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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뉴스]야반도주한 '헬스장 먹튀' 꼬리 잡은 동네 사람들 [추적+]

온카뱅크관리자

2025-03-15 11:37:46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더스쿠프 심층취재 추적+ 어젯밤 헬스장이 튀었다 3편 좀처럼 막기 힘든 헬스장 먹튀 개인이 소송 걸기도 쉽지 않아 공동 대처에 성공한 선례 있어 피해자들부터 모으는 게 중요 현금 유도하고 카드 안 받으면 헬스장 먹튀 의심해 봐야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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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1.7%. '헬스장 먹튀' 피해자 중 '대처했다'고 답한 비율이다. 바꿔 말하면 10명 중 7명은 먹튀를 당해도 조용히 넘어갔다는 얘기다. 역설적이지만, 헬스장 먹튀 문제는 여기서 출발한다. 피해자가 법적 대응을 하지 않으니, 먹튀 사업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헬스장 먹튀'를 당한 이들이 공동대응할 방법은 없을까. 여기 좋은 사례가 있다. 피해자가 합심해 '헬스장 먹튀'를 붙잡는 데 성공한 대구 수성구 이야기다. 피해자를 직접 모아 대책위원회를 만든 김옥현씨를 만났다. '어젯밤 헬스장이 튀었다' 마지막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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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헬스장 먹튀범을 잡으려면 피해자들의 연대는 필수다.[일러스트 | 게티이미지뱅크]"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3/15/thescoop1/20250315112653511ckfh.jpg" data-org-width="800" dmcf-mid="3mTikU5rrd"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3/15/thescoop1/20250315112653511ckfh.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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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헬스장 먹튀범을 잡으려면 피해자들의 연대는 필수다.[일러스트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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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헬스장 사업자가 영업을 중단하고 잠적해 버리는 '헬스장 먹튀'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이제는 동네 헬스장을 넘어 유명 프랜차이즈 업체까지 '먹튀 행각'을 벌인다. 이 때문인지 피해를 호소하며 구제를 신청하는 이들도 가파르게 늘어났다(2021년 2406건→2023년 3165건·한국소비자보호원). 하지만 만족스러운 보상을 받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헬스장 먹튀를 규제해야 할 현행법이 '허점투성이'라서다.
 그렇다면 답이 없는 걸까. 아니다. '헬스장 먹튀'를 붙잡아 보상을 이끌어낸 실례도 있다. 대구 수성구에 사는 김옥현(60)씨는 '헬스장 먹튀'가 벌어지자마자 곧바로 비상대책위원회를 세워 공동대응에 나섰다. 그의 빠른 대처에 다른 피해자들도 적극적으로 행동했고, 10개월 만에 먹튀범을 붙잡는 데 성공했다.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문제가 됐던 헬스장은 어떤 곳이었나요. "원래는 동네에서 꽤 오래 영업한 사우나였어요. 최소 10년은 넘었을 거예요. 사장이 몇번 바뀌면서도 사우나 영업은 계속했는데, 어느 날 건물 한쪽이 헬스장으로 바뀌더라고요. 필라테스도 들어오고요. 사우나 사장이 건물을 통째로 임대해서 헬스장을 만들고, 운영할 사장을 뽑았다고 들었어요. 사우나 사장이 헬스장 사장한테 '중간세'를 준 거죠."
 ✚ 그럼 '헬스장 먹튀'는 누가 한 건가요. "놀랍게도 둘 다예요. 회원권을 끊으면 헬스장이랑 사우나를 모두 이용할 수 있거든요. 그렇게 해서 두 사람이 회원권 수익을 반반씩 나눠 가졌어요. 그러니 헬스장 먹튀도 둘이 함께 계획한 거라고 봐야죠."
 ✚ 어떻게 가입했나요? "제가 가입할 때만 해도 이 헬스장이 '할인행사'를 굉장히 많이 했어요. 겨울이면 겨울방학이라고 행사하고, 봄이면 또 봄방학이라고 행사하는 식이었죠. '물가도 계속 오르는데 할인할 때 들어두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지난해 3월께 가입했죠. 6개월짜리 60만원짜리 회원권을 끊었어요."
 ✚ 뭔가 이상하다는 낌새는 눈치채지 못하셨나요? "당하고 나서야 이상한 부분이 눈에 들어왔지, 처음엔 몰랐습니다. 워낙 동네에서 유명한 사우나이기도 했고 팬데믹 국면 때도 망하지 않고 잘 버텼으니까요. 의심할 이유가 없었죠."
 사건은 옥현씨가 가입한 지 한달 만에 터졌다. 지난해 4월 27일, 헬스장과 사우나가 돌연 영업을 중단했다. 문은 굳게 잠겼고, 입구엔 현수막이 걸렸다. 거기엔 '건물주의 건물 명도집행에 의해 본 건물의 출입을 금한다'는 문구가 큼지막하게 쓰여 있었다.
 명도집행이란 명도소송에서 이긴 채권자가 임차인의 부동산을 강제로 돌려받는 절차다. 옥현씨가 알아보니, 문을 닫기 1년 전부터 건물주 회사와 명도소송을 진행 중이었다. 월세가 수억원이 넘도록 밀린 게 이유였다. 자칫하면 폐업해야 할 정도로 상황이 나빴다는 건데, 헬스장 사장은 이 사실을 회원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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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사진 | 연합뉴스]"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3/15/thescoop1/20250315112654844fdry.jpg" data-org-width="750" dmcf-mid="08qtBEg2we"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3/15/thescoop1/20250315112654844fdry.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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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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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헬스장이 명도소송을 하면서도 회원을 계속 받은 거네요. "그렇죠. 소송이 진행 중이면 회원을 받지 말았어야 했는데, 헬스장 문을 닫기 하루 전까지 회원 영업을 했어요. 사기를 친 거죠."
 ✚ 헬스장 직원들도 영업 중단 사실을 몰랐다고 하던가요? "네. 헬스장 사장이 오래전부터 전화번호를 바꾸고 메신저 단체 채팅방으로만 소통했대요. 헬스장 먹튀를 하려는 의도가 다분했던 겁니다."
 이 헬스장의 회원은 어림잡아 200명이 넘었다. 각각의 피해액은 그리 크지 않지만, 모두 합하면 1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누구 하나 나서는 이가 없었다. '앓느니 그냥 잊자'는 심리가 퍼진 탓이었다. 실제로 헬스장 먹튀를 당한 피해자의 68.3%는 '피해 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답했다(문화체육관광부 설문조사·2월). 10명 중 7명이 대응 자체를 포기한다는 얘기다. 
 '이래선 안 된다'고 생각한 옥현씨가 총대를 멨다. '피해자모임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어 피해를 입은 회원들을 모았다.
 ✚ 어떻게 피해자를 모집하셨나요. "사비를 들여서 피해자를 모집하는 현수막을 걸었죠. 여성 회원들도 편하게 전화할 수 있도록 제 전화번호 옆에 아는 여성 회원분의 전화번호를 함께 적었죠."
 ✚ 그것 말고도 준비해야 할 게 한두가지가 아니었을 텐데요. "그렇죠. 가장 필요한 건 소통할 공간이었어요. 네이버 밴드 같은 SNS를 만들어서 온라인 회의를 진행했고, 동네 행정복지센터의 회의실을 무상 임대해서 오프라인 모임도 가졌죠."
 ✚ 변호사는 선임하셨나요. "아뇨. 민사소송은 안 했어요."
 ✚ 왜죠. 돈을 돌려받으려면 민사소송은 필수일 텐데요. "회원 중에 '헬스장 먹튀'를 여러번 당한 분들이 꽤 있더라고요. 그분들은 돈보다는 사장들이 처벌받기를 더 원했어요. 헬스장 먹튀의 경우, 피해자가 돈을 돌려받기가 어렵다는 얘기도 여기저기서 들었고요. 그래서 형사소송을 진행했죠."
 ✚ 결과는 어떻게 됐나요? "지난 2월 법원이 헬스장 사장과 사우나 사장에게 각각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20시간을 선고했어요. 소송 과정에서 곡절이 많았지만, 결과를 냈다는 데서 만족해요." 
 실제로 소송은 쉽지 않았다. 먹튀부터 형사소송에 돌입하는 데까지 반년이나 걸렸다. 그 과정에서 절반 이상이 소송을 포기했다. 몇몇 피해자의 뚝심이 없었다면 소송을 접었을 가능성이 높다. 옥현씨는 그래서 정부의 적극적인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십명이 힘을 모았는데도 이 정도 결과밖에 못 얻었어요. 개인 피해자가 헬스장 먹튀를 감당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일 겁니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옥현씨의 말처럼 이럴 때 나서야 하는 게 정부다. 현재 헬스장 먹튀를 근절할 방법으로 정부가 힘을 쏟고 있는 건 '보험 가입'이다. 헬스장이 보증보험에 가입하면 폐업을 하더라도 보험을 통해 보상을 해줄 수 있다는 게 정부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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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헬스장이 문을 닫자 옥현씨는 사비를 털어 피해자들을 모아 대책을 강구했다. 사진은 옥현씨가 설치한 현수막.[사진 | 더스쿠프 포토]"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3/15/thescoop1/20250315112656270vsen.jpg" data-org-width="800" dmcf-mid="p3RVeWCnIR"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3/15/thescoop1/20250315112656270vsen.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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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헬스장이 문을 닫자 옥현씨는 사비를 털어 피해자들을 모아 대책을 강구했다. 사진은 옥현씨가 설치한 현수막.[사진 | 더스쿠프 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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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이유로 정부와 국회는 최근 헬스장이 의무적으로 보증보험에 가입하도록 하는 법 개정안을 잇달아 발의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보험 가입에 정책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문제는 보증보험 가입을 꺼리는 헬스장 사업자들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문체부가 지난 2월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체육시설업 사업체 1500곳의 71.5%가 '보증보험이 필요하지 않다'고 답했다. '보증보험 가입 의무화 찬성 여부'에도 63.5%가 반대표를 던졌다.
 헬스장 업체들이 보험에 회의적인 이유는 뭘까. 문체부 산하 사단법인 한국체력단련장경영자협회(이하 한체협) 관계자의 설명을 들어보자. "헬스장은 보증보험 가입조건이 까다로운 데다, 신용 등급에 따라 비용도 천차만별이다. 또 가입할 때 보장받을 금액을 설정해야 하는데, 헬스장 사업자들이 이를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 회원마다 결제액이 달라 월 수익이 들쭉날쭉하기 때문이다. 보장금액을 너무 높이면 비용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너무 줄이면 소비자가 피해를 본다. 이러니 사업자들이 보증보험 가입을 꺼리는 것이다."
 그럼 보증보험 말고는 방법이 없을까. 한체협은 자체 개발해 운영 중인 플랫폼 '킵페이(Keepay)'를 해결책으로 제시하고 있다. 킵페이는 가입한 헬스장에 보증보험과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보증보험보다 더 효율적이고 유연하다. 
 방식은 이렇다. 킵페이에 가입한 헬스장이 폐업할 경우 회원은 기존 결제액을 다른 헬스장으로 옮기거나 전액 환불받는 2가지 선택지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다. 회원별로 맞춤형 보상액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험비 절감 효과가 크다. 
 다만, 지금까지 킵페이에 가입한 헬스장은 200여개(2월 13일 기준)에 불과하다. 국내 헬스장이 1만개가 넘는다는 걸 감안하면 상당히 적은 수다. 이에 따라 한체협은 문체부에 킵페이를 제안하는 의견서를 제출한 상태다. 한체협 관계자는 "킵페이는 보증보험보다 보험료가 적게 산정돼 헬스장 사업자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을 것"이라면서 "보증보험 가입이 어려운 헬스장이 차선책으로 활용하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문체부가 한체협의 제안을 받아들이더라도 킵페이에 가입하는 헬스장이 의미 있는 수준만큼 늘어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단 점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옥현씨는 "현재로선 소비자가 알아서 헬스장 먹튀를 조심하는 수밖에 없지만, 예방책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며 몇가지 조언을 건넸다.
 ✚ 헬스장 먹튀의 조짐을 예상할 순 없나요. "제가 깨달은 건 2가지예요. 하나는 현금 결제를 유도하는 곳을 조심해야 돼요. 그런 곳은 으레 '현금으로 내면 10% 추가할인을 해주겠다'는 식으로 소비자를 유혹해요. 나중에야 알았는데, 헬스장은 폐업률이 높아서 신용카드 회사가 3개월 이상 할부 결제를 마뜩지 않게 여긴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현금 결제를 요구하는 거예요. 장기 회원권을 끊게 해서 크게 한탕 치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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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3/15/thescoop1/20250315112657649pemp.jpg" data-org-width="728" dmcf-mid="UxhElfqyEM"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3/15/thescoop1/20250315112657649pemp.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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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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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하나는 뭔가요. "헬스장 관리가 소홀하다면 '먹튀'를 의심해봐야 해요. 대구 헬스장이 그랬어요. 운동기구가 고장 나면 고쳐야 하는데, 사장이 온갖 핑계를 대면서 수리하는 걸 미뤘죠. 시간이 없어서 못 고친다는 둥, 부품 재고가 소진돼서 못 고친다는 둥 변명도 가지각색이었어요. 헬스장을 운영할 의사가 없다는 신호니까, 대수롭게 여겨선 안 됩니다."
 ✚ 결제할 때도 노하우가 있나요. "가능하면 일시불로 결제하지 말고 신용카드 할부로 결제하세요. 신용카드엔 문제가 생겼을 때 잔액을 내지 않아도 되는 '할부항변권'이 있거든요. 이걸 행사하면 먹튀를 당했을 때 잔액을 내지 않아도 됩니다."
 ✚ 이미 헬스장 먹튀를 당했다면요. "부끄러워하거나 위축되지 마시고, 같은 처지에 놓인 회원들부터 모집하세요. 피해자가 많고 금액이 크면 클수록 경찰도 적극적으로 움직이니까요. 법의 허점을 악용하는 헬스장 먹튀가 업계에 자리 잡지 못하도록 소비자들이 강하게 대처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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