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 업체들 개발 경쟁 치열

미국 소셜미디어 기업 스냅이 최근 차세대 스마트 안경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스냅의 신제품 이름은 ‘스펙스(specs)’로, 증강 현실(AR) 기술이 적용된 안경이다. 안경을 착용하면 사용자가 바라본 시선 위로 이미지나 글이 겹쳐 보이는 식이다. 스마트 안경은 스냅의 자체 운영체제(OS)로 작동한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이 탑재되는데, 사용자가 구글의 ‘제미나이’나 오픈AI의 ‘챗GPT’를 선택할 수 있다. 40개 이상의 언어를 지원하며, 마치 스마트폰처럼 실시간 번역이나 애플리케이션(앱)을 사용할 수 있다. 회사는 구체적인 출시일을 밝히지 않았지만, 내년쯤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스냅은 “새로운 안경은 이전 모델보다 더 작고 가벼울 것”이라고 했다.

스마트 안경 시장을 두고 테크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단순히 액세서리에 그치지 않고, 스마트폰을 대체할 새로운 기기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생성형 AI가 일상화되면서 스마트 안경의 기능이 대폭 향상됐기 때문이다. AI는 기본이고 기업들은 이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디자인까지 공을 들이고 있다. 구글·메타 등 주요 빅테크의 차세대 먹거리가 되며 2024년 186억달러(약 25조원)였던 스마트 안경 시장 규모는 2033년 536억달러(시장조사업체 IMARC)로 성장할 전망이다.

그래픽=박상훈

◇디자인 강조한 스마트 안경

구글은 최근 연례 개발자 행사에서 스마트 안경 시제품을 공개했다. ‘프로젝트 아우라’라는 이름의 새로운 확장 현실(XR) 기기다. 스마트 안경에는 카메라와 스피커, 마이크가 탑재됐다. 이 제품은 구글의 생성형 AI 제미나이를 기반으로 작동한다. 길 안내, 사진 촬영, 메시지 전송 같은 일상의 업무를 스마트 안경을 통해 처리할 수 있다. 실시간 번역 기능도 있어 안경만 써도 서로 다른 언어를 쓰는 사람들끼리 소통이 가능하다. 이를 위해 구글은 삼성전자, 퀄컴과 협력한다. 특히 스마트 안경의 디자인을 위해 안경 브랜드인 젠틀몬스터, 워비 파커와 손잡았다. 구글은 “안경은 하루 종일 편안하게 착용할 수 있어야 진정한 가치를 발휘한다”며 “스타일리시한 안경을 만들 것”이라고 했다. 출시일은 미정이다.

애플도 스마트 안경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두뇌 역할을 할 스마트 안경용 프로세서를 개발 중이다. 애플은 스마트폰을 비롯해 자사 제품에 자체 칩을 탑재하고 있다. 스마트 안경용 프로세서는 기존 다른 제품에 들어가는 칩보다 에너지 소모량이 적다. 이 프로세서는 안경에 탑재될 여러 카메라를 제어하는 역할을 한다. 내년 말이나 2027년 양산을 시작할 것으로 보여, 스마트 안경은 2년 내 출시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메타는 고급화 전략

선두 주자인 메타는 고급화 전략에 나섰다. 앞서 2021년 메타는 안경 브랜드 에실로룩소티카와 협력해 스마트 안경 ‘레이밴 메타’를 첫 출시했다. 이후 2023년 음성 비서인 ‘메타 AI’ 기능을 탑재한 신제품을 공개했다. 메타는 현재 판매되고 있는 제품보다 고급 라인의 제품을 개발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기존 제품에 없던 소형 디스플레이가 안경의 오른쪽 렌즈 아래에 들어간다. 사용자가 오른쪽 눈앞에서 정보를 선명하게 볼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손동작으로 제어할 수 있는 기능도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는 AI가 비교적 단순한 기능을 수행했다면, 스마트 안경이 손동작을 인식해 사진을 넘기거나 앱을 열 수 있는 식이다. 가격은 299달러인 기존 제품보다 3배 넘는 1000달러가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는 “이르면 올해 말 출시될 것”이라고 했다.

스마트 안경에 들어가는 칩도 성능이 대폭 향상되고 있다. 퀄컴은 최근 스마트 안경용 칩 ‘스냅드래건 AR1+’ 1세대 제품을 공개했다. 기존 제품보다 크기는 26% 줄었지만, 전력 효율이나 성능은 높아졌다. 작은 안경에 적합한 제품인 것이다. 특히 인터넷 연결 없이도 칩 자체에서 AI 기능이 작동한다. 사용자가 안경을 쓰고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고 개인 정보 보호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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