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 세계선수권 여자 최중량급
김하윤, 日 아라이 누르고 우승김하윤이 20일 유도 세계선수권 여자 78kg 이상급 금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다. /EPA 연합뉴스
김하윤(25·안산시청)이 2025 유도 세계선수권에서 한국에 첫 금메달을 안겼다. 김하윤(세계 5위)은 20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여자 78㎏ 이상급 결승에서 일본의 아라이 마오(세계 7위)에게 지도 3개를 이끌어내 승리(반칙승)했다. 지도는 소극적인 공격, 위장 공격, 지나친 수비 등을 할 때 주어지는 벌칙이다.
한국 여자 선수가 세계선수권에서 이 체급 우승을 차지한 것은 1991년 바르셀로나(스페인) 대회의 문지윤(당시 72㎏ 이상급) 이후 34년 만이다.
김하윤은 20일 전화로 “(세계선수권 우승이) 처음이어서 좋았다. 부산에 계신 엄마, 아빠가 제일 먼저 축하해 주셨다”고 말했다. 우승의 흥분을 가라앉힌 목소리로 “(혼성) 단체전이 남아 있어 마지막까지 집중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김하윤은 부산 분포중학교 3학년 때 체육 교사의 권유로 도복을 입었다. 삼정고 시절엔 전국체전 3연패를 하며 국내 최강자로 발돋움했다. 도쿄올림픽(2021년 개최) 대표 선발전을 앞두곤 급성 당뇨 증세가 나타나 체중이 급감하는 부작용에 시달렸다. 올림픽 출전도 물거품이 됐다. 하지만 이후 체계적인 관리로 건강을 회복하고, 기량을 끌어올렸다.
김하윤은 2023년에 열렸던 항저우(중국) 아시안게임에서도 한국 유도의 유일한 금메달리스트였다. 작년엔 아부다비(아랍에미리트) 세계선수권 3위에 이어 파리 올림픽에서 동메달 2개(개인전·혼성 단체전)를 걸었다.
김하윤은 안다리후리기 등 기술이 다양하고, 잡기 싸움에 능하다. 체격(178㎝·115㎏)이 큰 헤비급 선수인데도 움직임이 빠르고, 물구나무를 서서 두 팔로 7~8걸음까지 뗄 만큼 운동신경과 유연성을 갖췄다.
김하윤은 앞선 8강전에선 세계 4위인 특급 유망주 이현지(18·남녕고)에게 반칙승(지도 3개)을 거뒀다. 이현지는 패자전과 동메달 결정전에서 승리하며 3위에 입상했다. 정성숙 여자팀 감독은 “김하윤과 이현지가 색깔에 관계 없이 둘 다 메달을 딸 수 있다는 예상이 맞았다”고 말했다.
남자 최중량급인 100㎏ 이상급에선 작년 대회 우승자였던 김민종(25·양평군청)이 동메달을 획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