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앤파이터' IP 관련 성과급 두고 입장 첨예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넥슨지회 네오플 분회가 3일 제주시 노형동에 위치한 네오플 제주 본사 앞에서 사측의 성실교섭을 촉구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네오플 분회
게임 '던전앤파이터' 개발사인 네오플 노조가 성과급 제도를 두고 국내 게임업계 최초로 3일간 총파업을 실시한 가운데, 노사 갈등이 갈수록 격화하고 있다. 성과급을 둔 노조와 회사의 주장이 첨예하게 갈리며 상황이 장기화하는 양상이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넥슨지회 네오플 분회는 이날 제주시 노형동에 위치한 네오플 제주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에 성실한 교섭을 촉구했다.
기자회견에서 노조는 "지난해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출시 후 역대 국산 게임 중 사례가 없는 높은 성과를 만들어 냈으나 회사는 약속된 신규 개발 성과급(GI)의 3분의 1을 일방적으로 삭감 지급해 수백억원의 이득을 챙겼다"면서 "직원들의 KI(KPI 인센티브)의 총액도 작년 대비 55%로 축소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KI 총액이 20% 증가했다는 사측의 주장에는 "인원 증가 및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구성원들이 받았어야 할 GI 인센티브의 일부가 포함됐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사건의 핵심은 넥슨이 지난해 중국에 출시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을 둔 성과급 축소 논란이다. 노조는 회사가 약속한 성과급의 일부를 일방적으로 삭감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던파 모바일은 당초 중국 출시를 목표로 개발됐으나 중국 당국의 규제로 출시가 지연되며 한국에 먼저 출시됐다. 이 과정에서 회사는 해외 퍼블리싱 수수료 등을 이유로 GI 지급률을 프로젝트 순이익의 30%에서 20%로 줄였다. 넥슨은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의 중국 성과에 힘입어 지난해 역대 최고 매출액인 1조3783억원을 거둔 바 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중국 1차 GI 지급 이전에도 총 300억원 수준의 다양한 인센티브를 관련 조직 구성원들에게 지급해 왔다"며 "개발 단계에서부터 총 3차례 MI(마일스톤 인센티브)를 지급했으며, 한국과 중국 론칭 시점에 출시를 기념하는 격려금을 비롯해 중국 출시의 초기 흥행을 축하하는 의미의 전사 스팟 보너스 등을 줬다"고 반박했다.
또 "중국 서비스 시점으로부터 1년 6개월 전인 2022년 12월에 관련 구성원을 대상으로 (GI 지급률 조정을) 사전에 안내했다"며 "국내 출시 이후 2년간 GI 지급 후 KI 제도를 적용하는 것이 원칙이나 향후 중국 출시가 가능해질 경우 GI 기간을 2년 추가 적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부연했다.
현재 넥슨컴퍼니는 ▲신규 개발 조직 대상으로 게임 출시 후 2년간 프로젝트 이익의 일부를 인센티브로 주는 GI 제도 ▲GI 지급 후 라이브 서비스 실적에 따라 인센티브를 주는 KI 제도 등 크게 2가지 성과급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KI 성과급을 둘러싸고도 서로 다른 입장을 취하고 있다. 노조는 던전앤파이터 PC 등 매년 수천억원에 달하는 매출에 기여하는 직원들에게 지급되는 KI 인센티브가 지난해 대비 55% 줄었다고 지적했다. 사측은 KI 대상 조직에 지급된 총 성과급은 경영진 제외 기준으로 전년 대비 20% 증가해 연봉의 27%에 달한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노조는 회사가 부당노동행위를 하고 있다고도 반발하고 있다. 파업 기간 중 연차 사용 사유 소명을 요구하고, 쟁의근태 등록 시스템을 통해 조합원들에게 쟁의 참여 여부를 등록하도록 지시했다는 것이다. 노조는 이것이 명백한 부당노동행위라며 노동청에 근로감독요청 공문을 전달한 상태다.
이에 사측은 "대법원 판결에 따르면 연차휴가를 사용해 파업에 참여하는 것은 정당한 연차휴가권의 행사라고 볼 수 없고 그에 따라 유급의 임금청구권이 발생하지 않으며, 파업 참여에 따른 무노동 무임금이 적용된다"며 "대법원은 연차휴가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근로제공을 거부하는 것 역시 쟁의행위에 해당하므로 무노동 무임금 원칙이 적용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노조는 네오플의 업무 강도가 상당히 높고, 지난해 이정헌 넥슨 일본법인 대표가 던전앤파이터 콘텐츠를 전년 대비 2배로 확대하겠다고 밝힌 후 개발 요구 속도가 강해지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사측은 네오플의 평균 초과근로 시간이 44분으로, 과중한 업무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네오플은 "넥슨컴퍼니 계열사들의 일 평균 초과근로 시간은 30분"이라며 "산업 특성상 특정 직무와 조직에 초과근로가 집중되는 시기가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점을 회사도 인지하고 있으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연 15% 수준의 신규 채용과 근로문화개선 TF(태스크포스) 운영 등의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한편, 네오플 노조는 전직원 약 1500명 중 1133명이 조합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부서별로 돌아가며 파업하는 순차 파업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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