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빌드가 살아난 시즌9…시즌 스토리와 시즈널 파워는 뒷전

븥리자드 '디아블로4' 시즌9 '호라드림의 죄'는 무난하지만 아쉬움이 남는 시즌이다. 시스템은 더 정교해졌고, 방향성도 괜찮다. 하지만 직접 플레이해 보면 강한 인상은 없다. 시즈널 파워의 체감은 약하고, 스토리는 흥미로운 소재를 지닌 채 밋밋하게 흘러간다.

이번 시즌의 핵심은 '호라드림 주문'이다. 기술에 주문을 연결해 효과를 부여하는 시스템으로 꽤 신선하다. 자유도가 높아졌고 빌드와의 연계성도 이전보다 개선됐다. 하지만 실전에서 주는 임팩트는 미묘하다. 있는 듯 없는 듯 지나간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스토리 역시 아쉬움이 남는다. 도난과 드루이드, 아스타로트를 중심으로 한 설정은 흥미롭지만, 이를 풀어내는 방식은 지나치게 단순하다. 매력적인 소재에도 불구하고 연출과 전개가 밋밋해 몰입이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족스러운 지점도 있다. 메타 변화다. 반복되던 고정 조합이 줄고, 그간 외면받던 스킬과 조합들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제압 피해 하향과 기본 기술 상향이 제대로 먹혔고, 실험적인 플레이를 즐기기에 괜찮은 환경이 됐다.

결과적으로 시즌9는 구성은 정돈됐지만, 여운은 적은 시즌이다. 무언가를 대대적으로 바꾸진 않았지만, 기존 시스템을 조금씩 개선하려는 시도가 엿보인다. 다만 시즈널 콘텐츠의 체감과 몰입도 측면에서는 여전히 숙제로 남았다.

■ 신선하지만 다소 밋밋한 시즈널 파워

- 시즈널 파워의 밸류가 낮은 점은 아쉽다

시즌9 시즈널 파워는 '호라드림 주문'이다. 주입과 비전, 촉매 세 가지 재료를 조합해 자신만의 주문을 만들 수 있어 이전 시즌보다 자유도가 높아졌다.

자신의 핵심 기술에 주문을 장착해 함께 사용하는 방식인데, 예를 들어 히드라를 사용하는 마법사라면 히드라에 호라드림 주문을 연결해 기술 발동 시 함께 효과를 내는 식이다.

콘셉트는 분명 신선하다. 이전 시즌까지의 시즈널 파워는 매번 겉모습만 바뀌었지, 방식은 거의 비슷했다. 성장 루트와는 따로 놀고, 시즌 테마에 맞춘 특수 능력을 잠깐 체험하는 수준에 그쳤다.

호라드림 주문은 캐릭터 빌드에 더 밀접하게 붙어 있다. 단순히 주어진 능력을 사용하는 게 아니라, 주입과 비전, 촉매를 조합해 어떤 주문을 만들고 어떤 스킬에 붙일지 선택하는 재미가 있다. 

문제는 성능이다. 벨리알의 귀환 시즌의 시즈널 파워가 너무 강했던 탓인지 이번 주문은 상대적으로 무척 약하게 느껴진다. 직접적인 딜 상승도 적고, 유틸 측면도 미미하다. 이전 시즌의 우두머리 능력처럼 화끈한 효과가 없어 체감이 적다.

물론 시즈널 파워가 캐릭터 빌드보다 더 강하면 문제가 된다. 하지만 이번엔 너무 조심스럽게 설계된 나머지, 있는 듯 없는 듯 지나가는 수준이라 아쉽다. 보조의 보조 역할에 머물러 '있으나 마나'라는 평가도 나온다.

결과적으로, '호라드림 주문'은 시스템적인 방향성은 훌륭하나 실전에서의 임팩트는 약하다. 이 재미를 살리려면 최소한 체감할 수 있는 성능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 '호라드림 주문'

■ 시즌 퀘스트, 최선이었나

- 유물 멈춰...

이번 시즌 스토리는 도난과 브리오나, 아스타로트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도난은 메인 퀘스트에서도 꽤 비극적인 인물로 묘사됐던 인물인데, 그가 감춰왔던 과거와 선택의 결과가 주요 테마다. 

이번 시즌 퀘스트에선 도난의 배경이 보다 깊이 조명된다. 그는 본래 드루이드의 고향인 스코스글렌의 영주였으며, 그 뿌리에서 비롯된 사건들이 시즌 내내 중요한 축으로 작용한다.

호라드림의 일원이 되기 전 도난이 어떤 선택을 했는지, 왜 피의 유물을 봉인했는지를 따라가는 과정에서 드루이드 브리오나와 함께 움직이며 이야기를 전개한다. 배경 설정과 스코스글렌이라는 지역 특유의 분위기를 잘 활용한 점은 인상적이다.

다만, 문제는 연출과 진행 방식이다. 유물을 찾아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는 과정이 지나치게 지루하다. 이야기 자체는 흥미로운데, 이를 풀어내는 방식이 너무 평이하고 지루하다. 게임을 오래 하다 보면 어떤 이야기였는지 기억도 흐릿해진다.

무엇보다 도난이라는 인물의 비극과, 피의 유물이라는 위험한 물건의 정화라는 주제를 다루면서도 긴장감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몇몇 대사는 인상적이지만, 전반적인 몰입도는 떨어진다.

시즌 스토리를 강조하는 건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전달 방식이 지금처럼 단조롭다면 큰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 플레이의 흐름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서사적 몰입을 끌어낼 수 있는 중간점을 찾는 게 앞으로의 과제가 될 듯하다.

■ 빌드 메타 변화는 만족스럽다

- 그동안 외면받던 빌드들이 조명 받고 있다

이번 시즌에서 가장 체감되는 변화는 빌드 메타다. 개발진이 캠프파이어 챗에서 강조했던 '밸런스 조정'이 실제로 효과를 본 느낌이다. 제압 피해량이 대폭 너프되면서, 매 시즌 반복해서 보이던 빌드들이 자취를 감췄다.

대신 기본 기술들이 눈에 띄게 상향됐고, 그동안 외면받던 빌드들이 다시 조명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히드라 원소술사, 가시 혼령사, 광분 야만용사, 절단 강령술사, 꿰뚫는 사격 도적 등이 시즌 초 기준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전까지는 특정 빌드 몇 가지를 정해놓고 뻔한 조합만 반복하는 흐름이 지배적이었다. 이제는 상향된 기술을 필두로 다양한 조합을 시험해보는 유저들이 많아졌다. 각 스킬과 신규 고유 아이템 간 시너지를 탐색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전략적 재미도 늘었다.

이런 변화는 메타에 신선함을 불어넣는 데 효과적이다. 완전히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지 않고도, 기존 시스템 내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이끌어낸 점은 이번 시즌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다. 게임의 수명을 늘리는 방식으로도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특정 빌드에만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만족스럽다. 다양한 조합이 먹히는 구조는 유저가 자유롭게 실험하고 도전하는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메타의 폭이 넓어졌다는 점에서, 이번 시즌은 분명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 외부 사이트 티어에도 다양한 빌드가 올라왔다

as7650@gametoc.co.kr

Copyright © 게임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