙이라는 입장이다.
특검팀은 1차 조사 당시 윤 전 대통령이 박 총경을 문제 삼으면서 조사를 거부하자 검사로 조사자를 교체하고 국무회의와 외환 혐의를 중점적으로 수사했다.
특검팀은 2차 조사에서 윤 전 대통령을 대상으로 체포영장 집행 방해 혐의, 비화폰 삭제 지시 혐의, 국무회의 및 사후 계엄 선포문 서명·결재 관련 의혹, 외환 혐의 등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검팀은 1차 조사 후 지난 일주일간 윤 전 대통령 혐의 다지기에 집중했다. 체포방해와 비화폰 삭제 지시 혐의와 관련해선 김성훈 전 경호처 차장, 박종준 전 경호처장을 소환조사했다.
계엄 직전 열린 국무회의와 관련된 윤 전 대통령의 직권남용 혐의를 살피기 위해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을 시작으로 한덕수 국무총리,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이주호 교육부 장관 등 국무위원들과 김정환 전 대통령 수행실장를 서울고검 청사로 불러 조사했다.
외환 혐의와 관련해선 국방과학연구소 항공기술연구원 정 모 씨를 소환 조사했고 평양 무인기 침투 사건 관련 "V(윤 전 대통령) 지시라고 들었다"는 취지의 현역 장교 녹취록을 확보했다. 1차 소환과 달리 2차 소환 요구서 조사 대상에는 '외환' 혐의가 적시되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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