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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인공지능(AI) 모델 개발을 위한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의 치열한 수주 경쟁이 예고됐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독자 AI 모델 개발사업에는 자체 AI 모델 개발 경험이 있는 네이버와 카카오, LG AI연구원 등 대기업은 물론이고 솔트룩스, 업스테이지, 이스트소프트, 코난테크놀로지 등 중소 AI기업도 도전을 준비하거나 검토하고 있다.
팀단위로도 사업 제안이 가능해 K-AI 얼라이언스를 운영하고 자체 GPT 개발 경험이 있는 SK텔레콤 등의 참여 가능성도 있다. 사업을 통해 개발될 AI 모델은 6개월 이내 출시된 최신 글로벌 AI 모델 대비 95% 이상 성능을 확보해야 하는 만큼 사업자의 거대언어모델(LLM) 개발 경험과 기술력이 필수다.
기업들은 적극 검토에 나섰다. 기업에서 즉시 활용 가능한 첨단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사업으로 인식된다. 사업 규격 자체가 국가AI컴퓨팅센터 구축사업이나 GPU 1만장 확보사업 대비 구체적인 데다 요건과 과업이 명확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국가AI컴퓨팅센터나 GPU 확보사업의 경우 참여사업자가 GPU를 어느 정도 사용 가능할지 명확한 보장이 없지만, 독자 AI 모델 개발 사업자는 GPU를 직접 활용할 수 있다는 확실한 차별점이 있다. 선발 기업 대상 최대 1000장 이상의 GPU를 지원하는 게 가장 큰 혜택이다.
국내 대기업 중에도 500~1000장 이상 첨단 GPU를 보유한 기업은 손에 꼽힌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그만큼 GPU가 품귀 현상 또는 고비용에 확보가 어렵다는 것으로, 당장 활용할 수 있는 GPU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게 기업 입장에서 사업 참여 유인을 높인다.
LLM 개발에 필요한 데이터와 인재 확보를 지원하는 것도 강점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양질의 데이터 제공을 위해 내달 23일까지 유·무료 고품질 학습 데이터를 보유한 공공·민간 데이터 보유 기관 대상 데이터 공급기관을 모집한다.
정부가 최대 5개 기업을 선발해 평가를 거쳐 점차 지원기업을 압축해나가겠다고 밝혔지만, 일각에서는 사업 실현 가능성을 지적한다. 글로벌 상용화 수준의 LLM 개발 가능성이 낮다고 보는 인식이다. 사업이 자칫 기업에 GPU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것으로 그칠 우려가 나오는 만큼 꼼꼼한 평가가 요구된다.
업계 관계자는 “단기간에 글로벌 수준의 LLM 개발은 쉽지 않은 도전”이라면서도 “AI 모델 개발과 고도화에 GPU는 다다익선인 만큼 다수 사업자가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오는 27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타워에서 사업설명회를 열고 사업 목적과 방향성 등을 공유하고 기업 궁금증을 해소할 계획이다. 사업 신청접수는 7월 21일까지다.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는 기존에 가칭 '월드 베스트 LLM(WBL)' 사업으로 최근 프로젝트명을 확정했다.
박종진 기자 trut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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