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

오픈AI가 마이크로소프트(MS)와 갈등 끝에 반경쟁 규제 당국 신고까지 고려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MS는 오픈AI 기존 최대투자사지만 추가 투자 유치와 인공지능(AI) 기술 공유 등을 두고 갈등설이 연이어 터져나오는 중이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2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모스콘 센터에서 열린 '스노우플레이크 서밋 2025'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16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MS와 협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오픈AI 경영진이 최근 MS를 반경쟁적 행위로 고발하는 옵션을 논의했다”며 “반독점법에 위반하는 계약 조건에 대해 연방 규제 기관의 검토를 요청하는 한편 대중 캠페인을 펼치는 방안 등이 포함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MS는 2019년부터 오픈AI에 총 130억 달러를 투자해왔다. 오픈AI는 비영리법인이 챗GPT 등은 운영하는 영리법인을 소유, 운영하는 형태다. MS는 영리법인에 투자해 지분 49%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간 MS는 오픈AI의 AI 개발에 클라우드 서비스 등을 지원해왔고, 그 대가로 오픈AI가 개발한 AI 기술에 대한 광범위한 조기 접근 권한을 얻었다.

그러나 오픈AI 사업이 빠르게 확장하며 MS와 파트너십에 금이 가고 있다. 근본적으로 소프트뱅크 등 외부 투자사가 등장하며 기존 최대주주인 MS의 지배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오픈AI는 외부 투자 유치와 함께 영리법인 전환과 IPO를 조건으로 내세웠는데, MS는 현재 오픈AI 추진하는 형태의 영리법인 전환·IPO에 반대하고 있다고 한다.

오픈AI가 MS 애저 외 타 클라우드와 협업을 늘려가는 점 또한 AI 개발 자원을 지원한 MS 입장에서 달가운 일이 아니다. 오픈AI가 소프트뱅크와 만들려는 ‘스타게이트’ 데이터센터 또한 MS 클라우드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로 읽힐 수 있다.

최근 오픈AI가 인수한 AI 코딩 스타트업 윈드서프도 갈등 요소다. MS 측은 윈드서프 지식재산권(IP)이 오픈AI 소유가 된 만큼 공유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오픈AI는 이를 원치 않는다고 한다. MS AI 코딩 도구인 깃허브 코파일럿이 윈드서프와 경쟁 관계인 탓이다. 윈드서프 인수에 앞서 오픈AI는 MS에 AI 기술 사용 계약에 대한 재협상을 요구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체급’이 커진 데 따라 더 나은 조건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와중 오픈AI의 사세 확장에는 갈수록 가속도가 붙고 있다. 이날 미 국방부는 오픈AI와 AI 도구 제공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는 “이번 계약으로 오픈AI는 전투 및 기관 분야에서의 중요한 국가 안보 과제 해결을 위한 최첨단 AI 기능의 시제품을 개발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계약 기간은 내년 7월 까지로, 금액은 2억 달러 상당으로 알려졌다. MS가 국방부 맞춤형 AI를 개발 중이라는 점을 떠올려 볼 때 방산 분야에서도 경쟁 관계가 된 셈이다.

실리콘밸리=윤민혁 특파원 beheren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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