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 2025.06.18. /사진=뉴스1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최근 도입한 '한그릇 배달'이 논란이 되고 있다. 1인 가구 등 사용자에게는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으나 점주들은 이제 적은 금액에도 수수료를 받아 간다며 반발하는 모양새다.
18일 온라인 점주 커뮤니티에는 우아한형제들의 이번 '한그릇 배달'을 비판하는 게시글이 다수 올라와 있다. '한그릇 배달'은 소량의 배달 음식이 필요한 고객을 위해 별도의 '한그릇' 코너를 만들어 최소주문금액을 없앤 서비스다. 우아한형제들은 '한그릇 배달'을 지난 4~5월 시범 운영을 거친 뒤 지난달 29일 서울 지역에서 본격 시작했다.
점주들은 우아한형제들이 수수료를 받을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만들어냈다고 지적한다. 소액 주문에도 수수료율이 그대로 적용돼 점주 입장에서는 음식을 팔아도 남는 게 없다는 것이다. '한그릇 배달' 카테고리는 점주가 직접 등록해야 하는데, 점주 입장에서는 카테고리 입점 자체가 광고 효과가 있어 입점을 안 하기도 어렵다는 입장이다.
우아한형제들은 이런 수수료 논란에도 '한그릇 배달'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다음 달까지 프로모션으로 점주 부담 배달비를 지원해주고 최근에는 버스정류장 광고 집행 등 마케팅에도 힘쓴다. 배달 음식 주문이 일상화된 1~2인 가구가 늘어났고 최소주문금액이 고객의 '페인(Pain) 포인트'였던 만큼 이를 해소해 고객 만족도를 끌어올린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우아한형제들의 이런 정면 돌파를 새 정부 들어 시작된 배달 업계에 대한 압박 때문으로 풀이한다.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가 논의 테이블에 오르고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에서 매주 배민을 불러 대책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고객을 위해 노력한다는 이미지를 쌓고 규제 전 고객을 최대한 많이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실제 우아한형제들은 최근 배민을 통해 고객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만족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달 배민클럽과 티빙을 연동한 결합상품을 출시했다. 지난달에는 앱 일부 기능에 장애가 발생하자 업주에게 당일 자정까지 이뤄진 주문에 대해 중개 수수료를 전액 면제하고 고객에게는 쿠폰을 지급하기도 했다.
이런 노력으로 배민은 후발주자인 쿠팡이츠의 추격을 저지하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5월 식음료 앱 신규 설치 순위에서 배달의민족은 58만건으로 2위를 차지했다. 출시된 지 14년이 넘었지만, 2019년 출시돼 상대적으로 출발이 늦은 쿠팡이츠(61만건)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최소주문금액을 없앤 한그릇 배달의 궁극적인 목적은 결국 더 많은 고객 확보에 있다"며 "점주 입장에서도 주문량이 늘어난다면 더 많은 잠재 고객을 확보할 수 있고 한그릇 카테고리에 입점하는 것만으로도 광고 효과를 누릴 수 있어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현 기자 goroni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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