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귀궁’ 제공
SBS ‘귀궁’ 제공
SBS ‘귀궁’ 제공
SBS ‘귀궁’ 제공
SBS ‘귀궁’ 제공
[뉴스엔 하지원 기자]
'귀궁' 윤수정 작가가 첫 단독 집필작이 큰 사랑을 받은 것에 대해 깊은 감사를 표했다.
윤수정 작가는 6월 18일 뉴스엔과 서면 인터뷰에서 SBS ‘귀궁’ 제작 배경과 배우들과의 협업 과정, 시청자에게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를 풀어놨다.
지난 7일 종영한 ‘귀궁’은 영매의 운명을 거부하는 무녀 여리와 여리의 첫사랑 윤갑의 몸에 갇힌 이무기 강철이가 왕가에 원한을 품은 팔척귀에 맞닥뜨리며 몸과 혼이 단단히 꼬여버리는 육신 쟁탈 판타지 로코다.
‘귀궁’은 이무기에 빙의된 첫사랑과 무녀의 기묘한 로맨스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색적인 ‘혐관 로코’로 주목받았다.
육성재는 윤갑의 몸에 깃든 이무기 강철이로 분해 1인 2역의 반인반신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했다. 김지연은 무녀이자 안경 장인인 여리 역으로 깊어진 연기를 선보이며 호평을 받았다. 김지훈은 왕 이정 역으로 백성을 위하는 카리스마와 사랑꾼 면모, 육성재와 브로맨스, 팔척귀에 빙의된 후의 퇴폐미까지 폭넓은 매력을 보여줬다.
김상호(풍산), 안내상(최원우), 길해연(넙덕), 김인권(김응순), 차청화(영금) 등 주조연 배우들도 강렬한 캐릭터 플레이로 몰입감을 더했다
‘귀궁’ 최종화는 최고 시청률 12.3%, 전국 11.0%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동 시간대 1위는 물론 토요 미니시리즈 전체 1위 자리를 지켰다. 2049 시청률 역시 2.7%로 토요 미니시리즈 전체 1위를 기록하며 뜨거운 화제성으로 완벽한 유종의 미를 거뒀다. (닐슨 코리아 기준)
윤 작가는 앞서 방영됐던 '나의 완벽한 비서', '보물섬' 등 SBS 금토드라마들이 모두 높은 시청률과 함께 큰 성공을 했었기에 부담감이 컸다고 토로했다. 윤 작가는 "혹여나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 어쩌나 많은 걱정을 했다. 첫방 전 일주일 내내 악몽을 꿀 정도였다. 믿기지 않는 높은 첫방 시청률이 나왔고 그 이후 쟁쟁한 경쟁작들이 있었음에도 높은 시청률로 마무리되어 감사한 마음뿐"이라고 각별한 소회를 전했다.
윤 작가는 "제게 '귀궁'은 정말 오랜만에 방송되는 작품이기도 하고, 단막극이었던 데뷔작을 제외하고 첫 단독 집필에 대본에 대한 주도권을 처음으로 온전히 가져봤던 작품이기에 더욱 기쁘고 감사했다"고 덧붙였다.
작품의 인기 요인에 대해서는 "누구나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무섭지 않은 오컬트 장르에 로코와 액션, 미스터리, 사극 등을 버무린 혼합 장르가 시청자들의 다양한 입맛을 충족시켜 주었기 때문이 아닐까. 그리고 부족한 대본을 넘치게 채워주신 훌륭하신 감독님들, 배우님들, 스텝분들 덕분이라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다음은 '귀궁' 윤수정 작가와 나눈 서면인터뷰 전문
Q1. '귀궁'이 국내외에서 뜨거운 사랑을 받았습니다. 소감이 궁금합니다.
앞서 방영됐던 SBS 금토드라마들이 모두 높은 시청률과 함께 큰 성공을 했었기에, 혹여나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 어쩌나 많은 걱정을 했었습니다. 첫방 전 일주일 내내 악몽을 꿀 정도였어요. 믿기지 않는 높은 첫방 시청률이 나왔고 그 이후 쟁쟁한 경쟁작들이 있었음에도 높은 시청률로 마무리되어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제게 '귀궁'은 정말 오랜만에 방송되는 작품이기도 하고, 단막극이었던 데뷔작을 제외하고 첫 단독 집필에 대본에 대한 주도권을 처음으로 온전히 가져봤던 작품이기에 더욱 기쁘고 감사했습니다.
Q2. '귀궁'의 인기 비결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누구나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무섭지 않은 오컬트 장르에 로코와 액션, 미스터리, 사극 등을 버무린 혼합 장르가 시청자들의 다양한 입맛을 충족시켜 주었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리고 부족한 대본을 넘치게 채워주신 훌륭하신 감독님들, 배우님들, 스텝분들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Q3. '귀궁'연출(집필)에 있어 주안점을 둔 부분은?
우선 다양한 장르의 밸런스를 끝까지 잘 유지하고자 공을 들였습니다. 또 '귀궁'은 크게 보면 인간을 증오하던 악신 강철이가 인간들을 구하고자 스스로 희생하는 선택을 하는 비극을 향해 달려가는 이야기인데, 강철이의 그 선택에 대해 시청자들을 잘 설득시키는 것이 저의 가장 큰 숙제였고 또 가장 많은 고민을 했던 부분이기도 합니다.
Q4. 육성재-김지연-김지훈 등 배우들과 함께 작업한 소감은?
세 배우님들 모두 이전 작품에서 연기로 좋은 평가를 받았던 분들이시고, '귀궁'에서도 좋은 연기를 해주셨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귀궁'이라는 작품과 각자 맡은 캐릭터에 엄청난 애정을 갖고 최선을 다해주셨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Q5. '귀궁'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공교롭게도 전작인 '왕의 얼굴'을 다시 언급하게 되는데 그 작품을 준비하며 읽었던 자료가 '귀궁'의 첫 시작이 되었습니다. 임진왜란이 터지자 왕이 도성을 버리고 도망치는 내용이었는데, 그렇게 버림받은 경복궁이 모두 불에 타서 폐허가 되었다는 내용이었지요. 당시의 사회적 분위기 때문이었는지 버림 받아 불에 타버린 궁의 이미지가 이상하게 마음에 오래 남아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죽임 당한 사람들도 많았을테고 황폐하게 변한 궐에 한많은 귀신들이 많았겠다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그러다 5년 전쯤 '어우야담'을 읽다가 조선시대 궐 안에 존재했다던 '팔척귀'에 대해 알게 되었고 오래 묵혀두었던 짧막한 아이디어, '궐 안의 한 많은 귀신'과 연결되어 그렇게 '귀궁'의 최대 빌런 팔척귀가 탄생하게 됐습니다.
'귀궁'의 팔척귀는 '국가로부터 사죄 받아야 하는 모든 비극적인 죽음들'을 의미합니다. 그런 슬픈 죽음들은 먼 오래전 역사속에서도, 가까운 과거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지요. 국가를 상징하는 왕 이정은 팔척귀에게 당한 가장 큰 피해자이자 동시에 팔척귀를 탄생시킨 업보를 가진 가해자이고, 강철이는 이 모든 비극적인 굴레를 끊어내고 모두를 구해낼 구원자였으며, 여리는 왕과 팔척귀를 구원자 강철이와 연결시켜주는 매개자이자 이야기를 열고 닫을 화자였습니다.
무겁고 어두운 이야기인지라 대중적으로 다가서기 위해선 전략적으로 로맨스와 코메디, 미스테리, 액션 등의 당의정을 입힐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판타지 드라마라 많은 상상력이 필요했을 것이라 흔히들 생각하시던데요. 저는 무척 고지식한 사람인지라 자료의 근거가 없는 소재를 쓰는 것은 힘들더라고요. 강철이와 팔척귀, 비비(영노), 외다리귀, 야광귀는 물론 경귀석과 골담초(선비화) 같은 소품들까지 모두 설화와 야담 등에서 찾아내 캐릭터로 만들고 이야기로 엮어나간 것들입니다.
무속에 대한 공부는 민속학과 국문학, 인류학 관련 학술서와 논문들, 다큐멘터리 등을 참고하였습니다. 직접 무속인들을 만나 취재하는 것은 전체 이야기의 얼개를 만들어나가는 초기 기획 단계에서는 가급적 지양했는데요. 현대의 무당을 리얼하게 재현하는 것이 목표인 드라마도 아닌데다가 무속의 관점에서 보면 몸주신과 제자의 사랑이라는 다소 황당한 부분이 있는 설정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김금화 만신님의 제자분께서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을 보다가 '우리 무속에는 퇴마라는 것이 없다.'라는 말씀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 얘기에 지금까지 공부했던 모든 것들이 한궤로 쫙 꿰어지는 느낌이 들면서 제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무엇인지 더 분명해지는 것 같았어요. 편성이 결정된 후 회사에서 섭외해주신 무속자문팀께 이 부분을 한번 더 여쭤보았는데, '조선엔 악귀가 없다.'라는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같은 맥락으로 저는 이해했는데, 즉 무속 세계 속 귀신들은 선악이 이분법적으로 나뉘어지지 않고 원한귀만 존재한다는 것. 인간에게 해악을 끼치지 않도록 그 원한귀의 한을 달래주고 풀어주는 것이 무당의 몫이었던 것이지요.
좋던 싫던 불과 백년 전까지만 해도 무속이 일반 백성들의 삶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었던 것을 생각할 때, 우리 선조들은 인간의 선한 의지에 대한 강한 믿음이 있었던 것 같아요. 아무튼 색다른 귀신들이었다고 평가 해주셨던 '귀궁' 속 K귀신들은 이런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편성 이후로 본격적인 대본 작업이 시작되면서는 제가 무속자문팀을 정말 자주 괴롭혀드렸었는데요. 무속적으로도 신박하고 그림적으로도 재미났던 좋은 아이디어들을 많이 주셔서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Q6. 서도영 씨는 5년 만에 '귀궁'을 통해 복귀했습니다. 서도영 씨를 팔척귀로 캐스팅한 이유, 서도영 씨 캐스팅을 스태프에게도 비밀로 했던 이유가 궁금합니다.
대부분의 회차에서 특수분장으로 얼굴을 가려야 하는데 서도영 배우님께서 출연을 결정 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생각했습니다. 16부 천도의식 장면에서의 그 무게감 있는 연기가 인상 깊었고 감독님께서 서도영 배우를 캐스팅한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Q7. 김지훈 씨는 이번 역할에 인생을 쏟아부을 정도로 열정적으로 임했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처음에는 시놉시스를 보고 '재미없다'고 공개 저격(?)을 하기도 했는데요, 그 말을 들었을 때 어떤 생각이 드셨는지 김지훈 씨와 '이정'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과정은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제작발표회 날, 배우들이 컬투쇼에도 나와 홍보차 방송을 했었는데요. 그 방송을 보며 김지훈 배우가 왕 이정에 대해 매우 정확하고 깊이 있는 분석을 하셨구나 생각했습니다.
캐스팅 당시 대본 4부까지 전달되었고, 이야기 구성상 4부까지는 강철이와 여리 위주로 이야기가 흘러가야했기에 상대적으로 이정의 비중과 롤이 작다고 느껴서 그리 말씀하신 게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전략상 강철이와 여리의 로맨스 위주로 홍보가 되었지만, 처음부터 왕 이정은 서사의 한축을 담당하는 중요한 역할이었고 그래서 감독님께서도 왕의 캐스팅에 무척 공을 들이신 것으로 압니다.
Q8. 육성재 김지연 배우는 16년지기라고 들었습니다. 두 배우가 실제 친분이 있다는 점이 캐스팅에 어떤 강점으로 작용했는지 궁금합니다.
두 사람이 오랜 친구 사이라는 것을 캐스팅 전엔 몰랐습니다. 두 배우의 자연스러운 케미스트리는 오랜 친구 사이였던 덕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뉴스엔 하지원 oni1222@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en@newsen.com copyrightⓒ 뉴스엔.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뉴스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