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4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타운홀 미팅 형식으로 열린 '국민소통 행보 2탄, 충청의 마음을 듣다'에서 김재경 기초과학연구원(IBS) 수리 및 계산 과학 연구단 의생명 수학 그룹 CI(KAIST 수리과학과 교수)의 과학기술 정책 개선 제안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이재명 대통령은 4일 "연구자들이 진짜 필요한 연구를 하게 하자. 행정에 많은 에너지 쏟게 하지 말자. 국가 연구개발(R&D)에서 성공률을 따지지 말자"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대전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충청에서 듣다, 충청 타운홀 미팅'에서 "연구비 액수 총액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가재정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연구 내용을 내실화하자는 이야기를 논의 중이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국가 연구에서 무슨 성공률을 따지나. 성공률을 따지지 말자. 성공률은 기업에 따져야 한다"며 하정우 대통령실 인공지능(AI)미래기획수석을 향해 "R&D 예산 개선 전 의견을 모을 때 연구기관장뿐 아니라 현장의 연구자, 개인 연구자, 스타트업 등의 의견을 많이 들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하 수석은 "이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현재 R&D 체제에 대해 많은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다"며 "저는 AI를 하는 사람이지만 동시에 과학자이고 학위를 따면서 불합리한 일을 많이 겪었다"고 말했다.
이어 "R&D 기획, 예산 관리, 평가, 선발 전반에 대해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이 대통령에 말씀을 드렸고 현재 과학기술정통부(과기정통부)와 TF를 꾸려 과학자들이 연구와 과학에만 집중하도록 도울 수 있는 대책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 수석은 "오늘처럼 R&D 관련해 현장의 의견을 경청하는 행사를 3, 4번 진행할 계획이다"며 "전문가가 주도해서 R&D 체제를 개선하는 작업을 진행해서 조만간 결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이날 김재경 기초과학연구원(IBS) 수리 및 계산 과학 연구단 의생명 수학 그룹 CI(KAIST 수리과학과 교수)가 이 대통령에 R&D 개선 체제에 대해 의견을 내기도 했다. 김 CI는 "지난 정부의 R&D 예산 삭감으로 박사후연구원 연봉이 삭감되거나 일자리를 잃는 일이 있었다"며 기초과학 분야만큼이라도 예산의 몇 퍼센트를 꼭 투자하는 제도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김 CI는 "한국 R&D 방식이 대부분 위에서 키워드를 내리는 탑다운 방식이지만 기초과학은 문제를 찾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탑다운 방식이 잘 맞지 않는다"며 "바텀업 위주의 과제가 많이 생기길 바란다"고 했다.
또 그는 "국제 인재를 확보하고 싶어도 블라인드 채용 규정 때문에 어렵다. 우수한 인재를 놓치지 않으려면 공정성도 중요하지만 수시로 인재를 채용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채린 기자 rini11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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