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크젯 프린팅 기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2027년 대량생산
화학연-고산테크 기술이전 협약
김광수 고산테크 대표이사(왼쪽)과 이영국 화학연 원장(오른쪽)이 기술이전 협약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화학연구원
정부가 'RE100(재생에너지 사용 100%) 달성'을 국정 목표로 내세운 가운데 국내 연구팀이 청정에너지로 꼽히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대량생산 기술을 기업에 이전해 상용화에 나선다.
19일 한국화학연구원(이하 화학연)은 페로브스카이트 대량 생산을 위한 잉크젯 프린팅용 재료 및 공정 핵심 기술을 장비전문기업 고산테크에 이전했다.
태양전지는 태양빛을 전기에너지로 전환하는 에너지 기술이다. 무한한 태양빛을 자원으로 활용하는 데다 발전 과정에서 유해한 물질을 배출하지 않아 청정 에너지원으로 꼽힌다. 페로브스카이트는 실리콘을 대체할 신소재로, 유연성과 에너지 변환 효율성이 높은 게 특징이다.
다만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상용화에는 한계가 있었다. 머리카락 두께의 100분의 1 수준인 매우 얇은 박막을 정밀하게 쌓는 공정이 필요한데, 매우 정확한 두께로 균일하게 쌓지 않으면 원하는 성능을 낼 수 없다.
전남중 화학연 화학소재연구본부 책임연구원 연구팀은 '잉크젯 프린팅' 기술로 한계를 극복했다. 페로브스카이트 소재의 특성을 분석해 잉크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점도와 표면장력을 조절했다. 더불어 잉크젯의 미세 분사 기술로 소재를 균일하게 정밀 코팅할 수 있는 공정 제어 기술도 개발했다.
디스플레이 제작에 주로 활용하던 고정밀 잉크젯 프린팅 기술을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제작에 접목한 것이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난제였던 '대면적화'를 손쉽게 풀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대면적화는 차량, 건물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을만큼 충분한 면적의 태양전지를 제작하는 것을 말한다.
전 책임연구원 연구팀과 고산테크는 화학연 '화학소재부품 상생기술협력센터'에 입주해 공동연구를 수행한다. 이번 기술이전은 지난 3월 센터 입주 후 나온 첫 번째 협력 성과다.
연구팀과 고산테크는 '차량용 태양광 발전(VIPV)' 및 '건물 일체용 태양광 발전(BIPV)' 시스템 적용을 위한 370x470제곱밀리미터( mm²) 이상의 대면적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모듈을 제작할 예정이다. 2027년까지 대량생산 시스템을 확보하고 2029년부터 해외 생산라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영국 화학연 원장은 "화학연의 고도화된 태양광 기술을 중소기업과 공유한 사례"라며 "정부의 기술사업화 정책 기조에 적극 부응하는 성과"라고 했다.
김광수 고산테크 대표는 "상생기술협력센터에서의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차세대 태양광 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한편 화학연은 신재생에너지 분야 공동개발 등 RE100 시대에 대응할 수 있는 국산 에너지 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박건희 기자 wiss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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