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휴머노이드 개발 총력전
로봇 관련 채용건수 6% 증가
휴머노이드 분야는 409% 급증
알고리즘 등 엔지니어 몸값 급등
고연봉 제시에도 채용 쉽지 않아
중국에서 진행된 세계 최초 휴머노이드 로봇 격투대회. /중국중앙TV(CCTV) 방송 캡처
중국에서 휴머노이드 개발 총력전이 벌어지면서 관련 분야의 채용이 급증했다. 중국 기업의 휴머노이드 관련 채용이 1년 만에 40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들은 높은 연봉을 내세우며 치열한 인재 유치전을 벌이고 있다. 한 달에 1000만원 이상의 월급을 내걸어 기술 인재를 모집하는 기업도 나타났다.
◇휴머노이드 채용 409% 급증
23일 중국의 구인·구직 플랫폼인 즈롄자오핀이 발표한 ‘2025년 로봇 산업 인재 발전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5월 중국 로봇 산업의 채용 건수는 지난해 동기 대비 6% 늘었다. 전체 채용 건수에서 기술직이 차지하는 비율은 62%로, 생산직·판매직을 앞서며 1위를 차지했다. 그중에서도 휴머노이드 분야 채용은 409% 급증했다.
휴머노이드 중에서도 로봇 알고리즘 엔지니어와 기계 구조 설계 엔지니어 채용 건수가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479%, 239% 증가했다. 휴머노이드 기업인 유니트리는 지난 2월 기계 구조,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임베디드 하드웨어, 생성형 인공지능(AI) 알고리즘 엔지니어, 심층 강화 학습 알고리즘, 로봇 인식 알고리즘 등에 대한 엔지니어를 모집한다고 공고한 적 있다.
중국 경제 매체 제일재경은 “기술직 중 로봇 알고리즘 엔지니어 및 시뮬레이션 엔지니어 같은 직종의 진입 장벽은 다른 기술직에 비해 높고, 전문 기술 역량에 대한 요구 사항도 엄격하다”고 전했다.
휴머노이드는 중국 정부가 ‘국가 전략적 기술’로 삼고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영역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4월 상하이 대형 AI 인큐베이터를 방문해 휴머노이드 시제품들을 직접 살펴보고 관련 기업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올해 중국 휴머노이드 시장 규모는 약 53억 위안(약 1조300억원)으로 예상된다. 지난 5년간 중국 휴머노이드 관련 특허 출원 건수는 총 5688건으로 미국(1483건)과 일본(1195건)을 훌쩍 넘었다.
◇치솟는 엔지니어 연봉
중국 휴머노이드 분야 엔지니어들의 연봉도 치솟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구직 사이트인 잡핀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휴머노이드 알고리즘 엔지니어의 평균 월급이 3만1500위안(약 620만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경력이 5년 이상이면 최대 3만8000위안(약 728만원)까지 오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도시 평균 월급의 4배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기업은 AI와 로봇 기술을 갖춘 인재를 대상으로 높은 연봉을 제시하고 있지만 채용이 쉽지 않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휴머노이드 업계의 한 헤드헌터는 제일재경에 “핵심 기술 인재 연봉은 현금, 주식 등을 포함해 약 100만위안(약 1억9000만원)에 달한다”며 “기술 회사의 수석 과학자가 1000만위안(약 19억원)의 연봉을 받는 것도 일반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AI나 컴퓨터 같은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기계·전자 등 하드웨어에 대한 기술도 필요로 하는 게 보통이다. 리징 상하이대 로봇공학연구소 교수는 “체화 지능이라는 개념이 인기를 끌기 시작한 지 2년 정도가 지났다”며 “학제 간 혁신을 위해 관련 전문적 배경을 가진 인재를 양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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