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페라마이드 감염에는 복용 금지
단기간 지속에는 흡착성 지사제
고열·감염 동반되면 병원으로
MK약국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장마와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일상 속 불청객도 찾아왔습니다. 바로 ‘갑작스러운 배앓이’, 설사 증상입니다.
요즘 같은 계절에는 음식이 쉽게 상하고, 수영장·계곡 등 야외활동이 많아지면서 세균 감염에 노출되기 쉬운데요. 냉면이나 회, 빙수나 아이스크림 같은 찬 음식을 자주 먹는 것도 위장에 부담을 주는 요인입니다.
실제로 여름철에는 위장 관련 질환자가 뚜렷하게 늘어납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6월 초 대비 장관감염증 신고 건수는 2배 이상 증가하며, 캄필로박터·살모넬라 같은 세균성 장염이 여름철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서도 위장염 환자는 6월 57만명, 7월 71만명, 8월 69만명으로 여름철 환자 수가 가장 많습니다. 고온다습한 날씨가 병원성 세균 번식에 최적이기 때문인데요. 여기에 위생 취약지대 노출과 조리·보관 부주의까지 겹치면 감염 확률은 훨씬 높아집니다.
지사제 ‘로페라마이드’ 신중하게 복용해야
한국얀센의 지사제 ‘이모디움’.
배가 살살 아프고 ‘급 설사’ 증상이 왔을 때 가장 먼저 손이 가는 약이 지사제입니다. 하지만 모든 설사에 지사제가 도움이 되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복용 타이밍과 증상에 따라 해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약국에서 가장 많이 찾는 여름철 설사약은 단연 로페라마이드 성분의 지사제입니다. 대표 제품으로는 영일제약의 ‘로프민 캡슐’, 한국얀센 ‘이모디움’이 있습니다. 이 약들은 모두 장 운동을 억제해 설사 증상을 빠르게 완화하는 작용을 하며, 대부분 하루 2㎎씩 1~2회 복용이 권장됩니다.
하지만 잘못 복용하면 위험해질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특히 고열이 있거나 혈변(피 섞인 설사)이 나오거나 하루 6회 이상 반복되는 지속 설사 증상이 동반될 경우 절대 복용하시면 안되니 꼭 기억하세요.
로페라마이드는 감염성 장염일 경우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로페라마이드가 장 속 세균을 밖으로 배출하는 자연 치유 과정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병원균이 장에 더 오래 머물게 되면, 상태가 더 악화될 수 있습니다. 특히 자녀에게 사용은 금물입니다. 로페라마이드 성분은 6세 미만은 금기이고, 일부 제품은 12세 이상부터만 허용되니 제품 설명서를 꼭 확인해주세요.
장을 코팅해주는 ‘흡착성 지사제’란
대웅제약의 흡착성 지사제 ‘포타겔현탁액’.
‘흡착성 지사제’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위궤양에 드시는 ‘겔포스’처럼 장을 코팅해준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흡착성 지사제 성분인 스멕타이트도 자주 언급되는데요. 대표 제품으로는 대원제약의 ‘포타겔현탁액’, 대웅제약의 ‘디옥타’ 등이 있습니다.
이들 제품의 주성분은 모두 디옥타헤드랄 스멕타이트입니다. 이 성분은 천연 무기 점토질로, 장내에서 세균, 바이러스, 독소, 가스, 담즙산 등 유해 물질을 흡착(달라붙게) 해 장벽을 보호하고, 이를 몸 밖으로 배설하는 방식으로 설사 증상을 완화해줍니다.
스멕타이트는 로페라마이드의 지사제와는 달리 몸에 흡수되지 않기 때문에 전신 작용이 없어 비교적 안전합니다. 소아에게도 자주 사용되는 약이에요. 설사 증상이 갑작스럽게 시작되어 원인이 명확하지 않거나, 열·혈변이 없으며 단기간 지속될 경우 흡착성 지사제가 안전한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설사가 나면 가장 먼저 손실되는 것이 수분과 전해질입니다. 체내 전해질 균형이 무너지면 탈수는 물론, 현기증, 저혈압, 심한 경우 의식 저하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 설사라면 지사제보다는 전해질 보충이 먼저입니다. 한국아보트의 ‘페디아라이트’가 대표적인데요. 소금, 포도당, 칼륨 등이 세계보건기구(WHO) 권고 기준에 맞춰 배합되어 있어 수분 흡수율을 높이고 설사로 인한 탈수를 막아줍니다.
이런 증상 있다면, 약 말고 병원으로
좋은 약들이 많지만 모든 설사가 약으로 해결되는 건 아닙니다. 고열(38.5도 이상)이 동반된 설사, 하루 6회 이상 지속되는 묽은 설사, 혈변 또는 검은색 변, 복부 팽만, 극심한 복통, 탈수 증상 (입이 바짝 마르거나, 소변이 거의 없거나, 어지럽고 무기력한 경우)이 동반된다면 병원으로 가야합니다.
특히 영유아, 고령층, 당뇨·심장병 등 기저질환자는 탈수 진행이 빠른 만큼, 수액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위중해질 수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합니다.
여름철 설사는 단순한 ‘배탈’이 아닐 수 있습니다. 탈수, 세균 감염, 면역력 저하 등 몸이 보내는 중요한 신호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약이 있다고 무작정 안심하기보다는 언제, 어떤 설사에 어떤 약을, 얼마나 복용해야 하는지 전문가의 조언을 함께 고려하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MK약국과 함께 올 여름, 뱃 속 건강까지 현명하게 챙겨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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