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머니]
장기 투자로 성공… 마크 월터 구단주마크 월터
미국 LA에 연고를 둔 다저스(메이저리그)와 레이커스(NBA)는 야구와 농구에서 세계적으로 인기를 누리는 명문 구단이다. 다저스엔 오타니 쇼헤이, 레이커스에는 르브론 제임스라는 각 종목을 대표하는 ‘수퍼스타’가 속해 있다. 이런 두 팀을 동시에 운영하는 스포츠계의 ‘큰손’이 바로 글로벌 투자 회사 구겐하임 파트너스의 마크 월터(65) CEO다.
미국 현지 언론들은 19일(현지 시각) “레이커스의 대주주 버스 가문이 구단 지분 과반 이상을 다저스 구단주 마크 월터에게 매각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추정 금액은 100억 달러(약 13조8000억원). 미국 프로 스포츠 역사상 최고 인수액이다.
월터는 주체 못할 막강한 자금력으로 유명 구단을 사모으는 부호(富豪)들과 차별된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포츠 팀의 가치를 장기적으로 키우는 방식으로 성공을 거듭했고, 이 때문에 ‘스포츠 세계의 워런 버핏’이라는 별명도 붙었다.
월터는 2012년 LA 다저스를 21억달러(약 3조800억원)에 인수하면서 본격적으로 스포츠 투자에 뛰어들었다. “너무 비싸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월터의 계산은 달랐다. 비슷한 시기에 MLB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6억8000만달러(약 9300억원)에 매각됐다. 당시 LA 인구는 휴스턴의 3배는 많았고, 리그 관중 선두권을 달리는 다저스였기 때문에 애스트로스의 3배 넘는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
인수 이후 그는 경기장 리모델링, 훈련장 개·보수 등에 수억 달러를 투자했다. 단기 성과나 스타 영입에만 집중하는 부자 구단주와는 다른 노선이다. 초기에 적자를 감수한 끝에 2015년 무렵부터 흑자 운영에 성공했다. 덕분에 2023년 오타니 쇼헤이에게 스포츠 역사상 최고액인 7억달러(약 9200억원)를 안기는 과감한 결정도 내렸다. 다저스의 2024년 기준 구단 가치는 60억달러(약 8조 2200억원). 지금 매각한다면 순수익만 200%가량인 셈이다. 2022년 인수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첼시FC도 유능한 스카우트, 젊은 선수와 장기 계약 등 미래를 내다보면서 운영한다.
재산이 120억달러(약 16조4500억원)로 추정되는 그는 한 인터뷰에서 “나는 운이 좋아 성공한 것”이라며 “소유하는 것이 많아져도 어제의 나와 똑같은 사람”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