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선빈, 영화 '노이즈' 인터뷰
코미디와 생활 연기로 사랑받은 이선빈, 공포물에 도전한 이유
해외 영화제 초청에 부담감 느낀 이유
최근 이선빈은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영화 '노이즈'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노이즈'는 층간소음으로 매일 시끄러운 아파트 단지에서 실종된 여동생을 찾아 나선 주영(이선빈)이 미스터리한 사건과 마주하게 되는 현실 공포 스릴러다. 바이포엠스튜디오 제공
배우 이선빈이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장르, 공포물로 돌아왔다.
최근 이선빈은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영화 '노이즈'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노이즈'는 층간소음으로 매일 시끄러운 아파트 단지에서 실종된 여동생을 찾아 나선 주영(이선빈)이 미스터리한 사건과 마주하게 되는 현실 공포 스릴러다.
개봉 전부터 시체스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물론 캐나다의 판타지아국제영화제, 독일의 판타지필름페스트나이츠 등 해외 유수 영화제들에 연이은 초청을 받으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이날 이선빈은 작품에 대한 애정과 그간의 고민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2년 전 촬영한 작품을 드디어 관객들 앞에 선보이기 때문에 각오 또한 남달랐다. 이선빈은 "어렸을 때부터 공포물을 하고 싶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장르다 보니 오히려 더 신중하고 조심스러웠다"라고 토로했다.
공개 후 쏟아지는 호평은 이선빈에게 적지 않은 위로가 됐단다. 이선빈은 "마치 보상을 받는 기분"이라며 뿌듯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신인 시절부터 공포물 제안이 많이 들어왔는데, 그때마다 고사했다. 그런데 노이즈는 '평범한 이선빈'으로 도전해볼 수 있겠다고 느꼈다. 누구나 피해자도 가해자도 될 수 있는 층간소음이라는 설정도 흥미로웠다"라며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배우로서의 고민도 들을 수 있었다. 이선빈은 "저 스스로 외모나 피지컬적으로 공포를 극대화할 수 있을까 의심했다. 너무 사랑하는 장르에 내가 어울릴까, 그런 고민을 많이 했다"라면서도 "용기를 내게 해준 것은 '주제의 힘'이었다. 소음과 청각을 주제로 하는데 주인공이 청각 장애를 갖고 있다. 이 부분에서 매력을 느꼈다. 공포 마니아들 사이에서도 색다른 것들을 좋아하는 분들이 매력을 느낄 것이라고 생각했다"라고 짚었다.
특히 이선빈은 공포영화의 핵심 요소 중 하나인 '청각'에 매력을 느꼈다. 이선빈은 "사람이라면 가장 무서울 때 귀를 막는다. '노이즈'는 오롯이 청각에서 출발해서 청각으로 긴장을 이끄는 영화다. 이건 한국 공포영화에서 처음 시도된 방식이라고 생각한다"라면서 자부심을 드러냈다.
영화 '노이즈'는 층간소음으로 매일 시끄러운 아파트 단지에서 실종된 여동생을 찾아 나선 주영(이선빈)이 미스터리한 사건과 마주하게 되는 현실 공포 스릴러다. 바이포엠스튜디오 제공
해외 영화제 초청과 선판매 소식도 그에게는 부담으로 다가왔다. "정말 감사한 일이었지만 동시에 부담도 컸어요. 내가 자존감이 높지 않은 편이라, 최소한 지켜야 할 게 뭘까 고민하고 대책도 세웠어요."
공포 장르 특성상 디테일한 연기가 중요한 만큼, 촬영 과정은 쉽지 않았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이선빈은 공포 장르물의 특성상 놀라는 타이밍, 눈동자의 움직임, 클로즈업에서의 감정선까지 다 계산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연출을 맡은 김수진 감독님이 그런 부분을 굉장히 예민하게 접근하셨다"라고 떠올렸다. 실제로 귀신을 본 적도 있다는 이선빈은 "사실 연습생 시절 귀신을 본 적도 있어요. 당시엔 무섭기도 했지만 지금 생각하면 흥미롭고 재밌는 기억"이라면서 "사실 저는 기독교"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간 형사, 검사, PD 등 다양한 역할을 소화한 이선빈이지만 이번 작품은 결코 쉽지 않았다. 애정하기에 더욱 신중할 수밖에 없었단다. 이선빈은 "매순간 매 작품이 제게는 새로운 도전이다. 장르가 주는 힘은 배우에게 크게 작용한다. 프레임이 씌워질 수도 있고 배우의 이미지가 된다. 매번 새로운 톤과 감정을 찾는 게 쉽진 않았다"라고 고백했다.
'술꾼도시여자들' '소년시대' 등 대중적으로 흥행에 성공한 작품들을 보면서 대중이 자신의 어떤 톤과 연기를 보고 싶어하는지 직접 경험했고 스스로도 답을 찾아가는 중이다. "그동안 많은 사랑을 받았아요.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냈는데 사랑을 받았고 제 새로운 면까지 알게 됐어요. 용기가 많이 없는데 도전할 용기를 낼 수 있었죠."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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