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은진
2025 ITF 영월 국제주니어테니스대회는 류은진(중앙여고)에게 잊을 수 없는 대회가 될 것이다. 본인 최초로 ITF 국제주니어대회 단식 우승을 맛봤다. 여자복식에서도 우승하며 대회 2관왕까지 차지했다. ITF 복식 우승 5회에 비해 단식 실적이 부족했던 류은진은 이번 우승으로 자신감 상승이라는 가장 큰 성과를 거뒀다.
류은진은 15일 열린 단식 결승에서 이예린(군위중)에 6-7(3) 6-3 6-0 역전승을 거뒀다. 류은진은 내일 발표될 세계주니어랭킹이 1166위에서 850위권으로 단숨에 300위 가량을 점프할 수 있다.
경기 중 표정 변화가 거의 없는 류은진은 대회 우승 후 활짝 웃으며 기뻐했다.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는 류은진은 하반기 더 주목해야 할 국내 여자 선수로 성장 중이다.
아래는 류은진 인터뷰.
Q. 첫 단식 우승이다. 소감은?
A. 사실 최근에 단식에서 결과가 좋지 않아 마음 고생을 조금 했다. 경기력, 체력, 멘탈 모두 부족함을 느끼면서 스스로와 끊임없이 부딪혔다. 그런 내 옆에서 중앙여고 김종명 선생님, 전다원 선생님께서 늘 격려해 주시며 기술적으로 많은 지도를 해주셨다. 이번 우승으로 그 응원에 보답한 것 같아 정말 기쁘다.
그리고 항상 응원을 아끼지 않으시는 가족들, 김성종 선생님, 안준성 트레이너 선생님, 후원해 주시는 요넥스 너무 감사드린다. 복식도 우승하며 두 개의 우승 트로피를 가질 수 있게 해준 파트너 (안)혜정이에게도 정말 고맙다. 그리고 무엇보다 힘든 순간마다 포기하지 않도록 나를 다잡아 준 내 자신에게도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Q. 결승전에서 언제 내가 이기겠다고 확신했는지?
A. 1세트가 지고 전다원 선생님께서 져도 괜찮다고 잘하고 있다고 격려해주셨다. 그때 긴장이 많이 풀렸다. 첫 게임을 선생님께서 말씀해주신 대로 즐기면서 부드럽게 플레이 해봤는데 ‘아 이거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3-2에서 5-2로 넘어가는 순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Q. ITF 국제대회 복식 5회 우승에 비해 단식에서는 첫 우승이다. 단식에서 어떤 부분을 더 많이 노력해야 할까?
A. 복식에서는 파트너가 서로의 빈 자리를 채워줄 수 있지만, 단식은 오롯이 혼자서 모든 걸 책임져야 하는 만큼 체력, 집중력, 끈기에서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는 걸 느낀다. 상대의 전략을 파악하면서 경기를 풀어가는 능력이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체력 보완은 물론, 경기 운영 능력과 자신감을 더 키워야겠다고 느꼈다.
Q. 이번 우승은 본인에게 어떤 의미인가?
A. 단식 첫 우승은 내게 정말 큰 의미가 있다. 복식에서는 우승 기쁨을 여러 번 느꼈지만, 단식에서만큼은 항상 벽을 느꼈다. 그래서 ‘나는 단식보다는 복식이 더 잘 맞는 선수인가?’ 하고 스스로를 의심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 우승으로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된 것 같다. 더 이상 단식을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
Q. 부모님께서 맛있는 거 사주시던가?
A. 결승 경기할 때 바나나를 많이 먹었는데도 긴장이 풀렸는지 경기 후 배가 엄청 고팠다(웃음). 숙소 앞에 있는 막국수 집이 항상 눈에 밟혔던지라 사리 추가도 해서 가족들과 함께 맛있게 먹었다(웃음).
Q. 류은진은 어떤 선수가 되고 싶나?
A. 선수로서는 꾸준히 성실하고 오래 가는 선수가 되고 싶다. 단순히 한두번 반짝하는 게 아니라 시간이 지나도 꾸준히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는 그런 선수다. 승패를 떠나, 코트 안에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는 선수가 되고 싶다.
선수 외적으로는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경기 외적인 고민도 언제든 보듬어줄 수 있는 다정한 사람이 되고 싶다. 함께 운동했던 친구와 코치님들, 선배, 후배들이 ‘참 좋은 사람이다’ 라고 말해준다면 정말 기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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