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의 앤디 제시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전 직원에게 보낸 연례 서한에서 “생성형 AI의 도입은 향후 아마존 전체 인력 구조에 실질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기술의 발전이 고용 형태와 조직 운영에 미치는 파급력을 공개적으로 인정한 것이다.
아마존 로고. /AFP연합뉴스
제시는 “우리는이미 수많은 영역에 AI를 도입하고 있다”며 “알렉사의 AI 비서 ‘알렉사+’를 비롯해 쇼핑 추천, 고객 서비스, 물류 예측, 이미지 검색 ‘렌즈’, ‘바이 포 미’ 같은 맞춤형쇼핑 기능 등 1000개 이상의 생성형 AI 기반 서비스를 구축 중”이라고 했다.
그는 특히 “앞으로 몇 년간 일부 업무는 사람이 할 필요가 없어지고, 대신 새로운 형태의 일자리가 생겨날 것”이라며 “하지만 기업 전체 인력 규모는 지금보다 작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는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구조적 고용조정을 암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서한은 단순한 경영 전략이 아니라, 아마존이 2025년 한 해에만1000억 달러(약 135조 원) 이상을 AI 및 데이터센터 인프라에 투자할 것이라는 계획의 연장선에 있다. 클라우드 부문 자회사 AWS는 이미 기업 고객을 위한 AI 솔루션 ‘아마존 베드락’,AI 모델 훈련용 칩 ‘트레이니엄’과 ‘인퍼렌시아’ 등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그 이면엔 고용 불안에 대한 그림자도 짙다. 실제로 아마존은 2023년 이후 이미 세 차례에 걸쳐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수만 명의 인력을 감축한 바 있다. AI 자동화는 그 흐름을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제시는 “기술은 늘 일자리를 바꾸어 왔으며, 우리는 항상 새 시대의 기회를 창출해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AI가 고객 중심 혁신의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반복하며, 전 직원에게 AI 리터러시 교육과 실험을 장려하겠다고 밝혔다.
테크 업계에선 제시의 이번 발언을 “AI 전환에 따른 인력 구조 변화에 대한 정직한 경고”로 받아들이고 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등도 유사한 방향으로 조직을 재편 중이다. 오픈AI 경쟁사인 앤스로픽 CEO 다리오 아모데이는 최근 “AI가 향후 5년간 모든 신입 사무직 일자리의 절반을 없애고 실업률을 최대 20%까지 급등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영국 최대 통신사 BT의 앨리슨 커크비 CEO도 최근 AI의 발전으로 BT에서 진행 중인 인력 감축이 심화할 수 있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말했다. 외국어 학습 서비스 업체인 듀오링고는 AI가 처리할 수 있는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계약 직원 고용을 점진적으로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고, 전자상거래 업체 쇼피파이는 직원들에게 신규 인력 충원 요청 시 AI가 그 일을 할 수 없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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