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윤수 부산교육감
부산, 올해 1학기 모든 초교서 시작
사교육과 협력 중요… 학부모도 호응
“부모가 직장에서 자녀에게 이런 전화를 한다. ‘빨리 냉장고 문 열어. 우유 있지? 지금 빨리 마셔. 10분 뒤 다시 전화하면 나와. 노란 버스 타. 이번엔 태권도야.’ 이 얼마나 서글픈 현실인가.”
하윤수(사진) 부산교육감은 지난 27일 국민일보 인터뷰에서 늘봄학교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런 현실에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현재 부산은 늘봄학교에 가장 적극적인 지역이다. 교육부는 올해 1학기에 전국 2700여개 초등학교 1학년만 대상으로 늘봄학교를 도입했다.
부산은 당장 올해 1학기에 관내 모든 초등학교에서 1~3학년을 대상으로 늘봄학교를 시작했다. 하 교육감은 수도권 1극 체제를 극복하려면 부산을 비롯한 남부권이 커져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아이 낳고 키우기 쉬운 환경이 필수라고 했다. 늘봄학교 운영에 어느 지역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이유다.
그는 늘봄학교를 ‘제2 학교’로 규정했다. 하 교육감은 “제1 학교는 지금 우리가 아는 학교다. 제2 학교가 시작됐는데 그게 늘봄학교”라며 “제1 학교, 공교육 정상화라는 끈을 놔서는 안 되지만 어느 순간 제2 학교 기능이 더욱 커질 것이다. 늘봄학교는 학교 울타리를 넘어 지역의 대학, 심지어 사교육과 협력하는 학교여야 한다”고 말했다.
늘봄학교를 위한 제2 교육과정도 만들고 있다고 했다.
그는 “학교이기 때문에 교육과정은 필수다. 방과후가 아니라 제2 학교, 프로그램이 아니라 수업의 위상을 갖도록 운영하겠다”며 “이미 A~E 교육과정을 준비하고 있으며 곧 마무리하고 발표한다. A는 늘봄학교 (외부 강사를 초빙하거나 희망하는 교사가 담당하는) 정규 교육과정이다. B~E는 민간 연계, 대학 연계, 지역사회, 학교 자율 등의 교육과정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교육과의 협력도 강조했다. 그는 “지금은 학원으로 일단 나가면 다시 늘봄학교로 돌아오지 못한다. 이래서는 안 된다. 아이들이 끼와 꿈을 마음껏 발산하려면 학교는 오후 8시까지 문을 열어놓고 돌봄 기능과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학생은 자유롭게 공교육과 사교육을 넘나들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학부모도 호응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는 “늘봄학교를 알리려고 부산 권역을 돌며 학부모 설명회를 가졌다. 처음에는 의구심이 가득한 표정이었지만 시간이 흘러 설명회가 이어질수록 호응이 느껴졌다. 자신감을 갖고 늘봄학교를 기존 학교보다 더 큰 제2의 학교로 만드는 일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도경 교육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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