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밀착형 소통 플랫폼, 현장시장실 운영해
민·관·학 워킹그룹, 정책 실행력 강화 기여
시민 주도 공론장으로 갈등 해결 모델 구축
의정부시 녹양동주민센터에서 열린 ‘현장시장실’에서 김동근 시장이 한 민원인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의정부시 제공
의정부=김준구 기자
경기 의정부시가 민선 8기 출범 이후 ‘시민과 함께 만드는 협치행정’을 본격화하고 있다. 시민이 직접 참여해 의제를 발굴하고, 시와 함께 해법을 모색하는 구조를 통해 갈등을 줄이고 실행력을 높여가겠다는 취지다.
28일 의정부시에 따르면 시는 ‘현장시장실’을 통해 시민과 함께 정책을 만드는 생활밀착형 협치를 실현하고 있다. 이 제도는 단순한 민원 청취를 넘어, 시민의 의견이 실제 시정에 반영되는 구조를 갖춘 협치 플랫폼이다.
민선 8기 출범 직후부터 운영된 현장시장실은 정기적으로 동 주민센터 또는 지역현안 장소를 찾아 시민과 1:1로 대화하는 형식으로 진행돼 왔다. 올해 6월 기준 총 98회 운영됐으며, 누적 상담 건수는 1500여 건에 달한다.
대표적인 성과로 70년 만에 처음 개통된 ‘캠프 레드클라우드(CRC) 통과도로’가 있다. 가능동과 녹양동 경계에 위치한 폐쇄된 미군기지 CRC 내 통과도로 개설은 시민의 요청에서 시작됐다.
지난 2022년 8월, 가능동 현장시장실에 참여한 주민들이 출퇴근 교통정체 해결을 위해 폐쇄구간 도로 개통을 건의했으며, 시는 국방부 협의를 통해 1㎞의 통과도로를 2023년 7월 개통했다. 통과도로 개통 이후 교통량이 분산돼 63%의 통행시간 단축과 연간 70억 원의 비용 절감이라는 경제적 효과도 거뒀다.
김동근 의정부시장이 입석마을 현장 점검을 하고 있다. 의정부시 제공
생활 밀착형 주차 문제 해결에서도 시민 의견이 반영됐다. 지난 2022년 8월, 흥선권역 현장시장실에서 한 시민이 신세계백화점 인근 거주자우선 주차구역을 낮 시간대에 공유하자는 의견을 제안했고, 이에 따라 시는 ‘모두의 주차장’ 사업을 도입했다.
이 사업은 불법주정차 문제를 완화하고, 시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유 주차 문화를 확산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시는 현장시장실에서 제안된 시민 아이디어 중 정책화 가능한 내용을 시정에 반영하고 있으며, 우수 제안에 대해서는 표창 수여 등 제도화도 추진하고 있다. 의정부시는 지난해부터 시민의 삶터·일터·놀이터·배움터 등 일상 속 현장을 찾아가 생활 현안을 청취하고 정책에 반영하는 ‘민생 속으로’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이는 시장이 직접 시민의 일상 공간을 체험하며 현장의 요구를 정책에 반영하는 현장 밀착형 소통행정이다.
‘러닝크루와 함께 달리기’로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중소기업 방문 △펫 플로깅 △독립서점 책방지기 △민화 작업실 참여 △바버샵 체험 △태권도장 참관 △반려식물 스튜디오 방문 등 다양한 시민 일상 속으로 이어졌다.
김동근 의정부시장이 ‘민생 속으로’ 프로그램 중 책방지기를 하며 시민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의정부시 제공
의정부시는 주요 정책의 실행력을 높이고 시민 체감행정을 실현하기 위해 민·관·학이 함께하는 ‘워킹그룹’과 실무중심의 ‘전략회의’도 운영 중이다.
워킹그룹은 공약과 시정 현안을 부서 단독이 아닌 시민·전문가·공무원이 함께 해결해가는 정책 혁신 플랫폼이다. 현장의 문제를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보며 실현 가능한 해법을 도출하는 것이 특징이다.
각 워킹그룹은 담당 부서 외에 유관부서와 외부전문가가 참여하며 주제토론-현장답사-자료조사-미션설정 등을 거쳐 정책을 다각도로 분석하고 실행 가능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시는 갈등이 예상되거나 장기간 표류하던 공공정책은 ‘시민공론장’이라는 숙의 기반 협치모델을 통해 해결하고 있다.
자원회수시설(소각시설) 현대화사업, 예비군훈련장 이전지 선정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해 시민의 집단지성에 근거한 정책결정을 이끌어 냈다.
소각시설 관련 시민공론장. 의정부시 제공
대표적으로 지난 2023년 7월 노후 소각시설 현대화를 둘러싼 지역반발을 해결하기 위해 ‘의정부 생활폐기물과 소각 및 처리시설 문제해결 시민공론장’을 개최했다.
무작위로 선발된 시민참여단 60명이 숙의과정을 통해 소각시설 규모 증설, 신규부지 신설, 자일동 입지 선택, 시설 지하화 및 경관 고려, 재정사업 방식 추진 등을 주요 결정사항으로 도출했다.
김동근 의정부시장은 “민선 8기 의정부 시정의 핵심은 시민의 목소리를 듣고, 현장에서 답을 찾는 협치에 있다”며 “앞으로도 시민과 행정이 동반자로서, 도시의 미래를 함께 그려가는 의정부형 협치모델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준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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