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가 이재명 정부와 국회에 새로운 성장을 위한 3가지 모델로 '한일 경제연합', '500만 해외인재 영입', '소프트머니'를 제안했다.
이를 실행하기 위해 가성비를 갖춘 토털 솔루션을 구현할 수 있는 '메가샌드박스' 실행도 건의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새로운 질서 새로운 성장' 책자를 정부, 국회, 대통령실 등에 전달했다고 25일 밝혔다. 국정기획위원회 국민소통플랫폼에서도 제안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발간한 '새로운 질서 새로운 성장' 책자.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글로벌 지형이 과거와는 판이하게 변화하고 한국경제는 항구적 변화를 만들어 내지 못해 성장 제로의 우려에 직면했다”며 “새 정부와 미래 한국경제의 성장 원천을 만들고 글로벌 파트너와 고비용을 줄일 실행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대한상의는 새로운 성장모델이 필요한 이유로 제조업 중심의 성장 한계를 손꼽았다. 70여년간 1만% 이상 성장하고 세계무역기구(WTO) 체제에서 30년간 수출 규모가 5.5배 증가했지만 새로운 보호무역주의 강화 기조에서 보완이 필요해졌다고 분석했다.
제조업 채산성 악화도 변화가 필요해진 요인이다. 대한상의가 한국은행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30년 전에는 기업이 1만원을 팔면 830원(1995년)을 벌었지만 이제는 320원(2004년)만 남는 구조다.
한국 제조업의 매출과 영업이익률 변화 (자료=대한상공회의소)
대한상의는 규모의 경제를 창출해 저비용 구조로 전환할 수 있도록 저출생·고령화 등 공통 사회문제를 겪고 있는 일본과의 연대를 제안했다. 양국 시장을 합치면 6조달러 규모의 세계 4위 경제권을 형성하게 돼 규칙 제정자로 역할을 전환할 수 있다고 봤다. LNG 수입 2·3국이 공동 구매하면 가격 협상력이 높아지는 등 저비용 구조로 탈바꿈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500만 해외인재 유치도 제안했다. 베트남·인도네시아 등에서 고급 두뇌를 유치하면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소규모 내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고숙련 노동자를 대거 유입하면 소비창출과 납세 효과도 얻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대한상의는 이를 위해 독일 그린카드 같은 비자혜택,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글로벌 수준의 정주여건 개선 등을 제안했다. 좀 더 과감하게 해외 대형 반도체 팹을 국내로 유치해 고숙련 근로자를 대거 유입하는 소위 '큰 삽 전략'도 유효하다고 제시했다.
주요국의 해외 팹 유치 사례 (자료=대한상공회의소)
한국이 상품수지에 의존하며 성장한 결과 관세정책의 타깃이 된 만큼 서비스수지와 본원소득수지 등으로 돈 버는 방식을 전환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대한상의는 이같은 3개 성장모델 구현을 위한 실행모델 중 하나로 '메가샌드박스'를 제안했다. 성장모델을 구현하려면 많은 자금과 인력, 시간이 필요하므로 문제에 통합적으로 접근해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가성비 토탈 솔루션'으로 메가샌드박스가 적합하다는 것이다.
메가샌드박스는 혁신 사업자에게 규제를 일정기간 유예하는 규제 샌드박스를 광역(메가) 단위로 넓힌 개념이다.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경제계 전반에 저성장과 통상질서 변화에 대한 우려가 깊고 지금 변하지 않으면 낙오될 수 있다는 절박감이 있기 때문에 다양한 정책주체와 경제계가 머리를 맞대고 논의에 착수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제언집에는 임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지평 한국외국어대 교수, 조홍종 단국대 교수 등 전문가 13명이 참여했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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