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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뉴스]우리네 특유의 사적 복수극, 글로벌에서도 터지는 사이다 될까('법쩐')

온카뱅크관리자

2023-02-10 14:3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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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iv> ‘법쩐’의 질문, 괴물과 맞서기 위해 괴물이 되는 것은 정당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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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터미디어=김교석의 어쩌다 네가] SBS 드라마 &lt;법쩐&gt;은 두 가지 흐름을 잇고 있다. 하나는 &lt;열혈사제&gt;부터 시작해 &lt;모범택시&gt;, &lt;천원짜리 변호사&gt; 등으로 이어지고 있는 SBS 금토드라마 특유의 경쾌한 무드의 사적 복수극을, 또 하나는 2022년 히트 상품인 정의구현의 법정물이다. 총포의 사용이 일상적이지 않은 우리 현실에서 세상을 바로잡는 권선징악의 사이다 스토리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무대가 바로 법정이기에 이 둘은 종종 만난다. &lt;법쩐&gt;도 그 길을 걸으며 정의가 승리하는 사이다 드라마의 트렌드를 2023년에도 이어가는 중이다.
 그런 만큼 부패한 사법 세력과 맞서는 특출 난 주인공이 정의구현의 대리만족을 선사하는 드라마를 우리가 '원투데이' 봐온 사이는 아니다. 하지만 &lt;법쩐&gt;은 익숙한 풍경 안에 새로운 공기가 깃들어 있어 흥미롭다. 액션, 법정물, 감옥물, 범죄오락물 등 다양한 배경과 소재, 장르가 빠른 호흡으로 이어진다. 이선균은 마치 장발장처럼 최고급 펜트하우스에서 교도소 독방까지, 삼류 양아치에서 나라를 좌우하는 자산가까지 파란만장한 굴곡만큼이나 다양한 모습을 매력적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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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공이 위기를 극복하면서 성장하는 서사야 보편적이지만, 로맨스를 빼고 스피디하게 진행되는 전개 방식과 빠른 호흡의 장르 전환은 우리에게 익숙한 K-드라마의 배경 속에서 미드나 영화를 보는 듯한 기시감이 든다. 그런데, 캐릭터가 가진 매력과 별개로 은용(이선균)은 사적 복수극의 주인공 계보에 놓고 보았을 때 낯설지 않는 캐릭터다. 조직이 아닌 개인이고, 베일에 감싸인 능력자이며, 현실논리에서 자유롭다. 자고로 사적복수와 정의구현의 판타지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경제적 독립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걸 반세기 전부터 브루스 웨인이 알려준 바 있다. &lt;천원짜리 변호사&gt;, &lt;빈센조&gt;, &lt;모범택시&gt;, &lt;열혈사제&gt; 등등 많은 사랑을 받은 사적복수 정의구현 드라마들도 대부분, 주인공의 막대한 부를 토대삼아 판타지를 구축했다.
 &lt;법쩐&gt;은 아예 이 재력, 즉 돈 버는 능력을 앞세운다. 해외에서 대규모 펀드를 운영하는 거물 투자자로 성장해 돌아온 은용은 국내의 사회적 거악 즉, 국내의 괴물과 맞서는데 경제력 면에서 오히려 압도한다. 따라서 대부분 밥줄에서 비롯되는 핸디캡이 전혀 없다. 바로 이 점이 몰입감과 통쾌함을 배가하는 판타지의 핵심이다. 밟아봐야 밟히지 않는다는 당당함이 사이다 스토리가 품고 있는 대리만족의 정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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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t;법쩐&gt;은 바로 이 돈에 대한 맹목적인 욕망과 권력욕 등을 정면으로 내세운다. 거기서 비롯되는 문제들을 강조하고 부각해서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세계관을 만든다. 흥미로운 것은 크레딧에 자리 잡은 아마존프라임 로고다. 현재 &lt;법쩐&gt;은 SBS 방영과 동시에 웨이브, 아마존프라임 등 로컬, 글로벌 OTT에도 공개된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법이라서 그런 걸까. K-드라마에서 흔한 부패 검찰 조직과 결탁한 거악과 맞서는 이야기나, 우리에겐 클리셰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익숙한 김홍파 배우의 독보적인 빌런 연기가 일종의 출사표처럼 느껴진다. 우리에게 익숙한 이야기에다가 스케일을 키우고, 범죄 오락물과 액션을 더해 글로벌한 접근성을 마련했다.
 최종회를 앞둔 지금 국내 반응은 시청률에서도 나타나듯 성공적이다. 사적 복수극과 정의구현 드라마가 늘어나면서 빌런의 캐릭터 구축이나, 디테일이 떨어지는 대신 코믹함으로 허술함을 메우는 드라마들이 늘었다. 그런데 &lt;법쩐&gt;은 모처럼 빌런다운 빌런이 등장해 주인공과 엎치락뒤치락 대결을 펼치는 장르적 완성도가 인상적이다. 여러 인물들이 자신의 서사를 갖고 욕망에 따라 치열한 대결에 합류해 반전을 만들고, 답을 찾아와도 또 다른 수를 내면서 좌절감을 선사하는 명 회장(김홍파) 덕분에 최종회를 앞둔 지금까지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달려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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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용은 화수분 같은 재력과 비상한 전략을 갖고 있다. 그런데 그런 그를 부유하게 만든 원칙, 대한민국 검찰과 결탁한 거대한 부패 카르텔과 맞설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법'과 '쩐' 이전에 사람의 욕망에 대한 깨달음이다. 바로 이 욕망 앞에서 어떤 사람이 되는지가 &lt;법쩐&gt;의 세계관 속에서 선과 악이 나뉘는 기준이며 '쥐약'을 놓는 전술이 된다. 치열한 복수를 펼치고 빌런이 철저하게 방어하는 와중에 결과만큼 과정도 정의로워야 한다는 주제의식이 점차 뚜렷하게 드러난다. 최종회를 앞둔 지금, 법과 사회가 기울어져 있을 현실에서 거악과 맞서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복수하는 것이 과연 정의인가, 괴물과 맞서기 위해 괴물이 되는 것은 정당한가 등의 질문에 대한 답을 남겨두고 있다.
 미국의 &lt;퍼니셔&gt;도 그렇고 사적 복수극이야 세계적으로도 번성한 장르다. 발전적인 변주가 엿보이는 점이 흥미롭긴 하지만 그래도 &lt;법쩐&gt;은 검찰이란 존재, 물리적 해결보단 법적 해결, 정의란 무엇인가와 같은 철학적 질문, 가족 스토리라는 신파 등 기본적으로 로컬 코드가 많이 들어간 우리네 특유의 사적 복수극이다. 그런 이야기 속에서 은용이 깨달은 이치가 과연 글로벌 시청자들에겐 어떤 공감을 자아낼 것인가. K-드라마의 트렌드라 할 수 있는 사적 복수극이 다른 나라, 문화권에서도 터지는 사이다가 될 것인가. &lt;법쩐&gt;의 글로벌 도전, 혹은 실험이 어떤 결과로 피드백될지 궁금해진다.
 칼럼니스트 김교석 mcwivern@naver.com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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