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 대전 R&D센터 르포
IPTV 테스트 연간 200만회
250만 고객 불편 사전 차단
AI기반 자동검증 기술 고도화
LG유플러스 직원들이 R&D센터에서 실제 사용 시나리오에 맞춰 셋톱박스가 이상 없이 작동하는지 확인하고 있다. LG유플러스
셋톱박스와 모니터가 3면에 가득 찬 이색 공간인 LG유플러스 대전 R&D(연구개발)센터 '단말 소프트웨어(SW) 시나리오 시험실'에는 무려 셋톱박스 411대가 빼곡히 진열돼 있었다. 모니터 한 대에는 16분할된 화면에 여러 TV 채널 프로그램이 동시에 송출되고 셋톱박스 아래에는 전용 리모컨이 나란히 배치돼 있다. 이곳에서는 365일 24시간 셋톱박스 품질 테스트가 이뤄진다.
지난 17일 방문한 대전 R&D센터 단말 SW 시나리오 시험실에서는 실제 이용 환경을 반영한 여러 구상이 시뮬레이션되고 있었다. 고객의 이용 패턴을 분석해 채널 변경이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접속, 전원 재부팅, 리모컨 사용 등 7가지 주요 시나리오를 구축했다. 이곳에서는 고객의 이용 패턴에 맞춰 채널을 변경하고 OTT에 접속하는 셋톱박스 테스트를 일평균 13회 반복한다. 단말 411대를 사용하면 하루 최대 5000번, 1년 동안 약 200만번이나 테스트를 진행할 수 있는 셈이다.
이를 통해 발견된 문제는 원인을 파악해 선제적으로 조치한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지난해에만 문제 사례 35건을 사전 발굴했다"며 "이에 따라 화면 꺼짐 발생 시 자가 복구 조치를 취하기 위한 화면 매뉴얼 시스템이나 소리로 리모컨 찾기 등을 구축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대전 R&D센터에는 단말 SW 시나리오 시험실 외에도 '네트워크(NW) 연동 시험실'과 '홈 무선 환경 시험실'이 있어 와이파이 공유기, 사물인터넷(IoT) 기기 등 복합적인 품질 테스트가 진행된다.
NW 연동 시험실은 다양한 단말과 네트워크 장비 간 상호작용을 테스트하는 공간이다. 네트워크 장비에 있는 기기 여러 대가 동시에 인터넷을 사용할 때 속도가 저하되지 않는지, 다른 고객에게 간섭 영향 등을 주지 않는지 등을 점검한다. 이는 고객의 극한 사용 환경을 가정해 운영된다. 일반적인 고객의 네트워크 조건 대비 부하가 큰 1Gbps(초당기가비트) 트래픽 환경에서 시험하고 문제를 찾는 방식이다.
강봉수 LG유플러스 품질혁신센터장은 "NW 연동 시험실에도 셋톱박스 약 900개가 있어 단말 SW 시나리오 시험실과 합치면 아파트 4개 단지 이상에 셋톱박스가 설치된 셈"이라며 "이 시험실을 운영해 연간 약 250만명의 고객에게 발생할 수 있었던 잠재적인 불편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홈 무선 환경 시험실은 약 25평 규모로 일반 가정집과 동일한 조건으로 구현돼 있다. 이곳에서는 와이파이 공유기, 셋톱박스, IoT 기기 등 단말기 총 78종에 대해 속도나 통신 거리 등 기본 성능은 물론 다른 기기 연동, 안정성까지 종합적인 테스트가 이뤄진다.
LG유플러스는 향후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품질 검증 시스템을 고도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AI 기반 애플리케이션(앱) 테스트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이 회사는 2027년 안에 상용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대전 안선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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