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양정웅 기자] 2024년 6월 KBS 2TV 예능 프로그램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 출연한 배구 스타 김연경. /사진=방송 화면 캡처스포츠 스타들의 예능 방송 출연은 이제 시청자들에게 낯선 풍경이 아니다. 김성근, 이승엽 감독과 KBO리그 스타 출신들이 출연한 JTBC '최강야구'는 시청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누렸고, 강호동, 안정환, 서장훈 등 각 종목에서 최고 자리에 올랐던 은퇴 선수들도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전문 예능인 못지 않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현역 프로 선수들 역시 비시즌 중에는 방송을 통해 팬들에게 색다른 모습을 선보이기도 한다.
과거와는 크게 달라진 이런 현상을 바라보는 체육계의 시선은 어떨까. 스타뉴스는 현장에 몸담고 있는 선수, 감독과 각 종목 협회나 연맹, 구단 관계자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 시리즈로 게재한다. /편집자주
[스포츠 스타들의 예능 출연, 어떻게 보십니까]
① "배구는 몰라도 김연경은 안다" 스포츠 스타 예능 출연, 현장에선 긍정 반응 "종목 홍보-팬 유입에 큰 도움"
② "현역 선수의 예능 출연, 어떻게 보시나요" 선수·구단 관계자에 물었다
③ "후배들 지도보다 방송 쪽으로만..." 은퇴 선수 예능 출연, 아쉬운 목소리도
체육계에서는 스포츠 스타들의 예능 출연에 대해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시청자들에게 운동 선수들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 궁극적으로 그 종목의 홍보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다.
최근 예능 '전지적 참견 시점'에 출연한 여자프로농구(WKBL) 박정은 BNK 감독은 "여자농구를 홍보할 수 있다는 생각도 있고, 감사의 마음도 전하고 싶었다"며 "출연 효과는 많이 느끼고 있다. 확실히 많이 알아봐주시고, 지나가는 분들도 '감독님, 우승 축하해요' 얘기를 많이 해주신다. 예능을 통해 대중에게 여자농구를 알린 게 아닌가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한준희 축구해설위원(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은 "강호동부터 안정환, 서장훈 등 스타 플레이어 출신들이 방송계에 발을 들이고 잘 적응하고 있다. 방송에 재능이 있는 사람들은 그 길로 가는 것이 맞다. 시청자나 방송을 하는 선수 출신 모두 윈-윈"이라며 "요즘 스포츠 예능들이 많아져 비교적 덜 유명한 선수들에게도 기회의 장이 열리는 분위기다. 방송 출연으로 얼굴이 알려져 오히려 지도자나 행정가 등으로도 일할 기회가 생길 수도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SBS 예능 프로그램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사진=SBS협회와 연맹 관계자들 역시 종목 홍보와 팬 유입에 효과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지윤미 대한축구협회 홍보실장은 "여성의 축구 참여와 인지도를 확 끌어올린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경우 매우 큰 홍보 효과를 거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송희 한국프로축구연맹 홍보팀장도 "스포츠 종목 자체에 대한 대중 접근성과 관심도를 끌어올리는 촉매제 역할을 한다. 실제로 '골때녀'를 통해 제 주변에도 여자 축구 동호회를 즐기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이 늘어난 게 체감될 정도"라고 밝혔다.
장경민 한국배구연맹(KOVO) 홍보팀장은 "방송을 통해 배구에 흥미를 느끼고 선수들이 친근한 이미지로 다가가면, 유소년이나 가족 단위의 관람층 유입에 도움이 될 수 있어 장기적인 저변 확대에도 긍정적 영향을 준다고 생각한다"고 했고, 이수진 프로농구연맹(KBL) 홍보팀장은 "농구라는 종목을 알리는 데 긍정적 역할을 한다. 특히 현역 선수가 출연할 경우 농구팬으로 유입되는 긍정적인 흐름을 봤다"고 전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협회가 예능 프로그램 제작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을 나왔다. 조용구 대한배구협회 사무처장은 "배구는 몰라도 김연경은 아는 사람은 많다. 배구 관련 프로그램을 만든다면 협회 차원에서도 적극적으로 협조할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이대호 대한탁구협회 국내 파트 홍보팀장 역시 "예능에 한 번 나가면 일반인들도 그 종목에 관심을 갖게 되는 홍보 효과가 분명히 있다. 특히 탁구는 그 효과가 뛰어난 종목 중 하나였다. 3년 전 '국대는 국대다(MBN)'라는 프로그램에 현정화 감독님과 서효원 선수가 출연했는데, 그걸 계기로 현 이태성 대한탁구협회장님과 인연이 닿았다"며 "(탁구 관련 프로그램에 대해) 협회 차원에서도 제작비 지원은 어려울지 몰라도 행정이나 촬영 지원은 도울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