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진천, 조은혜 기자) 대한민국 배드민턴 국가대표팀이 박주봉 감독 체제 첫 본격적인 합숙 훈련에 돌입했다.
지난 4월 대한민국 배드민턴 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한 박주봉 감독은 지난 15일부터 진천선수촌에서의 첫 합숙 훈련을 시작했다. 안세영을 비롯해 여자복식 이소희-백하나, 공희용-김혜정 등 박주봉 감독과의 첫 훈련에 돌입한 선수들은 "정말 힘들다"며 혀를 내둘렀다.
박주봉 감독은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배드민턴 남자복식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1996 애틀랜타 올림픽에서는 혼합복식 은메달리스트가 되며 한국 배드민턴의 전설적인 선수로 이름을 떨쳤다.
선수로서 세계적인 수준의 기량을 자랑하며 많은 국제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박주봉 감독은 은퇴 후 2004년부터 일본 배드민턴 대표팀 감독으로 활동, 일본 배드민턴의 경쟁력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본 배드민턴은 박 감독이 지도할 때인 지난 2016 리우 올림픽에서 마쓰모토 미사키, 다카하시 아야카가 여자복식 금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달성했다. 일본 배드민턴 사상 첫 올림픽 제패였다. 이 외에도 박 감독 아래서 은메달 1개, 동메달 4개를 거머쥐었다. 한국, 중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에 밀려 2~3류였던 일본 배드민턴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급성장하는 중심에 박 감독이 있었다.17일 오전 충북 대한체육회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배드민턴 국가대표팀 미디어데이, 훈련 전 박주봉 감독이 선수단과 미팅을 갖고 있다. 진천, 김한준 기자
이제 조국 한국 배드민턴의 새 전성기를 열어젖히기 위해 박 감독이 태극마크를 달았다.
그간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대회가 있을 때만 대표팀에 합류했던 박 감독은 일본 생활을 정리, 한국에 새 둥지를 틀었다. 박 감독은 내달 열리는 2025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750 일본 오픈과 슈퍼 1000 중국 오픈을 앞두고 28일까지 예정된 대표팀 훈련을 지휘한다.
박주봉 감독은 "4월에 잠깐 상견례를 하느라 체육관에 와 봤는데, 들어와서 태극기를 보는 순간 정말 감격적이었다"며 "선수들과 국제대회만 같이 다니다가 처음으로 완전히 귀국을 해 훈련을 시작했다. 선수들과 처음으로 호흡하는 일정이다.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의욕적으로 시작이 됐다"라고 전했다.17일 오전 충북 대한체육회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배드민턴 국가대표팀 미디어데이, 박주봉 감독이 선수들의 훈련을 도와주고 있다. 진천, 김한준 기자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박주봉 감독에 대해 묻자 "지금 이 자리를 지키기 어렵다는 걸 감독님이 누구보다 잘 아실 거고, 그 부분에 대해 계속 소통해주시려고 한다. 또 나도 정말 믿고 말을 할 수 있고 감독님이 오히려 나보다 먼저 다가와 주셔서 좀 더 편한 것 같다"고 얘기했다.
그는 "예전에는 혼자 싸운다는 생각이 많이 들기도 했다"며 "지금은 감독님도 그렇고, 영상 분석팀이나 트레이너 선생님들까지 다들 나를 잘 도와주시기 때문에 계속 든든한 백그라운드를 믿고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17일 오전 충북 대한체육회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배드민턴 국가대표팀 미디어데이, 박주봉 감독이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진천, 김한준 기자
가장 최근 대회였던 인도네시아 오픈에서 한국은 여자 단식에서 안세영이, 남자 복식에서 서승재와 김원호가 우승을 차지했다. "천신만고 끝에 했다"고 평가한 박주봉은 간판 선수들과 그렇지 않은 선수들의 기량 차를 대표팀의 현실적인 문제로 꼽기도 했다.
박 감독은 "안세영의 경우 중국의 왕즈이(2위), 한웨(4위), 천위페이(5위), 일본의 야마구치 아카네(3위)의 도전이 거세다. 그래서 더 세밀함이 필요할 것 같고, 훈련이나 작전의 방식도 변화를 줘야 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어 "서승재-김원호 조는 남자복식에서 750, 1000 시리즈 대회에 나갈 수 있는 유일한 조다. 다른 선수들이 올라와야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의 (기량의) 차이가 크다 보니 거기에 나도 놀랐다"며 "랭킹 상위의 선수들은 그 선수들 대로 유지하고, 밑의 선수들은 올려야 한다는 고민이 많이 있다"고 짚었다.
박주봉 감독은 "올해는 8월 세계선수권 대회를 가장 큰 목표로 삼을 것이다. 내년에는 아시안게임이 있다. 선수층이 얇다 보니 단시간에 메우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인데, 현재 에이스들과 함께 밑 선수들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진천, 김한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