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박 조코비치가 3일 2025 윔블던 남자단식 2라운드에서 다니엘 에반스와 격돌하고 있다. 사진/윔블던
[김경무의 오디세이] 시즌 세번째 그랜드슬램인 2025 윔블던 챔피언십에서 이변이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우승후보인 노박 조코비치(38·세르비아)와 야니크 시너(23·이탈리아)의 4강 대결 가능성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세계랭킹 6위인 조코비치는 3일 영국 런던 올잉글랜드 론테니스클럽 센터코트에서 열린 대회 남자단식 2라운드(64강전)에서 와일드카드로 출전한 154위 다니엘 에반스(35·영국)를 3-0(6-3, 6-2, 6-0)으로 완파했습니다.
2021년 몬테카를로 ATP 마스터스 1000 대회 때 에반스에게 1패를 당한 적이 있는 조코비치였는데, 이날은 서브 에이스 11개에 첫 서브 성공률 78%(45/58), 위너(winner) 46개 등 절정의 기량을 선보이며 1시간47분 만에 가볍게 경기를 마무리했습니다.
이로써 조코비치는 7번이나 제패한 윔블던에서 99승을 올렸고, 그랜드슬램 남자단식 25회 우승을 향해서도 순항했습니다. 이번에 우승하면 로저 페더러의 윔블던 남자단식 8회 우승과도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됩니다.
<사진> 야니크 시너가 2라운드에서 알렉산드라 부키치를 상대로 발리를 하고 있다. 사진/ATP 투어
세계랭킹 1위 시너는 이날 센터코트에서 열린 남자단식 2라운드에서 93위 알렉산드라 부키치(29·호주)를 3-0(6-1, 6-1, 6-3)으로 누르고 윔블던 첫 우승을 향해 순항했습니다.
ATP 투어는 시너가 ‘거의 결점없는(flawless) 경기력’을 보여줬다고 극찬했습니다. 실제로 시너는 서브 에이스 12개, 첫 서브 성공률 64%(51/80), 위너 38개 등을 기록하며 부키치를 완전 압도했습니다.
이번 대회에 앞서 대진이 확정됐을 때, 전문가들은 지난 7월 2025 롤랑가로스(프랑스오픈)에 이어 이번에도 1번 시드 시너와 6번 시드 조코비치의 4강 대결 가능성이 높다고 봤습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그럴 것 같네요.
조코비치는 3라운드에서 세계 49위인 미오미르 케크마노비치(25·세르비아)와 격돌하는데, 6라운드(4강전)까지는 크게 어려운 상대가 없어 보입니다.
8강전에서 격돌할 것으로 예상됐던 세계 4위 잭 드레이퍼(23·영국)가 이날 2라운드에서 83위 마린 칠리치(36·크로아티아)한테 1-3(4-6, 3-6, 6-1, 4-6)으로 져 탈락한 것도 조코비치한테는 호재입니다. 왼손 빅히터인 드레이퍼는 윔블던을 개최하는 영국의 ‘희망’으로 잠재적 우승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습니다.
시너는 3라운드에서 세계 52위 페드로 마르티네스(28·스페인)를 만나는데 비교적 수월한 상대입니다. 여기서 이기면 세계 21위 그리고르 디미트로프(34·불가리아)와 격돌하게 됩니다.
애초 8강전에서 만날 것으로 예상됐던 세계 7위 로렌초 무세티(23·이탈리아)가 1라운드에서 탈락한 것도 시너한테는 희소식일 겁니다.
지난달 롤랑가로스 4강전 때 시너는 조코비치를 3-0(6-4, 7-5, 7-6<7-3>)으로 누르고 기세를 올렸습니다. 하지만 결승에서 빅 라이벌인 카를로스 알카라스(22·스페인)한테 2-3(6-4, 7-6<7-4>, 4-6, 6-7<3-7>, 6-7<2-10>)으로 역전패를 당해 준우승에 그쳤습니다.
섭씨 30도를 넘는 고온의 날씨에다 잔디코트라 이번 대회 이변이 속출하고 있는데도, 3명의 우승후보인 시너와 알카라스, 그리고 조코비치는 초반 잘 나가고 있습니다.
시너와 조코비치의 4강전, 그리고 알카라스와 시너의 결승전이 프랑스오픈에 이어 또다시 성사될까요? 이번 대회 중요한 관전포인트가 아닐 수 없겠네요.
[기사제보 tennis@tenni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