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KR 등 PEF 손잡고 지분 추가 확보 추진
KKR, 송영숙 회장측 접촉
일부 지분 매각 의사 타진
협상 결렬땐 공개매수 유력
이번 주 이사회 개최 예정
임종윤·종훈 체제 조기 구축
“회사 떠난 임원 다시 부를것"
지난달 28일 열린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에서 경영권을 확보한 임종윤 전 한미사이언스 사장(사진 왼쪽)과 임종훈 전 한미약품 사장이 경영권 강화를 위해 추가 지분 확보에 나선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임종윤·종훈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는 한미사이언스 지분 51% 이상을 확보하기 위해 KKR을 비롯한 글로벌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들과 협력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추가 지분은 글로벌 PEF들이 사들이되, 두 형제의 경영권은 보장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KKR 등 글로벌 PEF들은 우선, 지분율 12.15%를 확보한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약 3%의 지분을 확보한 임종윤 사내이사의 사촌들 지분을 프리미엄을 적용해 사들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상속세 재원 마련이 필요한 장·차남의 지분도 일부 사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선 KKR 측이 상속세 재원 마련이 필요한 송영숙 한미약품 회장, 장녀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 모녀와도 접촉하며 일부 지분 매각 의사를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KKR은 추가 없이 과반 이상의 지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모녀 측과 협상이 틀어질 경우 공개매수 방식으로 나머지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를 위해 이번주 예정된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서는 공개매수 안건이 논의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종윤 사내이사 측 관계자는 "이번주 내 이사회를 개최할 예정"이라며 "경영권 강화 방안도 논의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이사회를 통해 임종윤·종훈 사내이사가 경영 전면에 나설 전망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주주총회 직후 가족의 화합을 강조했던 만큼 어머니인 송영숙 회장과 원만하게 합의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의견을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우선 임종윤·종훈 사내이사는 주총을 앞두고 해임되면서 없어진 이들 형제의 회사 내 직책을 이사회를 통해 다시 부여할 전망이다. 현재 송 회장이 맡고 있는 대표이사도 이들이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조직과 일상 경영, 인사 재무, 사업 행위를 책임지는 대표이사는 이사회 의결로 선임·교체가 가능하다.
임종윤·종훈 사내이사가 한미약품을 떠난 임원들을 다시 불러 모으겠다고 말한 만큼 회사 경영진 재편에도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임종윤·종훈 사내이사는 지난달 28일 주총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경영권을 확보할 경우 회사를 떠난 임원들을 다시 불러모으겠다"고 밝혔다.
송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이 OCI그룹과 통합을 추진하도록 자문한 라데팡스 파트너스와는 회사 차원에서 관계 정리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또 주주총회에서 형제 측 승리가 소액주주의 힘이었던 만큼 적극적인 주주 환원 정책도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임종윤·종훈 사내이사 측은 상속세 부담 등으로 한미사이언스 대주주 지분에 대한 매도 압력이 강해질 수 있다는 이른바 '오버행' 문제와 관련해서는 대주주 지분이 주식시장에 매물로 나올 일은 없다며 일축했다. 임종윤 사내이사는 지난달 21일 간담회에서도 "상속세를 낼 재원이 있다. 우리가 자금이 없다는 식의 얘기가 나오는데 그렇지 않다"며 "상속세 재원이 문제가 되고 내 지분을 지킬 수 없다면 경영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다만 임종윤·종훈 사내이사 측은 아직 상속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해선 구체적인 방안을 밝히지 않고 있다.
2020년 고(故) 임성기 한미약품그룹 창업주의 타계 후 송 회장과 장남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 장녀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 차남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 등은 선대 회장이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지분 34.2%(2300여 만주)를 증여받아 5400억원대의 상속세를 부여받았다.
[강민호 기자 / 오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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