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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뉴스]치킨 조리 전 중량? 중량 슬쩍 줄이는 게 문제인데… [질문 하나]

온카뱅크관리자

2025-12-15 12:17:53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더스쿠프 하나 기자의 질문 하나 외식업 슈링크플레이션 근절 방안 치킨 ‘조리 전 중량 표시제’ 도입 9월 교촌치킨 논란 반영한 조치 제재 토대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 다만 아쉬운 부분도 적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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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소비자를 우롱하는 '슈링크플레이션'의 근절 방안을 발표했다. 첫 타깃은 치킨으로, '조리 전 중량 표시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정작 '중량 감소'나 '가격 인상'의 표시제는 업계 자율에 맡겼다. 정부 대책에 알맹이가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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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교촌치킨은 지난 9월 슈링크플레이션으로 도마에 올랐다.[사진｜뉴시스]"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2/15/thescoop1/20251215120325745dosv.jpg" data-org-width="800" dmcf-mid="BRj1RQXSDm"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2/15/thescoop1/20251215120325745dosv.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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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촌치킨은 지난 9월 슈링크플레이션으로 도마에 올랐다.[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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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9월 교촌치킨은 순살 치킨 메뉴의 중량을 기존 700g에서 500g으로 30% 줄이면서도 가격을 내리지 않았다. 재료 또한 100% 닭다리살에서 단가가 낮은 닭가슴살을 혼합하는 방식으로 슬쩍 바꿨다.
 # 하지만 교촌은 변경 사항을 소비자들에게 미리 공지하지 않았다. 당연히 소비자는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소비자들이 대응하지 않으면 다른 브랜드까지 가세할 수 있다" "꼼수를 써서 사실상 가격을 인상했다는 점에서 배신감을 느낀다" "더이상 비싸고 양도 적은 교촌을 선택할 이유가 없다" 등이었다. 논란이 지속되자 교촌치킨은 대표이사가 국감에 불려 나간 뒤 '메뉴 원상복귀'를 선언했다.
 정부가 외식업계 슈링크플레이션(가격인상 꼼수·용어설명 참조)에 칼끝을 겨눴다. 첫 타깃은 치킨. 골자는 치킨 업종에 '조리 전 중량 표시제'를 도입하는 거다. 지난 2일 공정거래위원회, 식품의약품안전처, 농림축산식품부, 기획재정부, 중소벤처기업부(이하 관계부처)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식품분야 용량꼼수 대응방안'을 발표했다.
 [※참고: '조리 전 중량 표시' 의무는 모든 치킨 전문점이 아닌 10대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소속 가맹점 1만2560곳에만 적용한다. 대규모 가맹본부가 시스템 지원 여력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중량 표시제에 숨은 함정 중량표시제는 당초 과자·아이스크림 등 가공식품에 적용하던 제도다. 2018년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을 제정하면서 가공식품의 중량표시를 의무화했다. 이를 바탕으로 정부는 중량 감소 사실을 고지하지 않은 행위를 규제해왔다. 중량을 5% 넘게 줄였는데도 소비자에게 알리지 않은 경우가 규제 대상이었다.
 하지만 외식업에는 그간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았다. 중량을 표시해야 할 의무가 없다 보니, 음식의 양이 줄어도 소비자가 이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이 때문에 외식업계에서 벌어지는 '용량 꼼수'는 규제의 사각지대에 머물러 왔고, 결국 논란이 터졌다. 앞서 언급한 교촌치킨 사례가 대표적이다.
 그렇다면 정부가 치킨에 도입한 '조리 전 중량 표시제'의 구체적 내용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메뉴판에 그램(g) 또는 '호' 단위를 사용해 조리 전 중량을 명시해야 한다. 배달 플랫폼·온라인 주문 페이지에서도 동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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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사진 | 뉴시스]"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2/15/thescoop1/20251215120327067rmbg.jpg" data-org-width="712" dmcf-mid="bl1eSCx2Or"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2/15/thescoop1/20251215120327067rmbg.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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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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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울러 내년 6월 30일까지는 계도기간을 운영해 메뉴판 교체·시스템 수정 등 필요한 준비 시간을 보장하기로 했다. 계도기간엔 주무관청이 위반 사례를 적발해도 올바른 표시방법을 안내하는 수준에서 조치하지만, 이후에는 시정 명령을 내리고 반복 위반하면 영업정지 등의 강력한 처분을 한다.
 이번 대응방안은 식품위생법 시행규칙을 새롭게 해석해 외식업계의 슈링크플레이션을 제재할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실효성 측면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중량 표시'는 의무화했지만 정작 소비자가 알아야 하는 '중량 감소'나 '가격 인상' 고지는 업계의 자율에 맡겼기 때문이다.
 관계부처는 "치킨업종을 포함한 외식업종의 주요 가맹본부들을 대상으로, 외식상품의 가격을 올리거나 중량을 줄이려는 경우는 소비자들에게 그 사실을 자율적으로 공지하도록 적극 권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이 부분이 슈링크플레이션 규제의 핵심이라는 점이다. 슈링크플레이션은 '표시'보다 중량을 슬쩍 줄일 때 발생한다. 중량을 표시하더라도 그 중량이나 품질을 줄인 사실을 고지하지 않으면 소비자는 변화를 인지할 수 없다.
 식약처 관계자는 "외식업 분야에는 그동안 중량표시 제도 자체가 없었기 때문에 우선 기본 정보를 제공하는 틀을 만드는 게 필요했다"며 "제품의 기준 중량을 명확히 제시해야 그다음 단계인 중량 감소 고지나 가격 변동 사실 공개 같은 후속 규제를 작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비非중량형' 슈링크플레이션은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부분의 외식 메뉴는 치킨처럼 중량을 기준으로 판매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예컨대 한식·분식·중식처럼 '1인분'이라는 표현만 존재하는 업종에서는 고기·재료·반찬이 얼마나 줄었는지 소비자가 확인할 방법이 없다. 김치 등 무료 서비스를 없애거나 재료의 수준을 낮추는 방식도 마찬가지다.
 '非중량형' 슈링크플레이션 사각지대관계부처 역시 이를 인식하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신선재료를 조리해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외식업 특성상 중량표시가 쉽지 않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치킨업종을 시작으로 대상 업종을 더 확대할지 또는 중량감소사실 고지의무를 도입할지 여부는 앞으로 관계부처가 함께 검토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 문제는 지난해 더스쿠프가 지적한 '영화관 팝콘 슈링크플레이션'과도 연결된다[※참고: "이게 1인분이에요?" 소비자 봉 만드는 규제 밖 상술·더스쿠프 587호 참조]. 예컨대 A영화관 팝콘은 지난 10년간 가격 인상폭이 크지 않았지만(2014년 5000원→2024년 5500원, 기본 맛·라지 사이즈 기준), 소비자는 양과 질이 크게 떨어졌다고 체감했다.
 A영화관 측은 홈페이지에 팝콘별 1회 제공량과 제공 단위를 안내하고 있다. 그러나 팝콘은 결제 후에 직원이 원형 용기에 퍼서 담아주는 구조여서 소비자로선 정확한 중량을 알기 어렵다. 실제 제공하는 양이 표시와 달라질 수 있는 구조에선 중량 감소를 수치로 확인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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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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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는 이런 문제들을 보완하기 위해 외식업사업자, 가공식품 제조업자와 '식품분야 민관 협의체'를 구성했다. 정부는 이들과 용량꼼수 근절을 비롯한 식품분야 물가안정방안 등을 논의하고, 외식분야 자율규제 이행상황을 점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과연 '슈링크플레이션'을 뿌리뽑을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이영애 인천대(소비자학) 교수의 말을 들어보자. "이번 대응방안만으로는 슈링크플레이션을 근본적으로 뿌리 뽑기는 어렵다. 중량 표시 제도 자체는 의미가 있지만, 일종의 '선언적 조치'에 그치는 측면이 있다. 
 무엇보다 장기적·반복적인 모니터링과 데이터 축적이 필요하다. 짧은 시간 내에 해결하려고 하면 안 된다. 이 역할은 소비자가 아닌 집행력과 행정력을 가진 정부가 수행해야 한다." 장기적인 관점을 가지고 체계적인 대응책을 준비해야 한다는 거다.
 이 교수는 구체적인 방법론도 제시했다. "당장은 대형 가맹본부 중심의 프랜차이즈 업계를 대상으로 시작해야 한다. 가맹 본부에서 원재료 수급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조리 전 원재료 단계에서 시스템 점검과 모니터링이 상대적으로 용이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궁극적으로 슈링크플레이션을 근절하고 물가 안정을 이루기 위해서는, 가격 상승과 원자재 비용 증가라는 구조적 요인을 해소하는 것이 핵심 과제다." 정부가 귀담아들어야 할 말이다.
 김하나 더스쿠프 기자 nayaa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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