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두번째 빨리 끝난 장마, 평년보다 23일 일러
장맛비 많았던 해에 비해 강수량 무려 92% 감소
일주일째 폭염특보가 이어진 3일 한 어르신이 얼음 생수통를 머리에 대고 더위를 식히고 있다. 2025.7.3/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광주=뉴스1) 이승현 기자 = 광주·전남의 장마가 12일 만에 끝난 것으로 확인됐다. 역대 두 번째로 빨리 끝난 장마로 비가 내리지 않으면서 무더위는 장기화할 전망이다.
3일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기상청은 지난 1일 광주·전남 지역의 장마가 끝난 것으로 분석했다. 평년에 비해 23일 이르고, 1973년 6월 30일에 이어 두 번째로 빠른 장마 종료 시점이다.
광주·전남은 지난달 20일 장마가 시작돼 지속 기간이 12일밖에 되지 않는데 이 역시도 1973년(6일) 이후 두 번째로 짧은 기록이다.
강수일수는 4.6일, 강수량은 55.7㎜로 역대 두 번째로 적다. 장마철 강수량이 가장 많았던 해는 2023년이다. 25.2일간 765.5㎜의 많은 비를 쏟아냈다.
장맛비가 가장 오래 지속된 건 2009년으로 한 달에 가까운 28일 동안 652.9㎜의 비가 내렸다.
이들 해와 비교했을 때 이번 장마는 강수량이 92% 감소했고, 일수 또한 16일 줄었다.
기상청은 이른 장마 종료 요인으로 '열대 요란'을 지목했다.
열대 지역에서 발달한 구름대이자 태풍의 씨앗이라 불리는 열대 요란이 우리나라 쪽으로 고온 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을 밀어 올렸다.
북서쪽으로 올라간 정체전선은 고기압의 영향으로 남하하지 못했고 사실상 정체전선 영향권에서 벗어나면서 장마가 끝난 것으로 기상청은 분석했다.
연일 한낮 최고기온이 30도를 넘기며 무더운 날씨가 이어진 3일 한 계곡에서 아이들이 물놀이를 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2025.7.3/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장마 종료와 함께 무더위는 장기간 이어질 전망이다.
북태평양 고기압이 강화되면 고온 다습한 공기가 유입되면서 폭염과 열대야를 일으킨다.
광주와 전남은 지난달 27일부터 7일째 폭염특보가 이어지고 있고 열대야도 3일째 발현되고 있다.
북태평양 고기압 등이 발달했던 지난해에도 극한 더위가 이어졌고 폭염과 열대야 일수가 각각 33.1일, 37.8일을 기록하며 역대 가장 많이 발생했다.
기상청은 올여름 기상 전망에서 7~8월이 평년에 비해 기온이 높을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이번 주말은 최고 체감온도가 35도 내외로 올라 매우 덥고 일부 지역에서는 열대야도 나타날 것으로 예보됐다.
치솟은 기온으로 대기가 불안정해져 소나기는 내릴 수 있지만 일시적으로 기온이 내려갈 뿐 그치고 나면 다시 무덥겠다.
기상청 관계자는 "추후 재분석을 통해 장마 종료일이 변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분간 큰 비 소식이 없기 때문에 폭염이 장기화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며 "폭염 대응 요령에 따라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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