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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6년 가수인생 마무리 이미자
“‘엘레지의 여왕’ 표현 좋지않아
전통가요 정신을 이어갔으면“
“전 시작부터 지금까지 그저 동백아가씨입니다.” 대한민국 현대사의 산증인이자 질곡의 세월을 노래한 가수 이미자(84·사진)는 66년 가수 인생을 이같이 한 문장으로 정의했다.
이미자는 지난 3월 은퇴 의사를 발표했고 4월 말 고별 공연을 마쳤다. 이후 자연인의 신분으로 돌아간 그는 지난 11일 자택 인근인 서울 방배동 서래마을의 한 카페에서 문화일보와 만나 “오랜 기간 ‘엘레지의 여왕’으로 불렸지만 그 표현을 좋아하지 않는다”면서 “전 동백아가씨다. 동백아가씨로 탄생했고 또 마무리했다. 이 노래의 가사처럼 이미자의 일생이 ‘동백꽃잎에 새겨진 사연’이었다”고 말했다.
1959년 ‘열아홉 순정’으로 데뷔한 이미자는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겪은 세대를 노래로 위로했고, 1960∼1970년대에는 베트남전 파병 용사와 해외 노동자를 위한 위문 공연에 나섰다. 2000년대에는 평양에서 단독 공연을 열기도 했다. 그는 “시대의 흐름을 대변하는 전통가요를 ‘뽕짝’으로 치부해선 안 된다”며 “우리 삶의 슬픔과 기쁨을 담은 이 정신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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