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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뉴스]‘케데헌’ 오드리 누나 “어릴 땐 왕따도 당했는데, K-컬처 인기 자랑스럽다” [인터뷰]

온카뱅크관리자

2025-08-01 17:45:07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팝음악계가 주목한 한국계 미국인 싱어송라이터 오는 3일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공연차 내한 ‘케데헌’ 걸그룹 헌트릭스 미라 역할 가창 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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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류 팝 음악계가 주목하는 가장 강력한 싱어송라이터 오드리 누나 [아리스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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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한국명 추해원, 활동명 오드리 누나(26·Audrey Chu).
 “한국에선 형제, 자매 사이의 관계에서 부르는 말이 다 다르잖아요. 여섯 살 어린 남동생이 있는데 한국말로 누나라고 부르는 것이 참 좋더라고요. 성별이 다른 동생에게 리스펙트(respect) 받는다는 느낌이 들어서요. 그래서 누나라고 붙였어요.”
 ‘아름다운 바다(해원)’를 품고 육지로 튀어오르 그는 어릴적부터 ‘뉴저지 스타’였다. 처음 노래를 불렀던 때는 불과 세 살. “생선만 주면 노래를 했다”는 오드리 누나(26)는 떡잎부터 남달랐던 될성부른 나무였다. 일곱 살에 나간 동요대회에서 ‘아빠하고 나하고’를 불러 은상을 받았고, 열 살엔 US 오픈 테니스 대회에서 미국 국가를 불렀다. 열세 살엔 비욘세의 ‘헤이 러브’를 부른 뉴저지 전역 오디션에 나가 상금 500달러를 받았다. 그는 “노래는 나의 첫사랑”이라고 했다.
 등장과 동시에 미국 R&amp;B 힙합신에서 가장 주목받는 신예가 됐다. 2019년 스무살에 데뷔했고, 오드리 누나의 신보가 나올 때면 뉴욕 타임스퀘어 전광판이 그의 얼굴로 가득 메워진다. 최근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속 인기 걸그룹 헌트릭스 멤버 미라의 가창을 맡아 한국에서도 숱하게 거론되는 이름이 됐다.
 미국 로스엔젤레스에 살고 있는 오드리 누나가 ‘2025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공연차 한국을 찾아 헤럴드경제와 만났다. 2022년 랩비트(RAPBEAT), 2024SUS ‘T ’슬로우 라이프 슬로우 라이브‘(슬라슬라) 페스티벌에 이어 세 번째 내한이다. 한국 공연 이후엔 일본과 호주 멜버른에서의 단독공연도 예정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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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수 되려 NYU 중퇴…“꿈이 사라지면 인생도 사라진다”는 가훈으로 父 설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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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류 팝 음악계가 주목하는 가장 강력한 싱어송라이터 오드리 누나 [아리스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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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 세 살 때부터 “커서 가수가 되겠다”고 마음 먹었지만, 데뷔를 하는 과정엔 전략가의 면모가 묻어났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다양한 커버곡을 올렸고, 그것이 유명 프로듀서인 안와 소이어(Anwar Sawyer)에게 발탁돼 소니뮤직 그룹 산하 아리스타 레코드에 둥지를 틀게 됐다. 관건은 부모님을 설득하는 일이었다.
 “파워포인트 프레젠테이션을 만들었어요. 학교를 그만두고 가수를 할 때 얻을 수 있는 이득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약간의 과장을 더해 1년 계획을 설명했어요. 엄마는 지지했지만, 아빠는 그래도 학위는 있어야 한다며 반대하셨어요.”
 당시 그는 미국 명문인 뉴욕대(NYU)에 입학해 클라이브 데이비스 인스티튜트 오브 레코디드 뮤직(Clive Davis Institute of Recorded Music)을 다니던 중이었다. 오드리 누나의 지략은 어릴적부터 아버지가 강조한 ‘가훈’을 내거는 것이었다. PPT의 첫 페이지에 ‘꿈이 사라지면 인생도 사라진다’는 아빠의 ‘격언’을 적었다. 결과는 딸의 ‘완벽한 성공’.
 오드리 누나는 “뮤직 인더스트리를 전공했지만 학비가 너무 비싸기도 했고, 음악을 하는 데에 학위는 필요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스스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해보고 싶었다”고 했다. 지금에 와서 돌아보니 그는 “강렬하게 원한다는 마음에 기회가 오면 잡고 싶었다”며 “그런데 이제와본 그 시절 계획은 정말 순진했던 것 같다. 영화 ‘기생충’에 나온 대사처럼 ‘제일 좋은 계획은 무계획’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웃었다.
 “음악을 시작할 그 무렵이 가장 용감했던 때였어요. 두려움이 덜해 마음은 가볍고 자유로웠거든요. 프로들의 세계에 들어오니 압박도 큰 데다 비즈니스 팀을 만드는 것에 시간이 걸린다는 현실적 어려움도 알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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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류 팝 음악계가 주목하는 가장 강력한 싱어송라이터 오드리 누나 [아리스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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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멜랑콜리한 이방인의 정서는 음악적 토대…할머니 음성 담은 음악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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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르와 경계를 넘나든 음악적 배경, 한국계 미국인으로 살아온 성장 환경은 오드리 누나 음악의 중요한 방향성이다.
 그의 삶엔 음악이 없던 때가 없었다. 데스티니스 차일드, 휘트니 휴스턴, 이선희, 인순이의 노래가 공존했던 ‘엄마표’ 자체 제작 CD를 들으며 자랐고, 17살이 되며 ‘나만의 취향’이 다져졌다. 한국 사촌들의 영향으로 빅뱅과 2NE1, 소녀시대와 같은 2세대 K-팝 그룹의 음악을 접했고, 브리트니 스피어스, 켄드릭 라마, 선더캣, 트라이브 콜드 퀘스트로 취향을 다져갔다.
 지난해 발매한 정규 2집 ‘트렌치(TRENCH)’는 미국의 1990년대 알앤비, 한국의 얼터너티브, 재즈, 일렉트릭에 일본 만화 ‘아키라’의 세계관까지 더해진다. 꼼꼼하게 직조한 영화처럼 다양한 아이디어가 밀도높게 연결돼 오드리 누나의 장르를 만든다. 그는 “새로운 사운드, 세상의 모든 사운드를 음악 안에서 시도하고 싶다. 지금 시대는 모든 사운드가 트렌드이자 트렌드가 없는 시대”라며 “요즘엔 엘리엇 스미스와 같은 1990년대 얼터너티브 사운드, 원더걸스와 빅뱅 같은 올드 K-팝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오드리 누나의 이름이 영미 팝시장에서 반향을 일으킨 것은 2021년 첫 정규 앨범 ‘어 리퀴드 브렉퍼스트(a liquid breakfast)’다. 몽환적이고 멜랑콜리한 감성을 파고든 이 앨범에서 그는 자신을 관통하는 “외로움의 감정, 이 안에서 나만의 망명과 독립을 통해 자유로워지는 이야기”를 다뤘다고 했다 .
 “대체로 새벽 2시에서 5시 사이,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시간을 좋아해요. 그 시간에 대부분의 음악을 만들고 있어요. 이 때의 작업물이 제 음악의 정서에 기반한다면, 대부분의 협업곡들은 낮에 작업해 더 시끄럽고 강렬하죠. (웃음)”
 이 음반에 담긴 ‘블러썸’엔 할머니의 음성이 담겼다. 6.25 전쟁 당시 피란길에서 잠이 들었다는 이야기다. 그는 “가끔 할머니와 이야기를 할 때 녹음을 한다”며 “전쟁 당시 이야기엔 너무나 감동을 받았다. 음반 믹스할 때 그게 생각나 음악에 담았는데, 정작 할머니는 자신의 목소리를 알아차리지 못했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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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류 팝 음악계가 주목하는 가장 강력한 싱어송라이터 오드리 누나 [아리스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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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적 유산’은 나의 정체성…“모든 곳에 자연스럽게 묻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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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류 팝시장이 오드리 누나를 주목한 것은 ‘한국계 미국인’이 하는 ‘흑인 음악’이라는 데에 있었다. 기존 장르의 색깔을 온전히 드러내면서도, 그 위로 혼재한 독창적 음악성에 대한 찬사가 따라온다.
 “일반적으로 미국 문화 안엔 흑인 음악이 기반하고 있어요. 전 이 장르의 음악을 좋아하고 존중해요. 특정 장르를 시도할 때 그것에 대한 존중과 존경을 전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한 명의 팬으로서 장르를 공부했어요. 제가 만든 소리는 그 모든 장르의 혼합이라고 생각해요.”
 뉴저지에서의 어린시절은 외로운 날도 많았다. 당시를 돌아보던 오드리 누나는 “동네나 학교에서 나와 같은 얼굴을 한 사람은 본 적이 없고 한국인도 없었다”며 “어릴 때부터 혼자만의 시간을 많이 보냈고, 심심할 땐 노래를 만들었다”고 했다.
 오드리 누나에게 ‘한국계 미국인’이라는 자각은 그의 삶 곳곳에 묻어난다. 어릴 땐 ‘내 이름은 김삼순’, ‘천국의 계단’과 같은 드라마를 즐겨봤고, 한국식 가정교육을 통해 “늘 열심히 하는 것, 어른들을 공경하는 마음”과 같은 ‘한국적 마인드’를 갖게 됐다고 한다.
 그는 “한국적 유산은 나의 정체성이기에 모든 작품에 자연스럽게 묻어난다”며 “하지만 한국적 정체성을 드러내기를 스스로 강요하진 않는다. 그것은 그저 나 자신이기에 무언가를 증명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에서도 일고 있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비롯한 K-콘텐츠 열풍을 보면 격세지감을 느낄 때가 많다. 이 애니메이션에 참여한 것은 OST 작업을 맡은 더블랙레이블 프로듀서 사단에게 연락을 받으면서다. 헌트릭스 멤버 중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는 미라는 ‘목소리 본체’인 오드리 누나와도 닮았다. 그는 “가창 때는 미라가 가진 서사와 캐릭터를 살려 나만의 스타일로 녹음했다”며 “세 멤버(루미, 미라, 조이) 중엔 미라가 제일 멋있다”고 했다. 미라의 머리색이기도 한 ‘핑크색’은 오드리 누나가 좋아하는 색깔이기도 하다.
 사실 ‘케이팝 데모 헌터스’가 이렇게 큰 사랑을 받을지는 몰랐다고 오드리 누나는 돌아본다. 그는 “미국에서 자란 긴 시간을 떠올려 보면 지금의 K-콘텐츠 열풍이 너무나 놀랍다”며 “어릴 땐 (다른 외모로) 왕따를 당하기도 했는데 이젠 모두가 한국 콘텐츠를 사랑한다는 것이 너무나 자랑스럽다”고 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나 K-팝은 어린 여성들에게 세상을 살아갈 힘과 용기를 주고 감동을 줬다고 생각해요. 요즘 애니메이션의 리액션 영상을 보는 것이 좋더라고요. 저도 그런 음악을 만들고 싶어요. 좋은 음악이요. 다양성을 가진 좋은 음악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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