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째 폭염특보가 이어진 3일 대구 북구 대구역 대합실에서 한 어르신이 얼음 생수통를 머리에 대고 더위를 식히고 있다. 2025.7.3/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전국=뉴스1) 김기현 김세은 남승렬 조민주 기자 = '살인 더위'가 연일 기승을 부리면서 전국 곳곳에서 온열질환자가 속출하는 동시에 아스팔트가 솟아오르는 기현상마저 발생하고 있다.
각 지방자치단체(지자체)는 폭염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기존 행사 계획을 연기하거나 살수차 운행을 확대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나섰다.
4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2일 오후 7시께 경기 이천시 부발읍 한 산소 주변 비탈길에 80대 A 씨가 쓰러져 있다는 119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 당국은 곧바로 현장으로 출동해 A 씨를 인근 병원으로 옮겼으나 그는 약 4시간 만인 오후 11시께 치료 중 숨졌다.
보건 당국은 A 씨가 온열질환에 의해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최초 발견 당시 호흡은 있지만, 의식은 없었으며 체온이 40도가 넘는 상태였다.
앞서 A 씨는 같은 날 오전 7시께 산소 제초 작업을 진행하기 위해 집을 나섰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일 이천지역 최고기온은 33도, 최저기온은 24.3도로 기록됐다. 평균기온은 28.2도로 나타났다.
올해 경기지역에서 온열질환에 의한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4일 울산 북구 농소초등학교 앞 버스정류장 도로변의 아스팔트가 마치 녹은 아이스크림처럼 밀려나 있다. 고온에 달궈진 아스팔트가 대형 차량의 하중으로 인해 밀려 솟아오르는 '소성변형'의 모습이다. ⓒ News1 김세은 기자
매서운 폭염 기세는 사람뿐만 아니라 도로 등 기반시설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울산 북구 농소초등학교 앞 버스정류장 도로변 아스팔트는 마치 녹은 아이스크림처럼 보였다.
일부 아스팔트 잔해는 하수구 덮개 일부를 덮고 있었으며 아스팔트 위에 그려진 노란색 차선은 제 모습을 상실한 상태였다.
아스팔트가 대형 차량 하중에 의해 밀리면서 솟아오르거나 꺼지는 '소성변형'이 발생한 것이다.
도로가 변형된 지역 인근에는 버스 차고지가 있는데, 도로를 오가는 버스 무게를 못 버틴 아스팔트가 밀려난 것으로 추측된다.
소성변형은 여름철에 빈번하게 나타난다. 석유로 만든 아스팔트는 고온에 달궈지면 물러질 수 있다.
북구 관계자는 "해당 도로에 대한 민원이 3~4건 들어와 주말 중 보수할 계획"이라며 "아스팔트를 깎아내 내부를 보강한 다음 재포장하는 작업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3일 오전 경북 포항시 전역에 폭염경보가 발령 중인 가운데 북구 포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 공사 현장 앞 도로에서 살수차가 도로에 물을 뿌리고 있다. 2025.7.3/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이처럼 찜통 더위를 방불케하는 날씨가 전국을 뜨겁게 달구면서 일부 지자체는 기존 행사 계획도 연기하고 나섰다.
대구 남구는 같은 날 '제37회 앞산자락길 걷기행사'를 폭염에 따른 피해를 우려해 연기했다고 밝혔다.
앞산자락길 걷기행사는 매년 대구 남구가 후원하고 남구체육회가 주최하는 행사로, 당초 오는 12일 열릴 예정이었다.
남구구민체육광장에서 출발해 앞산케이블카 탑승장을 거쳐 대덕문화전당까지 4.5㎞를 걷는 코스다.
남구 측은 "폭염으로 행사 진행이 어렵다고 판단돼 남구체육회에서 행사를 가을쯤으로 미루기로 했다"며 "정확한 일정이 나오면 다시 알릴 계획"이라고 했다.
울산시는 때이른 무더위를 극복하기 위해 도로 노면 온도를 낮추는 살수 작업을 예년보다 10일 앞당겨 시행 중이다.
울산시는 2027년까지 내용연수가 경과한 소방살수차 총 6대를 추가 확보해 폭염 대응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는 무더위쉼터 1186곳을 운영한다. 이는 지난해에 962곳 대비 224곳 확대한 수치다.
주요 간선도로에 설치하는 그늘막도 50곳이 늘어난 484곳으로 확대해 보다 많은 시민이 더위를 피할 수 있도록 대비하고 있다.
kkh@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