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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뉴스]북·일 대화 시그널···‘그린라이트’일까, 국면 전환용일까

온카뱅크관리자

2024-02-18 19: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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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iv> 일본인 납북자 문제, 접점 찾기 쉽지 않아 국내 정치적 수요로 ‘깜짝 회담 성사’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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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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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해 들어 북한과 일본 최고위급이 관계 개선 시그널을 주고받고, 정상회담 카드까지 띄우고 있다. 양국 간 최대 현안인 일본인 납북자 문제가 접점을 찾기 쉽지 않아 분위기만 띄우다 그칠 것이란 분석이 많다. 그러나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국내 정치적 수요와 국제 정세가 맞아떨어져 ‘깜짝 회담’이 성사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는 연초 김 위원장이 기시다 총리에게 보낸 위로 전문에서 감지됐다. 지난달 5일 김 위원장이 일본 이시카와현에서 발생한 지진과 관련해 “유가족들과 피해자들에게 심심한 동정과 위문을 표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이 일본 총리에게 전문을 보낸 것도 전례가 없지만 기시다 총리에게 ‘각하’라는 깍듯한 호칭을 썼다.
 북·일 정상회담 성사에 강한 의지를 보여온 기시다 총리 입장에서는 북한발 ‘그린라이트’로 해석될 수 있는 내용이다. 기시다 총리는 ‘구체적 활동’을 언급하며 화답했다. 그는 9일 중의원(하원) 예산위원회에서 북·일 정상회담 관련 질의에 “구체적으로 여러 활동을 하고 있다”면서 “작금의 북·일 관계 현상에 비춰 봐 대담하게 현상을 바꿔야 할 필요성을 강하게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기시다 총리의 최측근인 이마리 아키라 전 자민당 간사장도 11일 후지TV에 출연해 북·일 정상회담에 대해 “우리는 이미 많은 카드를 사용했고, 이제 결정은 최고 지도자들의 몫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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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조선중앙TV|연합뉴스"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02/18/khan/20240218173045580ltxl.jpg" data-org-width="700" dmcf-mid="4RAPirA8Cm"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02/18/khan/20240218173045580ltxl.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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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조선중앙TV|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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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은 엿새 만에 기시다 총리의 발언에 공개 답장을 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15일 담화문을 통해 기시다 총리의 발언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두 나라가 얼마든지 새로운 미래를 함께 열어나갈 수 있다”며 “(기시다) 수상이 평양을 방문하는 날이 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양국 관계를 가로막는 납북자 문제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지만, 김 부부장이 직접 기시다 총리가 공들이고 있는 정상회담 카드를 언급한 것이다.
 일본은 자국민 17명이 납북됐으며 2002년 일시적 귀환 형태로 돌아온 5명을 제외한 12명이 북한에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북한은 12명 중 8명은 사망했고, 나머지 4명은 아예 북한에 오지 않았다며 해결할 납치 문제가 지금은 없다고 맞서고 있다. 북·일은 2014년 북한은 일본인 납치 문제를 재조사하고 일본은 대북 독자제재를 완화한다는 ‘스톡홀름 합의’에 이르고도 근본적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채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김 부부장의 담화는 북·일관계 개선을 내세워 한층 강화되고 있는 한·미·일 협력에 균열을 내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발표 시기로 볼 때 한국과 북한의 형제국인 쿠바와의 수교(14일) 효과를 흐리게 하려는 목적도 엿보인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8일 통화에서 “북한이 납북자 문제 접점 찾기가 어렵다는 점을 잘 알면서도 이 같은 담화를 발표한 것은 작은 가능성을 떠보면서 초점을 흐려보겠다는 목적”이라며 “북·일간 접촉 국면이 만들어지는 자체 만으로도 한·미·일 안보협력 초점을 흔드는 일종의 정치적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북한 당국이나 기관 명의가 아닌 김 부부장 개인의 견해를 전제로 발표한 것도 이같인 이유라고 설명했다.
 일본은 이런 분위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16.9%까지 떨어진 기시다 총리의 지지율을 극적으로 반등시키려면 ‘북한’ 만한 카드가 없기 때문이다.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이날 통화에서 “북한 입장에서는 납북자 문제 선해결을 대화 조건으로 걸었던 아베·스가 전 총리와 비교할 때 ‘선대화 후해결’이라는 기시다 총리의 유연한 자세가 상대하기 유리하다고 볼 것”이라면서 “기시다 내각 내부에서도 국내적으로는 지지율을 올릴 요소가 없기 때문에 한반도 문제로 견인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계속 나오고 있다”고 했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해 5월 북·일 고위급 협의 추진 의사를 밝힌 후 7월 납북 피해자인 소가 히토미 씨를 면담하는 등 납북 피해자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도 북·일 대화를 지지하고 있다. 정박 미 국무부 대북고위관리(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보 겸 대북특별부대표)는 15일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의 모든 외교 노력과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한 일본의 노력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3월20일쯤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방한에서 북·일 대화에 대한 한국의 지지 혹은 묵인을, 4월10일 전후로 예정된 미국 국빈 방문에서 미국의 지지를 얻어 본격적인 접촉·대화를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
 호사카 교수는 “우크라이나·하마스 사태에 이어 제3의 전장을 만들고 싶지 않은 바이든 정부는 한반도 정세 관리를 위해 대북 강경일변도인 윤석열 정부보다 일본을 활용할 것이라는 일본 측 분석이 계속 나오고 있다”면서 “북한이 한국을 민족이 아닌 ‘두 국가’로 규정하면서 일본 입장에서는 북한과의 대화에서 한국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북·일관계 개선은 납북자 문제 등 여러 조건이 맞아 떨어져야 성사될 수 있지만,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9월), 미국 대선(11월) 같은 국내적 정치요인이 북·일관계 개선을 추동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일 접촉과 대화가 이뤄진다면 북한과의 대화 채널이 완전히 끊긴 윤석열 정부는 당사국임에도 한반도 문제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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