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스라엘 갈등 5일째
[한국경제TV 김종학 기자]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5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경 발언이 국제 사회와 금융 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 17일 자신의 소셜미디어(트루스소셜)를 통해 이란에 "무조건 항복"을 요구하며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를 직접 겨냥했다. "우리는 소위 최고지도자가 어디에 숨어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 그는 쉬운 목표지만 적어도 지금은 제거하지 않겠다"고 위협했다.
트럼프는 전날 주요 7개국(G7) 회의 도중 귀국했으며, 이날 오후 백악관 상황실에서 국가안보팀과 1시간 이상 긴급회의를 가졌다. 중동 사태로 인해 미국의 전략 자산이 이동하고 있는 가운데 공화당 강경파 의원인 린제 그레이엄 상원 의원은 벙커버스터 등 전략 무기 사용을 촉구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이란간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핵 프로그램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위성 이미지를 통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이란의 주요 우라늄 농축 시설인 나탄즈의 지하 농축 홀이 직접 타격을 받았다고 확인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란 핵시설에 대한 공격이 매일 "심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이란에서는 200명 이상이 사망했고, 이스라엘에서는 24명이 사망하고 600명 이상이 부상을 당했다.
중동 긴장 고조로 국제유가는 하루 만에 급등세로 돌아섰다. 서부텍사스원유(WTI)는 17일 아시아 시간 거래에서 1.1% 오른 배럴당 75달러를 넘어섰고, 브렌트유는 전날 3.22달러(4.4%) 오른 76.45달러에 마감했다. 원유 시장 변동성 지수는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은 이란이 전 세계 일일 생산량의 5분의 1이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원유 수송을 차단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카타르는 이미 액화천연가스 운반선들에게 긴장 상황이 해소될 때까지 해협 밖에서 대기하도록 요청했다.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S&P500 지수는 0.84% 내린 5,982.72로 6천선을 다시 내줬다. 나스닥은 0.91%,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7% 하락하는 등 투자자들은 중동 갈등이 확산할 것에 대비하고 있다.
이날 미 상무부가 공개한 5월 소매판매는 시장 예상보다 낮은 전월대비 -0.9% 감소를 기록했다. 2개월 연속 소비 위축이자, 관세로 인해 지난 3월 반짝 상승했던 소비가 둔화 국면에 있음을 나타냈다. 미 연준(Fed)가 집계한 산업생산도 하락세를 보이는 등 성장률 둔화 우려가 다시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오는 18일 성명서를 통해 6월 금리 정책을 결정한다. 선물시장은 이번 회의에서 금리 동결과 연내 2회 인하 확률을 높게 예상하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에도 파월 의장을 향해 “인플레이션은 없다”며 연준(Fed) 정책 변화를 촉구해왔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상무부가 최근 런던에서 열린 미-중 무역협상을 앞두고 중국에 대한 핵심 기술 수출 제재 강화를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와 램 리서치 등 주요 장비업체 매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조치로, 실행 될 경우 공급망에 또 한 번 충격을 주게 된다.
개별 기업 가운데 전쟁 영향과 수요 부진 등으로 유나이티드항공과 델타항공이 6%, 4%대 하락을 기록했고, 록히드마틴 등 방산주가 1% 안팎 상승했다. 아마존은 앤디 제시 최고경영자가 사내 서한을 통해 향후 몇 년간 인공지능(AI) 도입 확대로 기업 인력을 줄일 것이라고 발표했다. 테슬라는 텍사스 오스틴에서 사이버트럭과 모델Y 생산을 일주일간 중단한다는 소식에 주가가 4% 가까이 하락했다.
김종학기자 jh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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