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3일 테슬라 주총 앞두고 주주제안
560억弗 스톡옵션 “과도한 보상” 지적
주식전환 시 기존 주주 지분 희석 효과
2018년 이사회 승인 보상안 법원서 제동
테슬라 본사 텍사스 이전안도 주총서 검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6일(현지시간) 캘리포이나주 비벌리힐스에서 열린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에서 연사자로 나선 모습. [사진=AFP연합]
세계 양대 의결권 자문사 중 한 곳인 글래스 루이스가 내달 주주총회 안건으로 올라온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게 총 560억달러(약 76조4500억원) 규모 주식매수청구권(스톡옵션)을 지급하는 보상안에 반대 의견을 냈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글래스 루이스는 25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테슬라 주주들에게 내달 13일 주총에서 머스크를 위한 보상안에 반대할 것을 권고했다. 글래스 루이스는 머스크의 보상안이 “과도한 규모”라고 지적하며 머스크가 스톡옵션을 행사하게 되면 테슬라 주식 수가 늘면서 기존 주주의 보유지분 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지난 24일 종가 기준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약 5616억달러, 유통주식 수는 31억8600만주로 머스크의 스톡옵션이 전부 주식으로 전환되면 기존 주주의 지분가치 희석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아울러 글래스 루이스는 머스크가 2022년 10월 소셜 미디어 엑스(당시 트위터)를 인수한 것도 지적하며 “머스크는 회사와 무관히 엄청난 시간이 소요되는 프로젝트에 대한 계획을 2018년 테슬라 보상 계약 이전에 문서화했다”고 비판했다.
또한, 글래스 루이스는 테슬라 이사회가 주총 안건으로 올린 테슬라 법인 소재지를 델라웨어주에서 텍사스주로 이전하는 안건에 대해서도 “불확실한 이익과 추가 위험”을 제공한다는 이유로 반대표를 던질 것을 권고했다.
앞서 테슬라 이사회는 지난 2018년 1월 머스크에게 10년간 매출, 시가총액 등 각종 목표 달성 여부에 따라 12단계에 걸쳐 총 1억1000만주를 받을 수 있는 스톡옵션을 균등 제공하는 보상 패키지를 주기로 결정했다. 당시 머스크의 보상안에 테슬라 주주 81%가 찬성했다.
당시 적자 기업에 시총이 590억달러에 불과했던 테슬라는 이후 모델3, 모델Y 등 연이은 신차 흥행으로 기업 가치가 급증했고 머스크는 2022년 말 마지막 12단계 조건인 시가총액 6500억달러와 매출 1750억달러 또는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 140억달러 목표를 달성하면서 스톡옵션 패키지를 모두 받을 수 있는 요건을 충족했다.
그러나 같은해 10월 테슬라 주식 9주를 가진 소액주주 리처드 토네타가 델라웨어주 법원에 이사회가 보상 패키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정보 공개를 주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았다고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머스크의 보상 패키지를 무효라고 판결했다. 이 소송의 최종 판결은 원고 변호인단에게 지급할 법률 수수료에 대한 심리 결과 등과 함께 오는 7월 내려질 예정이다.
테슬라 이사회는 주총을 앞두고 주주들에게 머스크에 대한 보상안에 찬성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달 초 로빈 덴홈 테슬라 이사회 의장은 파이낸셜타임즈(FT)와 인터뷰에서 머스크가 2018년 연간 22억달러의 적자를 내던 테슬라를 연간 150억달러의 이익을 올리는 회사로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는 점을 들어 스톡옵션 보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글래스 루이스는 테슬라 이사 2명에 대한 재선임 안건에 대해선 머스크의 동생 킴벌 머스크의 재선임은 반대하고, 미디어 거물 루퍼트 머독의 아들인 제임스 머독 전 21세기폭스 CEO에 대해선 찬성표를 던질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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