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나라 사이 전투적 우의 친선 더욱 승화"
무대 배경엔 우크라 파병 간 북한군 사진 걸리기도
딸 주애도 김정은 옆에서 사진전 및 공연 관람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방북한 올가 류비모바 러시아 문화부 장관을 만나 양국 간 문화 교류협력에 대해 논의했다. 군사와 안보, 경제에 이어 문화까지 교류를 확대하며 북러간 밀착이 더욱 심화하고 있다. 양측이 함께 관람한 공연 무대 배경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된 북한군들의 사진이 걸려 눈길을 끌었다.
30일 북한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이 전날(29일)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류비모바 장관을 접견했다고 보도했다. 류비모바 장관은 지난해 6월 1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해 김 위원장과 체결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북러조약) 1주년을 맞이해 문화성 대표단을 이끌고 방북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국가사회생활의 모든 분야가 다 중요하지만 특히 문화예술부문의 교류는 두 나라의 민심적 기초를 강화하고 인민들 사이의 친선과 우의, 호상리해와 공감의 뉴대를 굳건히 하는데서 커다란 작용을 한다”고 밝혔다. 이어 “문화분야가 두 나라 관계를 인도하는것이 중요하며 그러자면 문화예술분야에서의 교류와 협력을 더욱 확대하여 호상 우수한 문화전통에 대해 더 잘 알고 더 많이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뜻깊은 6월에 로씨야련방 문화상이 직접 예술단들을 인솔하고 평양을 방문한것은 우리 인민들이 로씨야인민의 훌륭한 문화에 대해 더 깊은 리해를 가지는 중요한 계기로 된다고 하시면서 이번 방문이 두 나라사이의 전투적우의와 친선의 감정을 더욱 승화시키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문은 김 위원장이 “문화분야에서의 교류협력과 관련한 전망적인 계획들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논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날 김 위원장은 동평양대극장에서 류비모바 장관의 안내를 받으며 러시아의 대기념비 및 건축물들 사진을 둘러보기도 했다. 신문이 공개한 사진에는 김 위원장의 딸 주애도 등장했다. 주애는 김 위원장 옆자리에서 사진전·공연을 함께 지켜봤다. 주애는 지난 5월 9일 러시아의 제2차 세계대전 승전일(전승절)에도 김 위원장과 함께 평양에 있는 러시아 대사관을 방문한 바 있다.
공연에서는 북한 가수들의 무대 배경이 되는 대형 스크린에 러시아 쿠르스크에 파병된 것으로 보이는 북한 군인들 사진이 내걸린 점도 눈길을 끌었다. 이들이 숲 속에서 북한 국기인 인공기와 러시아 국기를 흔드는 모습, 인공기를 든 채 환호하는 모습 등이다. 러시아 국기와 인공기를 든 양측 병사가 모여 있는 사진도 있었다. 우크라이나전에 파병을 하며 북러 밀착이 고도화한 만큼, 이에 대한 의미를 부여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최근 공병 1000명과 군사건설 인력 5000명을 3차 파병할 것으로 알려졌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북한은 이미 러시아 파병을 대내외에 공식화한 상황이기 때문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사안은 아니다”라면서도 “전투 장면을 일반 주민이 볼 수 있는 수준으로 공개한 것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북러간 사회 문화 교류가 강화하는 가운데 타스통신에 따르면 북한이 최근 새로 준공한 강원도 원산 갈마 해안관광지구에 러시아 관광객들이 내달 7일 처음 방문한다. 또 모스크바-평양 직항 노선이 주 2회 운항을 목표로 조만간 편성될 전망이다. 북러 사이에는 북한 고려항공이 운항하는 평양-블라디보스토크 노선만이 직항 노선이었지만 최근 러시아 노드윈드 항공사가 러시아 연방항공청에 모스크바-평양 직항 노선을 신청한 상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9일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올가 류비모바 러시아 문화부 장관을 접견하고 공연을 관람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0일 보도했다.[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인경 (5too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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