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배우 출신 인플루언서
‘젼언니’ 오지연 씨 인터뷰
틱톡, 인스타그램 등 글로벌 플랫폼의 급성장과 AI 번역·더빙 기술의 대중화 등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선 국경, 언어, 장르, 직업 등 경계가 사라진 지 오래다. 인플루언서가 되기 위한 진입장벽도 사실상 없다. 그럼에도 최근 크리에이터 업계에서는 이른바 ‘생태계 교란러’들의 진격이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특히 대중과 오랜 시간 소통해온 크리에이터들이 ‘아티스트 인플루언서’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들은 무대에서 갈고닦은 자신만의 콘텐츠(끼), 충성도 높은 팬덤, 장르와 플랫폼을 넘나드는 콘텐츠의 다양성과 확장성을 무기로 삼는다.
‘아티스트 인플루언서’들은 팬덤 플랫폼과 커뮤니티 수익화, 오리지널 독점 콘텐츠 생산, 글로벌 독자들과의 실시간 소통 등에서 일반인과 차별화되는 강점을 보인다. 이들은 단순 콘텐츠 생산자를 넘어, 자신만의 브랜드와 팬덤을 구축하며, 산업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젼언니’ 오지연 씨. 본인제공
이번주 <더인플루언서>가 만난 ‘젼언니’ 오지연 씨는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던 크리에이터다. 코로나19로 무대가 없어진 것을 계기로 틱톡 등 SNS를 통해 팬들과 소통하며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며 인플루언서 반열에 올랐다.
본인의 본업을 살려 부캐들로 드라마 패러디 콘텐츠를 주로 진행하며 먹방, 숏드라마, 그리고 코믹 콘텐츠 등 다양한 콘텐츠를 올리는 것이 특징이다. ‘망고 사고’, ‘라바샥’, ‘두바이 초콜릿’ 등 해외 디저트를 국내에 소개하는 콘텐츠가 인기를 끌면서 지난해 ‘두바이 초콜릿’ 열풍을 주도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이러한 콘텐츠 영향력을 인정받아 2024년 틱톡 어워즈에서 대상 격인 ‘올해의 크리에이터’ 상을 받았다.
틱톡, 유튜브, 인스타 등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하는 그의 합산 팔로워는 100만명을 훌쩍 넘는다. 팔로워가 50만명에 달하는 그의 유튜브 채널 누적 조회수는 8억 8500만회에 달한다. 최근에는 편의점과 협업해 ‘젼언니 스윗믹스 젤리’를 출시해 매진 행렬을 이어가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를 만나 그의 콘텐츠 철학과 크리에이터 업계 최신 트렌드를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뮤지컬 배우에서 틱톡커로 변신한 계기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틱톡 크리에이터 ‘젼언니’로 활동하고 있는 오지연이라고 합니다. 원래는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다가, 지금은 틱톡에서 먹방, 리뷰, 코믹 드라마 콘텐츠로 팬분들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SNS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뮤지컬을 하면서 상처를 많이 입었어요. 우울증과 공황장애로 잠시 쉬게 된 시기에 코로나19가 겹치면서 오디션도 없고 무대에 설 수 없게 되니까 너무 답답했고, 연기에 대한 갈증이 커지더라고요.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연기를 마음껏 할 수 있는 공간을 찾다가 아버지의 권유로 시작한 게 틱톡이었어요. 30초~1분 안에 감정과 이야기를 전할 수 있다는 게 정말 매력적이었고, 그 안에서 제가 그토록 하고 싶었던 연기를 풀어내기 시작했죠.
-주로 어떤 콘텐츠를 올리나요.
=처음에는 드라마만 했어요. 그러다가 너무 더운 여름날, 캐릭터에서 벗어나 제가 즐겨 먹던 음식을 먹으며 소통하는 영상을 올렸는데, 그게 너무 반응이 좋아서 ‘젼토피아’라는 채널을 만들어 ‘드라마’ 채널과 ‘젼언니’ 리뷰 채널을 분리했고, 현재는 젼언니표 뷰티, 요리와 먹는 콘텐츠를 올리고 있습니다.
-채널 구독자들은 어떤 분들인가요.
=제 팬들의 연령대가 위아래로 매우 넓은데요, 나이를 불문하고 모두 너무 순수해서 사랑스럽고 귀여워요. 요즘에는 연령층이 많이 높아졌어요. 제가 푸드와 뷰티 콘텐츠를 하면서 원래는 10대 친구들이 굉장히 많았었는데 지금은 20대, 30대, 50대, 60대까지 있습니다.
‘젼언니’ 오지연 씨 유튜브 채널. 유튜브 캡처
-채널 인기 비결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저는 그냥 제가 좋아하는 걸 진짜로 좋아하면서 보여준 거예요. 그리고 제 원래 성격대로 얘기하고 솔직하게 얘기하죠. 요즘은 포장보다 진짜가 중요한 시대잖아요, 진심이 느껴지면 사람들이 알아봐 주는 것 같아요. 그리고 부정적인 말은 잘 안 해요. 세상이 아무리 숫자와 서류가 중요한 듯 보여도, 아직 진심을 이길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잖아요.
-콘텐츠 트렌드는 어떻게 파악하고 대응하나요.
=“이 시기쯤엔 이걸 올리자” 하는 식으로 대략적인 플랜은 세워놔요. 틱톡은 트렌드 변화가 워낙 빠르잖아요. 그래서 계속 콘텐츠를 보면서 흐름을 파악해요. “이건 좀 미루고, 이건 좀 당겨서 올리자”, “이건 지금 바로 해야겠다” 하면서 조절하는 부분도 있어요. 그리고 댓글을 통해서 그날 그날 콘텐츠가 바뀔 때도 있어요. 왜냐하면 저는 팬들하고 소통이 깊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그들이 원하는 것, 그들이 보고 싶어하는 걸 더 빠르게 업로드할 때가 있죠.
-SNS를 꾸준히 하는 이유와 비결이 있나요.
=제가 너무 재미있어서요! 즐겨요. 그리고 늘 지금을 감사하는 거예요. 또 하나의 비결이라면, 절대 어떤 목적을 두고 억지로 좋은 척하지 않는 것. 저는 사실 틱톡이랑 이런 콘텐츠가 힘들지 않아서, 꾸준히 활동하고 있어요. 뮤지컬을 그만두고 크리에이터를 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영상을 올리고 댓글 반응을 보면서 저는 큰 힐링을 받아요.
그래서 영상을 찍고 올리는 게 즐겁고, 매일 1일 1영상은 기본이고, 어떤 날은 1일 2영상도 올려요. 그런데도 이상하게 힘들다고 느껴본 적은 없어요. 정신적인 건 힘들지 않지만 체력적인 건 힘들죠. 몸이 10개였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1일 10영상하고 싶어요.
“SNS는 아티스트들에게 새로운 무대”
-틱톡, 유튜브와 같은 플랫폼들이 젼언니님과 같이 콘텐츠를 가진 ‘아티스트’들에게 어떤면에서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을까요.
=저처럼 무대가 없어졌을 때 갈 곳 없던 사람들에게 새로운 무대가 되어주죠. 기회가 없어서 꿈을 접어야 했던 사람들에게도. 틱톡은 누구나 자유롭게, 편하게 시작할 수 있는 편견이 없는 자유로운 무대예요. 내가 나이가 많건 적건, 못났건 잘났건, 창작자의 ‘재능’과 ‘진심’이 통하는 곳이라고 생각해요.
이곳의 콘텐츠들은 너무나 집중도가 높고, 재미있고, 획기적이에요. 그 모든 게 사용자들을 자유롭고 편하게 놔두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자유가 있는 울타리 같은 느낌이에요. 그 울타리 안에서 마음껏 놀 수 있게 해주는 곳이라고 생각해요.
-현재 채널 콘셉트는 어떻게 기획하게 됐나요.
=처음부터 거창한 콘셉트가 있었던 건 아니에요. 그냥 내가 좋아하는 걸 공유해보자는 마음이었고, 그게 음식이든, 쇼핑이든, 일상이든 전부 자연스럽게 이어졌어요.
-콘텐츠를 만들 때 늘 되새기는 철학이 있나요.
=제가 틱톡을 시작하고 1만이 넘었을 무렵, 40년간 방송국에서 드라마 음악 감독을 하셨던 저의 아버지께서 늘 착함을 가슴에 새기라고 하셨어요. 영상에는 창작자의 생각과 마음이 보이는 법이라고요. 저는 그 말을 늘 새기며 모든 영상에 착함과 배려 등 아주 조금씩 보이지 않는 희망의 메시지를 곳곳에 넣었어요.
남 앞에 서서 그들의 사랑을 받는 사람들은 그에 대응하는 의무가 있고, 그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어야 하는 숙명이 있다고 생각해요. 예전에 뮤지컬 할 땐 몰랐던 것들을 크리에이터를 하며 많이 알아가게 됐어요.
두바이 초콜릿 열풍, 이렇게 탄생했다
틱톡 크리에이터 젼언니는 틱톡에서 ‘두바이 초콜릿’을 접하고, 궁금증에 직접 만드는 영상을 올려 ‘두바이 초콜릿’ 열풍을 이끌었다. 틱톡 제공
-두바이 초콜릿 열풍을 이끌었죠. 비하인드 스토리가 궁금합니다
=어느 날 우연히 틱톡에서 예쁜 외국 틱톡 크리에이터분이 초록색 초콜릿을 먹는 모습을 보고 제가 진짜 군침이 돌고, 바삭사삭한 소리에 도저히 먹고 싶어서 잠을 못 자겠는 거예요. “이건 꼭 먹어야겠다”라는 마음으로 공부하고, 제가 먹고 싶어서 영상을 올렸는데 반응이 폭발했어요. 심지어 그 초콜릿 이름은 ‘픽스 초콜릿’이었는데, 제가 뭔지 몰라서 그냥 얘기한 ‘두바이 초콜릿’이라는 검색어 자체가 생겼을 정도죠. 진짜로 맛있었고, 제가 너무 좋아한 게 느껴졌던 것 같아요. 하, 진짜 그날은 못 잊어요.
-최근 숏폼 크리에이터가 많이 늘고 있어요. 나만의 차별화 포인트는 무엇인가요.
=음식 하나를 먹을 때도 결코 그냥 메이크업 대충 하고 먹거나 대충 리뷰하지 않아요. 크리에이터로서 보여지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팬들의 니즈를 맞춰서 모든 스타일링을 기획해요. 의상 컬러, 헤어스타일, 메이크업, 액세서리 전부 저만의 스타일로 공부하고 체크해서 하나하나 다 신경 써요. 그 영상 속 메이크업 제품도 전부 사서 써보고, 좋은 면을 추천하거나 리뷰해줘요. 그냥 젼언니가 먹방하는 그 음식이 아니라, 젼언니가 뭘 먹든, 바르든, 뭘 하는 젼언니 자체가 좋아서 날 찾아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늘 노력했어요.
-수입은 주로 어떻게 만들고 있나요.
=브랜드 협업 광고, 자체 상품 판매, 공구 및 제휴 쇼핑 태그 수익 등 다양하게 있어요. 현재는 광고가 제일 많은 수익을 차지하고요.
-광고 콘텐츠와 오가닉(비광고) 콘텐츠의 비중은 어떻게 조절하고 있나요.
=70% 오가닉, 30% 광고 정도로 조절해요. 그리고 광고도 샘플을 받아서 미리 먹어보고, 발라보고, 제품이 진짜 좋을 때만 진행하려고 하고요. 광고가 올라가는 날에는 광고만 올리지 않고, 준비해둔 콘텐츠도 같이 올리려고 해요. 거의 1일 2영상이 되는 셈이죠. 몸이 열 개면 좋겠어요. 젼언니스럽게, 재미있게, 솔직하게 풀어내는 방식을 고수해요. 그 덕에 팬들도 광고를 부담스럽게 여기지 않더라고요. 그리고 제가 광고 찍기 전에 전부 테스트한다는 걸 아니까, 제 팬들은 광고도 콘텐츠처럼 봐주시더라고요.
-기업과의 협업 시 주의할 점이나 본인만의 원칙이 있을까요.
=광고 전에 샘플을 미리 받아서 직접 먹어보고, 써보고, 자신 있게 소개할 수 있는 것만 협업해요. 아무리 조건이 좋아도 혹시 맛이 안 맞거나, 내가 안 써봤거나, 얘기하는 게 좀 꺼려지고 애매하면 안 해요. 저에겐 팬들과의 신뢰가 더 중요하니까요.
-많은 이들이 SNS 수익화에 관심이 많습니다. 비법이나 꿀팁이 있다면 공유해 주세요.
=콘텐츠는 질이 제일 중요하죠. 팔로워 수가 많은 건 중요하지 않아요. 영상 하나에 얼마나 공감이 있었는지, 팬들과 얼마나 깊은 대화를 나누고 있는지, 그게 더 큰 기준이에요. 수익은 질 좋은 콘텐츠를 꾸준히 만들다 보면 영향력도 생기고, 내 방식에 맞는 브랜드와 잘 연결되면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생각해요.
“콘텐츠 아이디어는 일상에서 얻죠”
-콘텐츠 아이디어는 주로 어디서 얻나요.
=일상의 모든 곳곳에서요. 저의 뇌가 콘텐츠에 집중되어 있어요. 장 보다가, 밥 먹다가, 댓글 읽다가, 샤워하다가도 계속 고민해요. 그리고 레퍼런스를 많이 보되, 그냥 따라 하거나 멍하게 보는 게 아니고, 항상 집중해서 “내 방식대로 바꾸면?”을 기본으로 생각해요.
-만들고 싶은 콘텐츠와 구독자들이 원하는 콘텐츠의 간극을 어떻게 줄여가고 있나요.
=사실 처음엔 제가 하고 싶은 콘텐츠만 했어요. 조금 어렵고 난해해도 제가 하고 싶은 거요. 멋있어 보이고 싶었어요. 근데 어느 순간 제가 저 자신을 내려놓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누군가가 그러더라고요. 누가 나를 어떻게 볼까보다 과연 나를 볼까를 먼저 고민하라고요. 그 뒤로 내 기쁨보다 시청자들이 원하는 게 뭔지 고민하게 됐어요. 제가 행복하려고, 저 혼자 만족하려고 영상을 찍는 게 아니니까요.
시청자분들이 절 봐주고 난 뒤, 그 뒤로 부터는 조금씩 제가 먼저 좋아하는 걸 했어요. 그때부터는 트렌드를 따라가기보다 제가 진짜 원하는 것, 진짜 먹고 싶은 걸 하니까 더 좋아해 주셨어요. 제가 하고 싶은 걸 하되, 구독자분들이 궁금해할 포인트를 녹여서 같이 가요.
‘숏폼 고수’는 이렇게 만든다
-디테일한 콘텐츠 제작 과정이 궁금합니다.
=기획할 때는 메모 노트에 늘 아이디어를 저장해놔요. 저는 아날로그를 좋아해서 노트가 편하거든요. 촬영은 아이폰으로 직접, 삼각대로 셀프 촬영해요. 편집도 제가 대부분 직접 하고, 편집자가 있어도 옆에서 모니터를 꼼꼼히 해요. 그 후에 친구나 젼둥이들의 피드백을 듣고 업로드해요.
-틱톡,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플랫폼별로는 어떻게 차별화를 하고 있나요.
=틱톡에는 빠르고 임팩트 있는 영상, 웃기거나 강한 감정이 느껴지는 영상을 주로 올리고 인스타그램에는 좀 더 감성적이고 브랜드 친화적인 느낌의 콘텐츠를 올려요. 유튜브에는 깊이 있는 리뷰, 쇼핑 콘텐츠를 업로드하고요. 현재는 셋 다 같은 영상을 동시에 업로드해요. 사실 플랫폼마다 팬들이 다르거든요. 연령층도 다르고, 성격도 달라요. 그래서 동시에 올리고 각 플랫폼별 반응을 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이고 힐링이죠.
‘젼언니’ 오지연 씨 틱톡 채널. 틱톡캡처
-틱톡에서는 주로 어떤 콘텐츠를 올리나요.
=틱톡에는 먹방, 쇼핑, 리액션, 짧은 감정극을 주로 올려요. 틱톡은 초반 3초가 중요하다고 하는데, 사실 저는 초반 3초에 집중해서 기획해본 적은 없어요. 드라마로 찐팬들이 형성돼 있다 보니 훅 있는 오프닝을 일부러 만들지 않았고, 진짜 같은 감정과 편안함을 핵심으로 생각해요. 틱톡은 엄청 빠른 것 같지만 이제 달라졌어요. 해외에서는 이미 틱톡에 올라오는 길고 차분한 영상들이 오히려 집중이 잘되고, 더 인기가 많아지고 있죠. 그래서 저도 그렇게 만들려고 많이 노력해요.
-글로벌 이용자들과 접점을 늘리기 위해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요.
=비주얼로 통하는 콘텐츠가 강하지 않을까요? 자막 없이도 이해되는 ‘먹는 모습’, ‘리액션’ 콘텐츠는 글로벌 반응이 좋더라고요. 그래서 일부 영상은 영어 자막을 꼭 같이 업로드하고, 브랜드명보다는 직관적인 표현을 사용하려고 해요.
-요즘 SNS에서 젊은 친구들이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주제는 무엇이라고 보나요. 최근 감지되는 변화가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리얼 먹방, 기초 스킨케어, 내돈내산+간단 리뷰. 그리고 이야기가 있는 짧은 드라마 콘텐츠도 다시 뜨는 분위기예요. 그리고 ‘내 삶을 예쁘고 재미있게 만들어가는 루틴’, ‘좋아하는 사람의 꿀팁 공유’ 콘텐츠가 인기가 있어요. 저도 그런 영상을 보게 되거든요. 꾸미지 않아도 자연스럽고 ‘찐’인 모습에 더 반응하는 느낌이에요.
“절대 포기하지 않으면 너도 할 수 있어”
-콘텐츠를 통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나요.
=“절대 포기하지 않으면 너도 할 수 있어.” 이 말을 제일 전하고 싶어요. 제가 뮤지컬을 그만두고 우울증이 심했을 때, 집 앞 편의점에서 매일매일 군것질을 사다가 침대에서 먹었어요. 그리고 자고, 먹고, 자고... 그때 편의점에 있는 모든 디저트를 다 먹어본 거죠. 그때 저는 제가 최악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최악의 경험이 현재 최고의 경험을 주고 있잖아요. 지금 현실이 보잘것없다고 해도, 그 보잘것없는 경험으로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될지는 몰라요. 그래서 더 희망을 주고 싶어요.
-앞으로 만들고 싶은 콘텐츠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예전에 했던 1분 드라마도 계속 만들고, 제가 화장하는 것도 너무 좋아해서 늘 쓰고 바르는 뷰티도 함께 해보고 싶어요. 그리고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을 위한 작은 소극장 뮤지컬도 제작해보고 싶어요. 대본은 쓰고 있는데 쉽지 않네요. 지금은 너무 바쁘니까 여유가 생길 때 마다 정리하면서 차근차근 만들어갈 계획이에요.
틱톡 크리에이터 젼언니는 다양한 디저트를 시도하고 더 맛있게 먹는 꿀팁을 소개하는 등 ‘디저트계의 문익점’으로 불린다. 틱톡제공
-원래 꿈이 무엇이었나요.
=원래 꿈은 뮤지컬 배우였어요. 지금은 무대가 바뀌었을 뿐, 크리에이터도 하나의 배우라고 생각해요. 조언을 하자면, 남하고 비교하면 끝이 없어요. 내 자신을 믿고 내가 잘하는 걸 보여주세요! 그리고 또한, 자신을 들여다보고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게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뮤지컬 배우는 한 작품이 끝나면 쉬는 타이밍이 있어요. 그래서 자기를 컨트롤하고 마음을 재정비할 수 있는 시간이 있는데 크리에이터는 그게 없어요. 사람이기 때문에 매일매일 자기의 감정이 항상 똑같을 수는 없어요. 어떤 날은 내가 카메라 앞에서 도저히 웃지 못할 힘듦이 있을 수 있고, 어떤 날은 진짜 기분 너무 좋아서 “카메라 켜” 할 수도 있고, 어떤 날은 그냥 조용히 책 보고 싶은데 콘텐츠를 찍어야 하는 날도 있단 말이에요. 크리에이터는 그만큼 수익을 벌 수 있고, 인기를 얻는 만큼 연예인과 마찬가지로 자기가 책임져야 하고, 감당해야 할 건 정말 많아요. 그것만 알고 시작하면, 크리에이터는 정말 제2의 인생을 시작할 수 있는 최고의 찬스.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새싹들에게 어떤 조언을 줄 수 있을까요.
=처음부터 잘할 필요 없어요. 중요한 건 내가 좋아하고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꾸준히 올리는 것. 비교보다 내 페이스로 가는 게 진짜 실력이에요.
‘젼언니’ 오지연 씨. 본인제공
-하루 일상에서 빠질 수 없는 루틴이 있나요.
=매일 저녁 6시에 영상 업로드와 매일매일 생각날 때마다 아이디어 노트를 정리해요.
-앞으로 목표가 궁금합니다.
=일단 저를 사랑해주시는 만큼 초심을 절대 잃지 않는 거요. 아버지께서 제게 늘 얘기하셨어요. ‘착한 마음, 진심을 이길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라고요. 그래서 저는 모든 영상에 보이지 않게, 조금씩이라도 착한 마음의 메시지를 넣거든요. 그 마음가짐을 꼭 잊지 않고 매일 새길 거예요.
먹방이나 리뷰를 넘어서 뮤지컬도 제작해보고 싶고, 무엇보다 1분 드라마 콘텐츠를 다시 시작하고 싶어요. 대본은 계속 쓰고 있지만, 시간이 부족해서 아직 못 만들고 있거든요. 시간이 생기면 바로 만들 생각이에요. 그리고 제 브랜드를 본격적으로 만들어서 ‘젼언니’라는 캐릭터를 더 다양한 방식으로 보여드리고 싶어요. 하고 싶은 게 점점 많아지고 있어요.
<황순민 기자의 ‘더인플루언서’> 연재를 시작합니다. 바야흐로 누구나 인플루언서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열렸습니다. 자신만의 오리지널리티(Originality)를 구축하고 신선한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인플루언서 생태계를 소개하겠습니다. 네이버 기자페이지를 구독하시면 다음 기사를 쉽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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