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가가 예측한 '대재앙의 날'과 겹치며 주민들 불안 극대화
주민들 56명 무사 확인돼…부상자나 건물 붕괴 등 없어
일본 가고시마현 도카라 열도 인근 해상에서 규모 5.4 지진이 발생했다. <출처=일본 기상청>
(서울=뉴스1) 강민경 이창규 기자 = 일본 가고시마현 도카라 열도 인근 바다에서 5일(현지시간) 오전 6시 29분쯤 규모 5.4 지진이 발생했다.
NHK 방송은 이번 지진으로 아쿠세키섬에서 진도 5강의 흔들림이 관측됐다고 전했다.
일본 기상청은 초기 분석에서 지진 규모를 5.3, 진원까지의 깊이를 20㎞로 발표했으나 이후 정밀 분석을 통해 규모 5.4, 깊이 19㎞로 수정했다.
쓰나미 발생 우려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으나 주민들의 불안감은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특히 이날은 만화가 다쓰키 료가 '대재앙의 날'로 예언한 날과 겹치면서, 과학적 근거가 없는 소문이 사회적 혼란을 가중시키는 현상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현지 당국은 지진 발생 직후 아쿠세키섬 주민 53명과 섬에 체류 중인 경찰관 6명을 포함한 59명 전원이 무사함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한때 피난 지시가 내려졌으나 오전 7시 30분에 해제됐다. 현재까지 부상자나 건물 붕괴, 정전 등 심각한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도카라 열도에서는 지난달 21일부터 1200회가 넘는 군발지진이 발생하고 있다. 1995년 이후 이 지역에서 관측된 지진 활동 중 가장 많은 횟수다.
과거에도 2021년 12월(308회), 2023년 9월(346회)에 군발지진이 있었으나 이번 지진은 횟수와 강도 면에서 과거 사례를 크게 웃돈다.
연일 계속되는 지진에 아쿠세키섬 주민들은 극심한 피로와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한 민박집 주인은 "새벽부터 이어진 지진에 잠을 잘 수 없었고 모두가 피로에 지쳐 있다"고 토로했다.
일본 정부와 지자체는 비상 대응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일본 기상청은 연일 기자회견을 열어 상황을 설명하고 당분간 최대 진도 6약 수준의 지진에 대비하라고 경고했다.
진도 6약은 일본 기상청의 지진 등급 체계에서 상위 3위에 해당하는 강한 지진으로, 대부분의 사람이 몸을 가누지 못하고 고정되지 않은 가구의 50% 이상이 움직이거나 넘어지는 정도의 흔들림을 유발한다.
가고시마현 또한 지난 3일 진도 6약 지진 발생 직후 재해대책본부를 설치하고 피해 상황을 지속적으로 파악하고 있다.
사카이 신이치 도쿄대 지진연구소 교수는 NHK 인터뷰에서 이날 지진과 관련해 "지진의 규모를 나타내는 매그니튜드도 지금까지와 같기 때문에 일련의 지진 활동 중 하나라고 파악하고 있다"며 "군발지진은 대부분 같은 장소에서 나타나지만 이번에는 각각 조금씩 다른 곳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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