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엔씨·넷마블 주식 대거 매입하며 지분 확대
엔씨·넷마블 모두 신작 기대감과 체질 개선에 주목
엔씨소프트 판교 R&D센터 /뉴스1
(서울=뉴스1) 김민재 기자 = 국민연금이 엔씨소프트(036570)와 넷마블(251270)에 총 930억 원을 투자하며 지분을 확대했다. 그동안 업황 위축으로 어려움을 겪던 게임 기업 지분을 국민연금이 공격적으로 매입하자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은 지난달 30일 넷마블 주식을 약 533억 원어치 매수해서 지분율을 5.15%에서 6.15%로 끌어올렸다. 같은 날 엔씨소프트 주식은 396억 원어치를 매입해 지분율을 7.31%에서 8.34%로 올렸다.
지분 추가 매입은 두 기업의 성장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올해 말 출시 예정인 엔씨소프트 신작 '아이온2'는 최근 진행한 포커스 그룹 테스트(FGT)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며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특히 언리얼 엔진 5 기반의 고품질 그래픽과 풍부한 커스터마이징 옵션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게임 콘텐츠 또한 원작인 '아이온' 세계관과 연결돼 흥미를 유발한다는 평을 얻었다.
그동안 엔씨소프트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받았던 리니지류의 수익 모델(BM) 우려도 해소되는 분위기다. FGT 리뷰에서는 과금 강도가 높지 않으며 '리니지라이크' 요소가 없다는 평가가 나왔다.
체질 개선을 통한 수익 구조 개선 역시 긍정적인 요소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대규모 구조조정 이후 비용 효율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그 결과 올해 1분기 인건비와 마케팅 비용은 직전 분기보다 각각 40%, 60% 줄어들었다. 엔씨소프트 측은 퇴직 위로금 효과 축소와 인원 감축 효과가 인건비 감소의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엔씨소프트는 이런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는 "작년 '외과 수술'을 통해 레거시 지식재산권(IP)만으로도 영업이익을 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고, 올해에는 비용과 조직 절감을 통해 효율적으로 게임을 개발하고 퍼블리싱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김진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아이온2가 신작의 리니지화라는 부정적 콘셉트에서 벗어나고 하반기에 아시아권에서 성공해 기업가치를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넷마블 지타워(넷마블 제공)/뉴스1
넷마블은 올해 출시한 '세븐나이츠 리버스'와 'RF 온라인'이 실적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특히 지난 5월 출시된 '세븐나이츠 리버스'는 21일 연속 양대 애플리케이션(앱) 마켓 1위를 지키며 흥행에 성공했다.
넷마블이 자체 IP로 좋은 성과를 냈다는 점에서 더 고무적이다. 넷마블은 지난해 웹툰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IP를 활용해 흥행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는 외부 IP를 활용한 것이기에 로열티 지급 등 수익 배분에 한계가 있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나 혼자만 레벨업은) 타사 IP이기에 로열티를 지급해야 했었는데, 오롯이 넷마블 IP로 매출 순위가 잘 나오니 실적 전망이 좋다"고 분석했다.
넷마블은 그동안 모바일 게임을 주력으로 해왔으나 최근 PC와 콘솔 플랫폼으로의 확장을 모색하며 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과 '몬길: 스타다이브', '프로젝트 솔' 등 신작 5개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중 일곱개의 대죄: 오리진과 몬길: 스타다이브는 모바일과 PC, 콘솔에서 이용할 수 있다. 프로젝트 솔은 PC와 모바일에서 사용할 수 있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모바일 게임의 생애 주기가 짧아지고 있지만, 향후 넷마블 신작 게임이 PC와 콘솔 기반으로 출시될 예정인 만큼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매출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용 효율화 노력도 병행하며 재무 건전성 강화에 힘쓰고 있다. 넷마블의 1분기 영업 비용은 5742억 원으로 직전 분기보다 6.5% 줄었다. 김병규 넷마블 대표는 1분기 실적발표에서 "신작을 출시하더라도 마케팅 비용 효율화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minj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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