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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뉴스][KINN] 발전소 배출 물질 추적① 생명이 사라진 갯바위

온카뱅크관리자

2025-08-22 13:3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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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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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획 기사는 뉴스타파함께재단과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가 연대·협업하는 한국독립언론네트워크(KINN)의 회원사인 기후·생태 전문매체 ‘살아지구'(https://disappearth.org)가 취재했습니다.
 이번 취재는 무심코 나온 어민의 한마디에서 시작했다. “갯바위에 굴이 사라졌다.” 핵발전소든 화력발전소든 가동하려면 냉각을 위해 뜨겁게 데운 바닷물 즉, 온배수를 내보낸다. 온배수 방류로 부산 기장, 전남 영광, 충남 서산, 인천 등에서 해양 생태계 변화와 파괴, 어민들의 피해로 이어졌다. 
 지금까지 온배수가 일으킨 각종 문제를 ‘열’에만 한정해 조사했을 뿐이다. 그런데 ‘열’이 전부가 아니었다. 끝없이 쏟아지는 온배수에는 지금껏 알려지지 않던 ‘화학물질’이 대량 들어 있었다. ‘살아지구’는 화력발전소가 내보내는 온배수 속 ‘화학물질’의 정체를 폭로하고, 이 물질의 존재가 어떻게 감춰져 있었는지 추적한다. 이번 기획은 값싼 전기 사용의 편익 뒤에 숨겨진 사회적 비용을 어떻게 어민에게 전가되는지에 대한 고발장이기도 하다. - 편집자 주
 지난 8월 19일, 취재진은 인천 옹진군 승봉도를 찾았다. 강만수 승봉리 이장의 배를 타고 인근 무인도로 향했다. 강 이장은 왼손으로 배의 키를 잡고 오른손으로 작은 무인도를 가리키며 이곳이 씨알 좋은 굴을 땄던 곳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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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는 굴이 쌘 곳이라고 했어요. 승봉도보다도 굴이 많고 씨알도 좋았다는 뜻이에요” <cite> - 강만수 이장</cite>
 </blockqu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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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여기도 다 굴이 붙어 있던 곳들이었어요” 취재진과 동행한 강만수 승봉리 이장이 승봉도 인근 무인도의 갯바위를 바라보며 말했다."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8/22/newstapa/20250822133112911bfar.jpg" data-org-width="1600" dmcf-mid="KuTSyJBWw0"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22/newstapa/20250822133112911bfar.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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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도 다 굴이 붙어 있던 곳들이었어요” 취재진과 동행한 강만수 승봉리 이장이 승봉도 인근 무인도의 갯바위를 바라보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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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 옹진군 일대 섬들에는 몇 해 전만 해도 갯바위마다 굴이 수북이 덮여 있었다. 그러나 무성했던 굴은 이젠 찾아볼 수 없다. 구석진 곳에서나 간신히 굴 껍데기 일부가 보일 뿐이다. 더는 굴을 품지 못하는 생명을 잃은 섬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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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 강만수 이장이 가리키는 승봉도 인근 무인도의 바위에는 군데군데 흰색 곰팡이처럼 보이는 희미한 굴 껍데기 잔해만 남아 있었다."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8/22/newstapa/20250822133114322efum.jpg" data-org-width="1600" dmcf-mid="40gLa7TNs5"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22/newstapa/20250822133114322efum.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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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만수 이장이 가리키는 승봉도 인근 무인도의 바위에는 군데군데 흰색 곰팡이처럼 보이는 희미한 굴 껍데기 잔해만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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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 이장은 배를 몰아 또 다른 무인도로 취재진을 안내했다. 그곳에서도 굴의 흔적은 찾기 어려웠다. 확인  결과, 인천 옹진군 내 덕적도와 자월도는 물론 대이작도, 승봉도 일대에서 모두 동일한 현상을 겪고 있었다. 자연적으로 자라던 굴이 어느 날 자취를 감췄다는 것이다. 
 <blockquote class="talkquote_frm" contents-hash="35eba0cde50543562b388d3e63e2c8003d73cc96e12f5f618a65bb497a33434c" dmcf-pid="6CQxe1sdwd" dmcf-ptype="blockquote2">
 “여기가 그래도 좀 남아 있는 곳이에요. 예전에는 이것보다 훨씬 많은 상태로 섬들 전체가 덮여 있었어요. 본섬(승봉도)을 포함해서요.” <cite> - 강만수 이장</cite>
 </blockqu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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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굴이 조금 남아 있는 승봉도 인근 무인도. 강만수 이장은 과거에는 훨씬 많은 굴이 승봉도와 인근 무인도 대부분을 덮고 있었다고 말했다."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8/22/newstapa/20250822133115666ozir.jpg" data-org-width="1600" dmcf-mid="6seMdtOJrX"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22/newstapa/20250822133115666ozir.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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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굴이 조금 남아 있는 승봉도 인근 무인도. 강만수 이장은 과거에는 훨씬 많은 굴이 승봉도와 인근 무인도 대부분을 덮고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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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 한철, 7~8톤 따던 굴은 어디로 갔을까?”
 일이 없는 겨울철, 승봉도 주민들에게 굴 채취는 거의 유일한 생계 수단이었다. 찬 바람이 부는 겨울이 찾아오면 승봉도 주민들은 본섬은 물론 인근 무인도를 돌며 굴을 따느라 분주했다. 승봉도에서만 섬 전체 사람들이 굴 따기에 나설 만큼 굴은 풍부했다.
 <blockquote class="talkquote_frm" contents-hash="c185d6a24eab7aa3f07ac4d4b4c65fa77db7d70337bb0a2350bd856f4acaba34" dmcf-pid="yqOIlMuSmx" dmcf-ptype="blockquote2">
 “(굴이 너무 많아서) 3박4일 동안 굴을 따서 육지에 올려보내서 팔고 그랬죠. 섬 전체가 다 하면 1년에 4~5억 원어치는 땄어요.”<cite> - 강만수 이장</cite>
 </blockquote>
 승봉도에서 1km가량 떨어진 대이작도에서는 겨울철이면 하루에 7~8t의 굴을 채취하던 호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이젠 옛말이 됐다. 굴이 점점 사라지기 시작하자, 대이작도 어민들은 굴이 다시 생기도록 군청의 지원을 받아 인공적인 굴 산란까지 시도했지만, 효과는 없었다. 
 대이작도 주민들이 알미, 장골, 목장불, 회충골로 부르는 섬의 북쪽 바위부터 굴이 사라져갔고, 이제는 섬 남서쪽 작은 구역에만 굴이 조금 남았다. 최근에는 굴의 껍데기마저 사라져 버리는 현상까지 생겼다. 강차병 어촌계장은 이를 “굴이 녹아 없어졌다”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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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 북쪽이) 굴이 워낙 굵고 좋았어요. 그래서 10월쯤에 굴 따세 하면 다른 데 안 가 다 그 쪽으로 간 거예요. 근데 이젠 흔적조차 없어요. 아예 흔적이 없다니까요. 굴이 돌에 붙잖아요. 망치로 땡겨도 안 떨어질 정도로 딱딱하게 붙는 껍데기가 이제 흔적조차도 없다니까요.” <cite> - 강차병 어촌계장</cite>
 </blockquote>
 <blockquote class="talkquote_frm" contents-hash="84a8facd5e056eae4d38acc2dad37e4eddc977d9ba511b6e42b85acf87805c8a" dmcf-pid="H9lSyJBWs8" dmcf-ptype="blockquote2">
 “굴이 만약에 살아 있으면요. (조그마한 고동 같은) 갱이라고 있어요. 지금 갱과 소라들이 알을 깔 때예요. 원래 흩어져 있지만 이때 되면 모여요. 굴 옆이나 죽은 굴 껍데기 주변에 모여서 알을 또 까요. 그런데 이제 알을 깔 여건이 안 되니까 점점 없어지는 거예요.” <cite> - 강만수 이장</cite>
 </blockquote>
 <blockquote class="talkquote_frm" contents-hash="cbd1379cf930343bfdbe43701f7312fecdb1b80d8d69112f334b8b578ffc055e" dmcf-pid="X2SvWibYO4" dmcf-ptype="blockquote2">
 “굴은 먹이사슬에서 1차라고 보면 돼요. 바위에 굴이 붙어 있으면 갯지렁이도 있고, 게, 벌레들이 그 속에 숨어 살아요. 물고기도 조그마한 게나 벌레를 먹으러 온단 말이에요. 이제 먹을 게 없으니까 딴 데로 이동하겠죠.” <cite> - 강만수 이장</cite>
 </blockqu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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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바위에 굴 껍질만 조금 남아 있는 승봉도 인근 작은 무인도의 갯바위 모습"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8/22/newstapa/20250822133116958foqh.jpg" data-org-width="1600" dmcf-mid="unrmIP0CDE"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22/newstapa/20250822133116958foqh.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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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위에 굴 껍질만 조금 남아 있는 승봉도 인근 작은 무인도의 갯바위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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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여름은 굴의 번식 철이다. 이때 어미 굴은 흰 우유 같은 액체와 함께 알을 바다로 흩뿌린다. 먼저 뿌린 정자에 반응하는 것이다. 알과 정자는 바닷물에서 한 덩어리를 이루고, 곧 어린 굴이 생성된다. 어린 굴은 껍데기 없이 연약한 동물성 플랑크톤 형태를 띠며 바다를 떠돈다.
 어린 굴은 점차 스스로 움직이며 식물성 플랑크톤을 먹이 삼아 떠돈다. 그러다 적당한 조수 물결이 있는 바위를 만나면 그 바위에 붙어 영구적인 자기만의 군집을 만든다. 대부분 물고기에게 먹히지만, 같은 배에서 나온 약 1억 마리의 굴 중 일부가 바위에 터를 잡는 것이다. 바위에 붙고 나서는 아가미로 걸러내 플랑크톤을 먹으며 몸과 껍데기를 불려 나간다. 이렇게 생명의 순환을 돌던 굴이 돌연 자취를 감춘 것이다. 
 굴이 사라진 원인을 도무지 알 수 없었던 어민들
 어민들은 굴이 사라진 이유를 찾으려 애썼다. 오랫동안 바다를 터전으로 물길과 물때를 온몸으로 배웠던 경험으로도 쉽게 파악되지 않았다. 인천시나 국립수산과학원에도 물어봤지만, 해답을 찾을 수 없었다. 
 자연적으로 사라진 현상은 아니라는 결론만은 확실했다. 거센 파도가 친다고 굴 껍데기까지 사라질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지구온난화 같은 이유를 대기엔 인천보다 수온이 따듯한 남쪽 바다에서도 굴은 잘 자라고 있었다. 다른 이유를 찾아야 했다.
 어민들은 굴이 사라지기 시작한 장소와 시기를 떠올렸다. 승봉도와 대이작도 어민들이 굴 껍데기가 녹는 이상 현상을 느끼기 시작한 건 2006년 무렵이었다. 인근에 건설된 영흥화력발전소 3,4호기 가동을 시작한 시기가 겹쳤다. 대이작도와 승봉도에서 굴이 사라지기 시작한 곳 역시, 영흥화력발전소를 정면으로 바라보는 지점에서부터였다. 
 뜨거운 햇살이 내리쫴 바닷물이 증발하며 만들어 내는 아지랑이 뒤편으로 15km 밖 영흥화력발전소가 보였다. 강만수 이장은 승봉도와 무인도 사이에 배를 세운 채 수증기를 내뿜는 영흥화력발전소를 말없이 응시했다. 발전소에서 수증기가 나온다는 건, 가동 중이라는 뜻이다. 운영 중인 발전소는 뜨겁게 달궈진 설비의 냉각을 위해 끊임없이 바닷물을 퍼 올려 식혀야 한다. 그렇게 데워진 ‘온배수’를 인근 바다로 흘려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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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 승봉도 바다에서 본 영흥화력발전소"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8/22/newstapa/20250822133118314ovbi.png" data-org-width="1600" dmcf-mid="zl6PMZrRrc"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22/newstapa/20250822133118314ovbi.pn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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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봉도 바다에서 본 영흥화력발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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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력발전소든 핵발전소든 뜨거운 열을 발생시켜 그 열을 전기에너지로 바꾼다. 뜨거워진 발전 설비를 식히기 위해 냉각수(물)가 필요하다. 바다에서 끌어와 냉각수로 쓴 물은 열을 그대로 간직한 채 다시 바다로 내보낸다. 이 물이 바로 ‘온배수’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발전소의 온배수 문제는 바닷물보다 섭씨 7도 정도 높게 데워진 물을 방류해 주변 바다의 수온을 상승시킨다는 것이다. 인위적인 수온 상승으로 생태계 교란과 서식 환경 파괴가 일어난다. 수중 생태계는 수온 변화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 수온의 변화로 굴이 사라진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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