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청파동 자율방범대에 설치된 종량제 봉투 자판기
전국 지자체 중 서울 용산구 주민만이 누리는 행정서비스가 있다. 자동판매기(자판기)를 통해 365일 24시간 다양한 용량의 종량제 봉투를 손쉽게 구매할 수 있다.
용산구가 자판기를 통해 종량제봉투 제도를 공급자 중심에서 소비자 편의 중심의 판매 방식으로 전환했다. 자판기엔 음식물용, 생활폐기물(일반)용, 특수마대 등 다양한 종류(용량)의 제품이 비치돼 주민의 다양한 수요를 만족시킨다. 상대적으로 판매처가 적은 소용량 봉투와 특수마대도 구매할 수 있다.
용산구는 지난해 제이엠테크가 개발한 사물인터넷(IoT) 기반 종량제 봉투 자판기 2대를 첫 시범 도입한 바 있다. 뒤이어 이달 서빙고동주민센터, 청파동 자율방범대, 용산2가동 주민센터, 원효로1동 주민센터, 이촌제1동 주민센터 등 5곳으로 확대 운영하면서 주민 편의성 강화에 나섰다.
숙명여대 인근에 안심 시설인 청파동 자율방범대 건물을 새롭게 짓고 종량제봉투 자판기를 설치해 여학생이 어두운 골목길에도 안심하고 종량제 봉투를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용산구는 청파동에 1인 여성 가구가 많은 점을 고려해 숙명여대 환경디자인학과 학생과 함께 건물을 설계했다.
한 학생은 “편의점에 원하는 종량제 봉투가 없어 몇 곳을 돌아다닌 적이 있다”라면서 “골목이 좁아 사각지대가 많은 대학 인근에 자판기가 설치돼 안심하고 편리하게 구입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구청 관계자는 “주민이 구매에 어려움을 느끼던 특수마대와 1인 가구 증가로 수요가 늘어나는 소용량 봉투 구매가 쉬워지고 365일 24시간 상시 구매하는 행정서비스 지원이 가능해졌다”다고 설명했다. 자판기 도입 확대 결정이 편의성을 넘어 지역사회와 주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했다.
IoT 기반 종량제 자판기는 주민만이 편한 게 아니다. 용산구로서도 생산부터 판매까지 종량제봉투 유통·재고 관리 행정의 스마트화가 가능해졌다. 구청 청소 행정 담당자는 제조·유통 과정에서 발주, 제조, 배부, 판매, 재고 등 종량제 봉투의 전 주기를 실시간 파악하고 자료를 수집·분석할 수 있다. 종량제 봉투 데이터는 차기 회계연도 청소 행정 예산 수립의 기초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용하다.
자판기를 통한 종량제 봉투 판매 결과를 토대로 용량별로 해당 지역 구매 동향도 파악할 수 있다. 용량별 제품 구매 추이에 맞게 종량제 봉투를 갖추면 특정 제품이 없어 발길을 돌린 주민의 민원 감소 효과도 있다.
최정애 제이엠테크 대표는 “용산구청의 IoT 자판기 판매 방식 도입은 행정 효율화, 구매 편의성 증대, 구민 행정 서비스 질적 제고란 결과를 가져다줄 것”이라면서 “아직 초기여서 종량제 봉투 자판기를 못 본 사람은 많아도, 앞으로 한 번만 보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수민 기자 smahn@etnews.com
Copyright © 전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