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net '월드 스트릿 우먼 파이터' 최약체 팀 범접의 반전 드라마
지속되는 패배 속 메가 크루 미션 신드롬으로 분위기 전환 성공
Mnet 최초 천만 뷰 달성 신기록
'월드 스트릿 우먼 파이터'에서 거듭 패배를 맛본 한국 팀 범접이 메가 크루 미션에서 이름값을 증명하며 언더독 서사를 완성했다. 유튜브 영상 캡처
드디어 해냈다. '월드 스트릿 우먼 파이터'에서 거듭 패배를 맛본 한국 팀 범접이 메가 크루 미션에서 이름값을 증명하며 언더독 서사를 완성했다. 글로벌 크루들에게 '노 리스펙', '워스트 크루'로 낙인찍히며 팬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던 범접의 새 챕터다.
콘텐츠 속 언더독은 끊임없이 활용되는 서사적 도구다. 언더독은 주인공인 약자들이 험난한 현실에 맞서는 과정을 조명하면서 갈등과 반전, 극적인 긴장감을 유도한다. 주인공이 실패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작은 승리 하나가 큰 임팩트로 이어진다.
국내 예능에서 불리한 출발선에서 시작해 극적인 반전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지지를 얻은 사례는 수없이 많다. 과거 '슈퍼스타K' 우승자인 허각은 뛰어난 가창력으로 반전 드라마를 완성, 스타가 됐다. 또 '쇼미더머니'의 이영지는 '고등래퍼' 우승에도 불구하고 예능 이미지로 인해 편견에 부딪혔으나 최연소·최초 여성 우승자 타이틀을 차지했다. 두 출연자 모두 실력을 무기 삼아 불리한 조건을 이겨낸 것이다.
'스트릿 우먼 파이터' 시즌1의 크루 라치카와 훅 역시 상대적으로 타 크루들보다 인지도가 낮았다는 점에서 언더독 서사와 가깝다. YGX·홀리뱅 등 유 소속사 소속 크루에 비해 인지도가 부족했다. 그러나 퍼포먼스와 전략적 무대 구성으로 두 크루는 회를 거듭할수록 주목을 받으며 팬덤을 형성했다. 훅은 '스트릿 우먼 파이터' 준우승, 라치카는 가비라는 스타를 배출했다.
그렇다면 왜 예능에서 언더독 서사는 확실한 효과를 가질까. 시청자들은 영화나 드라마 속 주인공이 승리할 때처럼 예능에서도 카타르시스와 대리 만족을 경험한다.
이는 보는 이들의 이입과 맞닿아 있다. 어느덧 클래식이 된 서바이벌 내 언더독 서사는 무명이거나 불리한 조건을 가진 참가자가 실력, 진정성, 노력으로 반전을 이뤄내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시청자들은 매회를 거듭하며 성장을 지켜보고 역전을 기다린다. 언더독 구조가 한국 예능 서바이벌에서 자주 활용되는 이유는 단순히 감정소비를 유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서사 구성에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월드 오브 스트릿 우먼 파이터' 팀 범접은 초반 타 크루에게 '워스트 댄서'로 낙인 찍히면서 위기를 맞았다. 배틀 이후 허니제이와 가비는 눈물을 삼킬 정도로 패배감을 느꼈고 이는 범접에게도 큰 타격을 남겼다. 시즌1의 폭발적인 신드롬을 낳은 각 크루의 리더들이 모였음에도 세계의 장벽은 높았다. 무시와 조롱이 이어지는 가운데 효진초이의 화려한 퍼포먼스, 립제이의 락킹 등으로 범접은 서서히 분위기를 전환시켰다.
그리고 메가 크루 미션이 등장, 범접의 신드롬이 시작됐다. 이번 미션은 방송 초반 최약체로 꼽혔던 범접이 중후반 위기를 극복하는 서사로 그려지며, 다시 주인공의 자리를 꿰차는 계기가 됐다. 범접의 메가 크루 미션 영상은 노윤서 바다 등을 내세워 동양 공포 콘셉트를 확실하게 선보였고,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팬들에게도 호평을 받았다.
중하위권이었던 범접이 상위권, 강자들을 꺾는 반전은 범접과 '월드 스트릿 우먼 파이터'를 더욱 드라마처럼 보이게 했다. 특히 '한국을 대표하는 크루'라는 수식어는 마치 국가대표를 응원하는 기분마저 자아냈다.
시청률 조사 회사 닐슨코리아 기준 '월드 스트릿 우먼 파이터'는 1회 0.8%로 출발해 5회 1.2%로 상승했다. 동시간대 5주 연속 1위를 기록했으며 특히 40대 여성 시청률은 3.1%의 수치를 보였다. 특히 5회 방송에서 40대 여성 시청률 3.1%까지 도달한 것은 팬덤이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메가 크루 미션 조회수도 압도적이다. 범접의 메가 크루 미션 영상은 공개 1일 만에 690만 회를 돌파했고, 22일 기준 1,200만 회를 넘어섰다. 이는 역대 Mnet 스트릿 댄스 시리즈 최초로 천만 뷰를 넘어선 기록이다. 전체 메가 크루 영상은 3,100만 뷰를 넘기며, 글로벌 스트릿댄스 콘텐츠의 영향력을 입증했다.
Mnet의 서바이벌답게 약자가 마침내 강자가 되는 언더독 서사이지만 여전히 효과는 유효하다. 범접의 서사는 단지 한 팀의 반전 드라마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 역시 주목할 만 하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범접의 드라마는 이제 새로운 챕터를 밟았다. 이에 범접이 우승까지 쟁취할 수 있을지 기대감이 모인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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