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 개발한 레어저-아크 하이브리드 용접장비로 용접 작업을 진행하는 모습. 생기원 제공
국내 연구팀이 액화천연가스(LNG) 추진 선박의 핵심 부품인 연료탱크를 반복 작업 없이 빠르고 저렴하게 제작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용접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지창욱 스마트정형공정그룹 수석연구원팀이 극저온 특수소재에 최적화한 '레이저-아크 하이브리드 용접기술(Hybrid Laser-Arc Welding, HLAW)'을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LNG 연료탱크는 선박 전체 건조 비용의 약 30~40%를 차지하는 핵심 부품이다. 정밀한 용접이 필요해 제작 기간도 다른 부품보다 길다. LNG 연료탱크는 영하 약 160℃로 유지돼야 해 두꺼운 극저온 특수소재가 사용된다. 현재 주로 사용되는 아크 용접 방식으로 연료탱크를 용접하려면 반복 작업이 필요해 작업 시간과 제작 비용이 증가한다.
연구팀은 정밀한 접합이 가능한 레이저 용접과 이음부의 공간을 메울 수 있는 아크 용접의 장점을 결합한 HLAW를 개발하고 LNG 연료탱크에 쓰이는 니켈강 등 특수소재에 최적화했다. 그 결과 추가 작업 없이 한번에 소재 이음부를 접합할 수 있는 단층(1-pass) 용접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HLAW 단층 용접부 단면(왼쪽)과 기존 아크 다층용접부 단면 비교. 생기원 제공
용접 시 재료 내부에 구멍을 뚫는 키홀(keyhole) 최적화가 비결이다. 키홀은 재료 내부까지 열을 전달하는 통로로 키홀을 통해 두꺼운 소재도 한 번의 용접만으로 단단하게 이어 붙일 수 있다. 곡면이나 복잡한 모양의 부품에도 적합하다는 평가다.
연구팀은 HLAW 공정에서 실시간 품질 감지가 가능한 인공지능(AI) 기반 모니터링 시스템을 개발했다. 레이저 용접에서만 사용된 광학 센서를 적용했다. AI 알고리즘이 용접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외선과 적외선 신호를 분석해 불량을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작업자가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소재의 자기 특성을 분석하고 결함을 예측하는 시스템도 함께 개발됐다. LNG 연료탱크에 쓰이는 9% 니켈강은 자성이 강해 외부 자기장에 노출되면 금속 내부가 자화(Magnetization)돼 용접 시 결함이 생길 수 있다. 보통 니켈강의 자화 제거 작업에만 1~2일이 소요된다.
연구팀은 금속 성분과 가공 정도, 용접 방향, 자기장 세기 등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자화로 인한 용접 결함 발생 위험을 미리 가늠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지 수석연구원은 "극저온 연료탱크 용접 공정의 시간과 비용, 결함을 모두 단축할 수 있는 스마트 용접공정 기반을 마련했다"며 "개발된 기술을 수소, 암모니아를 연료로 사용하는 친환경 선박의 탱크 제작에 확대 적용하는 연구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왼쪽부터 김재훈 생기원 스마트정형공정그룹 연구원, 박정열 선임연구원, 지창욱 수석연구원, 천주용 연구원. 생기원 제공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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