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지난 1일 대국민 담화서 '2000명 증원' 고수
의협 비대위 "반박해왔던 내용 반복… 입장 없다"
임현택 의협 차기 회장 당선인 "공식 입장 없다"
방재승 전의비 위원장 "앞 안 보여… 저항할 것"
윤석열 대통령이 '의과대학 2000명 증원'을 고수하는 입장의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자 의료계에서는 반복되는 논쟁에 답답하다는 반응이다. 지난달 28일 서울 소재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스1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에 대해 의과대학 교수들은 "공식 입장이 없다" "앞이 안 보인다" 등 답답하다는 반응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일 담화에서 '의대 2000명 증원'을 고수했다.
김성근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은 지난 1일 오후 3시 정례 브리핑을 열고 이날 오전 열린 대통령 담화문 발표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그는 윤 대통령 대국민 담화에 대해 "대통령께서 발표한 내용이 정부에서 이전부터 얘기해오던 내용의 총합"이라며 "(해당 사안들에 대해) 여러 차례 입장을 밝혀왔기에 굳이 다시 말할 내용이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는 앞서 임현택 차기 의협 회장 당선인이 이날 오후 2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식적인 입장이 없다"고 밝힌 바와 동일하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논평할만한 가치가 없다'는 게 아니라 '여태 반복해왔던 내용이라 다시 반박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말 하나하나에 대응해서 반박하는 건 예의가 아닌 것 같다"며 구체적으로 반박하지 않는 이유를 부연했다. 그는 "몇 가지 전제를 가지고 논의하면 안 되는 부분에 대해 계속 말씀드려 왔다"며 '의대 증원 원점 재검토'를 고려해달라고 호소했다. 대통령과 대화 의사도 다시 한번 밝혔다.
방재승 전국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위원장도 이날 대통령 담화문에 대해 "앞이 안 보인다"며 답답한 심경을 전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계속 저항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방 위원장은 "대통령이 의사들 다 죽이겠다는데 힘없는 의사들이 뭘 할 수 있겠냐"고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한국 의료가 대통령 한 사람 때문에 망하게 놔둘 수 없으니 (기존 조치를) 그대로 갈 것"이라며 주 52시간 진료 축소와 집단 사직서 취합 등 그동안의 행동을 이어 나가겠다는 뜻을 보였다.
전공의 복귀와 관련해 방 위원장은 "전공의들이 안 돌아오면 한국 의료는 망한다"며 "오늘(지난 1일) 대통령 담화문 때문에 이제 다시는 전공의들이 안 돌아올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저항할 수 있는 데까지 저항해야겠지만 이제는 앞이 안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전 11시 윤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발표한 의료 개혁 관련 대국민 담화문에서 "2000명은 그냥 나온 숫자가 아니다"라고 의료계 반대 여론에 선을 그었다. 2000명이라는 숫자는 급격한 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한 최소한의 증원 규모라는 입장이다.
윤 대통령은 의대 증원을 거세게 반대하는 대한의사협회를 향해 "증원 규모에 대한 구체적 숫자를 제시해 달라는 정부의 요청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던 의료계는 이제 와서 근거도 없이 350명, 500명, 1000명 등 중구난방으로 여러 숫자를 던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더 타당하고 합리적인 방안을 가져온다면 얼마든지 논의할 수 있다"고 여지를 열어 뒀다.
김서현 기자 rina236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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