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최대규모 조성돼 1년 만에 3만여명 찾아…주민숙원 해결강남구가 조성한 서울 최대 규모 탄천 파크골프장에서 17일 운동하는 어르신들
[촬영 윤보람]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복잡한 서울 강남 도심을 지나 얼마간 달리니 탁 트인 탄천변이 눈에 들어왔다.
그 주변으로 펼쳐진 푸른 녹지에 머리가 희끗희끗한 어르신들이 삼삼오오 이야기를 나누며 한가롭게 걷는 모습이 보였다.
이내 '탕'하는 경쾌한 소리와 함께 공이 잔디 위를 굴러갔다. 우거진 나무와 숲이 어우러진 풍경에 마치 신선놀음 같았다.
강남구는 지난 17일 세곡동 일대 서울 최대 규모로 조성된 탄천 파크골프장에서 출입 기자들을 대상으로 프레스투어를 진행했다.
파크골프는 공원에서 즐기는 골프로, 파크(Park)와 골프(Golf)의 합성어다. 간단한 장비만으로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어 특히 어르신과 장애인 등에게 주목받는 생활 스포츠다.
탄천 파크골프장이 작년 6월 문을 열기 전까지 강남구에는 파크골프장이 없어 구민들이 타지역까지 이동해야 해 불편했다.
이에 구는 2018년부터 파크골프장 조성을 위해 여러 유휴지를 검토했으나 도심 내 대규모 부지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 민선 8기 조직개편을 통해 신설한 생활체육과를 중심으로 탄천 세곡동 부지를 후보지로 정했고, 성남시와 공군의 협조를 끌어내 인접한 성남시 복정동 부지와 서울공항 인근 비행안전구역에 속하는 부지를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사업이 본격화됐다.탄천 파크골프장 라운딩 모습
[서울 강남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탄천파크골프장은 총 2만4천552㎡(7천440평)의 부지에 총 27홀 규모, 3개 코스로 구성됐다.
A코스는 세곡동 1-3, 2-5번지(7천309.5㎡), B코스는 세곡동 507번지(8천34.8㎡), C코스는 세곡동 13-4번지(9천207.3㎡)다. 각 코스는 도보 이동이 가능하도록 연결됐다.
동시 수용 인원은 108명, 하루 4부제 운영 시 최대 432명이 이용할 수 있다. 지난해 6월 26일 준공 이후 현재까지 3만1천820명이 방문했다.
기자는 파크골프장을 둘러본 뒤 45분간 9홀을 도는 라운딩 체험을 해봤다.
골프를 배워본 적 없어 클럽을 잡는 방법부터 규칙까지 모든 것이 생소했지만, 금방 적응하고 재미를 붙일 수 있었다.
강남구파크골프협회 소속 클럽에서 활동하는 장현재(72)씨는 "파크골프를 시작한 지 3년 정도 됐는데 예전에는 가까운 곳에 골프장이 없어 여의도나 경기도 가평까지 나가야 했다"며 "탄천 골프장이 생기고 나서는 멀리 나가지 않고도 손쉽게 운동할 수 있어 정말 편하다"고 말했다.
장씨는 "파크골프는 큰 힘을 들이지 않고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며 "27홀을 다 돌면 2시간 동안 1만보 정도를 걷게 돼 운동 효과가 상당하다"고 덧붙였다.17일 탄천 파크골프장 시설을 둘러보는 조성명 강남구청장
[서울 강남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파크골프 인기에 구는 실내 스크린 파크골프 시설도 적극 도입하고 있다.
30년 이상 된 구립 도곡경로당을 리모델링해 지난해 12월 '매봉시니어센터 파크골프아카데미'로 개관했다. 서울시 최초로 경로당에 스크린 파크골프 시설을 설치한 사례다.
향후 예산을 확보해 문화센터와 경로당 7곳에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파크골프 저변 확대를 위해 시니어 대회, 구청장배, 협회장기 등 다양한 대회도 개최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열린 가족 파크골프대회에는 49개 팀 140여명이 참여하며 호응을 얻었다.
조성명 구청장은 "생활체육과를 신설해 파크골프장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한 결과 구민들이 건강하게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구민들의 건강한 삶을 위해 파크골프를 비롯해 다양한 생활체육 환경 조성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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