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06월17일 08시09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급성장세를 거듭하는 제약·바이오 산업은 자동차, 반도체 등에 이어 한국의 차세대 미래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것이 확실시된다. 이데일리의 제약·바이오 프리미엄 뉴스서비스 ‘팜이데일리’에서는 한국을 이끌어 갈 K-제약·바이오 대표주자들을 만나봤다. 이번 주인공은 세계 최초 다관절 복강경 수술 기구를 개발한 리브스메드다.
[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리브스메드는 2011년 설립된 의료기기 기업이다. 세계 최초로 상하좌우 90도 회전이 가능한 다관절 복강경 수술 기구를 개발했다. 세상에 없던 기구를 만들어낼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정주 리브스메드 대표의 이력이 큰 역할을 했다.
이정주 리브스메드 대표.(제공= 리브스메드)
이 대표는 KAIST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뒤 서울대학교 의용생체공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며 약 15년 동안 인공심장과 의료기기를 연구에 몰두했다.
이후 창업을 염두에 두고 고려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 과정을 수료하고 고려대 BK21 의생명사업단과 의과대학 의과학연구소에서 연구원과 교수로 재직했다. 공학, 생명과학, 경영 등 여러 분야를 넘나드는 이 대표의 융합적 경험이 혁신 의료기기 개발의 토대가 됐다.
이 대표의 8년 간 연구 끝에 탄생한 제품이 상하좌우 90도 회전이 가능한 수술기구 ‘아티센셜’이다. 로봇 방식에서만 가능했던 다관절 성능을 손으로 쥘 수 있는 기구로 구현한 것은 전 세계에서 처음이다. 리브스메드의 강력한 경쟁자인 미국 의료기기 회사 인튜이티브서지컬의 수술 로봇 ‘다빈치’도 60도 회전에 그친다.
아티센셜은 단순 집게 형태에 가까워 정밀 조작이 어려웠던 기존 복강경 수술 기구들과 비교했을 때 상당한 기술적 진보로 평가된다. 실제 이 제품 하나에 등록된 특허 수는 700여 건에 달한다. 상표와 디자인, 기술특허를 포함한 수치다. 기술 특허 건수만 469건이다. 이 대표는 “관절의 회전범위가 90도라는 건 이론적으로 모든 동작이 구현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90도라는 수치는 동력 전달 구조, 관절 설계, 소재 강도 등 복합적인 기술들이 정밀하게 결합된 결과물이다”고 설명했다.
아티센셜을 쓰면 개복할 필요 없이 최소침습을 통해 환자 환부를 수술할 수 있다. 최소침습 수술은 복부에 작은 구멍을 내고 그 안으로 카메라와 기구들을 넣어 이뤄진다. 개복 수술보다 회복 기간이 빠르고 상처를 최소화한다는 장점이 있다.
이전엔 존재하지 않던 외과 수술 기구가 등장하면서 의료 현장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특히 최소침습 수술 방식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한데, 2019년 건강보험이 적용된 후부터 관련 수요가 급증했다. 2020년부터는 매년 주문량이 평균 2.3배씩 증가하는 추세다. 리브스메드 제품은 현재 국내 250여개 병원에서 700명 이상 의료진이 사용하고 있으며 연간 판매량은 지난해에만 6만2000개에 달한다.
이 같은 성장은 합리적인 수술 가격도 한몫한 것으로 분석된다. 건강보험 적용 이후 환자는 기존 개복 수술 비용에 30만원 정도만 추가하면 최소침습 수술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반면 글로벌 경쟁사 로봇 수술은 비급여 항목으로 환자 부담이 500만원 대에서 1400만원대까지에 이른다는 점에서 리브스메드 제품의 가격 경쟁력은 더욱 부각된다.
아티센셜은 2018년 4월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최초 인증을 시작으로 같은 해 8월 미 식품의약국(FDA) 인증, 2019년 11월 유럽연합 의료기기지침(CE MDD) 인증을 획득했다. 유럽 의료기기규정(MDR) 인증도 2024년 2월에 완료했다. 한국뿐 아니라 미국·유럽·일본을 포함해 전 세계 70여개국에 진출했다.
리브스메드는 내년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회사 매출은 지난 2022년 97억원에서 2023년 173억원, 지난해 271억원으로 매년 50% 이상 성장했다. 수출 물량도 2022년 4196대에서 지난해 1만2997대로 약 3배 늘었다. 영업손실은 지난해 265억원을 기록했다.
리브스메드의 다관절 복강경 수술 기구 ‘아티센셜’.(제공= 리브스메드)
석지헌 (cak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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