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학적 과징금 압박에 결국…애플 "별개로 항소"
EU·美 연이어 앱 마켓 압박…李 "글로벌 형평성 제고할 것"
ⓒ AFP=뉴스1
(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애플이 유럽연합(EU)의 과징금 압박에 결국 앱스토어 수수료를 낮추고 외부결제 유도 금지도 풀었다.
애플은 지난 26일(현지시간) 애플 개발자 홈페이지를 통해 EU 내 개발자를 대상으로 한 새 수수료 체계 및 개편된 앱스토어 규정을 발표했다.
이번 개정안은 애플이 그간 금지해온 '외부결제 유도'를 허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EU 개발자들은 인앱결제뿐 아니라 더 저렴한 외부결제 옵션이 있다는 사실을 소비자들에게 알릴 수 있다.
개발사의 웹사이트뿐 아니라 앱 내 웹뷰, 대체 앱 마켓 등 모든 채널에서 외부결제 방식을 홍보하는 것도 허용된다.
앱 수수료율도 기존 최대 30%에서 10%대로 낮아진다.
가장 기본적인 앱 배포 및 신뢰·안전 기능만 제공받는 1단계의 수수료율은 5%다. 앱스토어가 제공하는 모든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2단계 수수료는 13%로 낮아진다. 중소기업과 1년 이상 정기구독 개발사는 수수료율이 10%로 낮아진다.
EU 앱스토어 규정 개편안 (애플 개발자 페이지 갈무리)/뉴스1
이번 규정 개편은 EU의 디지털시장법(DMA) 위반으로 EU에서 애플을 상대로 대규모 추가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예고한 결과다.
앞서 EU 집행위원회는 애플 앱스토어의 외부결제 유도 금지가 DMA 위반이라고 판단하고 5억 유로(약 7934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를 결정한 바 있다.
애플은 이번 앱스토어 규정 개편과 별개로 EU 측이 추가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며, EU의 과징금 부과에 항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상태다.
이같은 애플·구글 등 앱마켓 독점 기업의 횡포는 EU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바로잡는 추세다.
지난 4월 3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북부 연방지방법원은 에픽게임즈와 애플간의 소송에서 인앱결제 수수료율 30%뿐 아니라 외부결제 중계 수수료율 27%도 부당하고 초경쟁적·반경쟁적이라고 판시한 바 있다.
앞서 한국 역시 빅테크의 수수료 횡포를 막기 위해 지난 2021년 '인앱 결제 강제 금지법'을 도입했으나 실효성이 없었다. 애플과 구글이 외부결제를 허용하며 기존 30% 수수료율에서 겨우 4%포인트(p) 낮춘 26%를 3자결제 수수료율로 책정한 탓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최민희 과방위원장 2025.5.26/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이에 이재명 정부와 여당에서도 국내 앱 마켓 수수료 부과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상태다.
지난달 발표된 더불어민주당 대선 공약집에는 "인앱 결제 강제 금지법의 보완 입법으로 앱 마켓 글로벌 형평성을 제고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앱 마켓 사업자가 외부 결제에 차별적 조건을 부과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국회에서도 '징벌적 손해배상' 조항을 담은 후속 입법이 추진되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7일 '앱 마켓사업자 영업 보복 금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해당 개정안은 앱 마켓이 인앱 결제 강제 문제를 신고한 콘텐츠 사업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영업 보복'을 금지한다. 입증 책임도 앱 마켓에 부과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 콘텐츠·게임사들이 구글과 애플을 상대로 미국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에 집단 소송을 제기하는 등 기업들 차원에서의 대응도 진행 중"이라며 "국가 차원에서 EU처럼 강력한 과징금 부과 방안을 마련하는 등 강한 압박이 함께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Kri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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