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집 비운 새 불…8살·6살 자매 숨져
스프링클러 설치 안 돼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부모가 집을 비운 사이 발생한 화재로 8·6세 자매가 숨진 가운데 3일 오전 부산 기장군의 한 아파트 6층 화재현장에서 경찰, 소방,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이 합동 감식을 벌이고 있다. 2025.07.03. yulnetphoto@newsis.com
[부산=뉴시스]김민지 기자 = 지난달 부모가 일하러 나간 사이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로 어린 자매가 목숨을 잃은 지 열흘도 안 돼 비슷한 화재 사고로 또다시 8살, 6살 자매가 숨졌다.
3일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지난 2일 오후 10시58분께 기장군의 한 13층짜리 아파트 6층에서 불이 났다.
화재 당시 아파트 관리인이 화재 발생 경보를 듣고 119에 신고했으며, "불꽃과 연기가 보이며 '펑'하는 폭발음이 들린다"는 내용의 신고가 접수됐다.
화재 당시 집 내부에는 어린 자매만이 있었다. 당시 부모는 일을 하러 나가는 등 외출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 도착한 소방은 6층 베란다 외부로 분출되는 불꽃과 연기를 확인하고, 곧바로 아파트 계단으로 올라가 6층 현관문을 개방했다고 전했다.
집 거실에는 층간소음용 매트가 깔려 있었고 6살 동생이 집 중문 입구에서, 8살 언니가 거실 베란다 앞에서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의식이 없는 심정지 상태로 구조된 뒤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이날 불이 나며 아파트 주민 등 100여 명이 긴급 대피했다.
불은 아파트 내부 등을 태워 2850만원(소방 추산)의 재산 피해를 내고 35분 만에 진화됐다.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부모가 집을 비운 사이 발생한 화재로 8·6세 자매가 숨진 가운데 3일 오전 부산 기장군의 한 아파트에서 합동감식에 나선 경찰 과학수사 요원들이 화재현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2025.07.03. yulnetphoto@newsis.com
이날 오전 10시께 경찰과 소방,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유관기관이 화재 원인 조사를 위한 합동 감식에 나섰다.
민동복 기장소방서 현장대응3단장은 "현재 발화점을 추정하고 있으나, 아직 특정할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또 화재 이전 아파트 단지 전체에 정전이 있었다는 진술에 대해 "화재와의 연관성을 확인 중"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아파트는 2003년 건축 허가, 2007년 준공된 것으로 스프링클러는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민 단장은 "이 아파트 복도와 집 안에는 자동화재탐지설비가 있었고, 경보기가 울린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경찰과 소방은 합동 감식을 통해 정확한 화재 원인을 파악하고, 자매에 대한 부검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날 화재 소식에 박형준 시장과 정종복 기장군수 등도 현장을 찾았다.
기장군은 이 가정의 소득조사를 거쳐 긴급 생활비와 주거비 지원이 가능한지 확인할 계획이다.
부산시는 구축 아파트에 대한 소방시설 설치 여부에 대해 전수조사를 진행 중이며, 돌봄 정책 등도 살필 예정이다.
앞서 지난달 24일 새벽 부산진구의 한 아파트에서도 불이 나 10살, 7살의 어린 자매가 숨졌다. 이들 역시 부모가 일을 하러 나간 사이 발생한 화재로 목숨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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