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환 9단. 사진[연합뉴스] 한국 바둑계의 투톱 중 한 명인 박정환 9단이 4년간의 세계대회 우승 공백을 끝낼 기회를 잡았다.
32세 박정환은 20∼23일 중국 선전에서 펼쳐지는 제15회 춘란배 세계프로바둑 선수권대회 결승 3번기에서 중국의 28세 양카이원 9단과 맞선다.
박정환은 작년 본선에서 눈부신 행보를 보였다. 16강에서 중국의 강호 리웨이칭 9단을 제압한 뒤 8강에서 구쯔하오 9단, 4강에서는 일본의 시바노 도라마루 9단까지 연달아 격파하며 결승 무대를 밟았다.
2006년 프로 입단 후 총 36회 우승을 기록한 박정환은 메이저 세계 타이틀만 5개를 보유한 정상급 기사다.
그러나 2021년 11월 삼성화재배 정상에 오른 이후 세계 대회 결승 진출마저 이루지 못하는 침묵의 시간을 보냈다.
오랜만에 세계 타이틀 도전 기회를 얻은 박정환은 17일 "몸 상태는 양호하다. 오랜 기간 만에 맞는 세계대회 결승인 만큼 보유한 모든 역량을 발휘하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박정환은 2019년 12회 춘란배를 제패한 경험이 있어 이번 대회 두 번째 정상을 노리고 있다.
맞은편에 선 양카이원은 2010년 입단 후 처음으로 메이저 세계대회 결승 무대에 섰다.
양카이원은 이번 대회에서 파란을 일으켰다. 16강에서 세계 최고수로 평가받는 신진서 9단을 격침시킨 뒤 8강에서 리쉬안하오 9단, 준결승에서 변상일 9단을 차례로 꺾으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두 기사의 개인 대결 기록은 박정환이 1승으로 앞서 있다.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박정환이 우세하다는 전망이 많지만, 상승세를 타고 있는 양카이원의 기세 역시 가볍게 볼 수 없는 상황이다.중국 양카이원 9단. 사진[연합뉴스]중국이 격년으로 개최하는 춘란배는 지금까지 한국 8회, 중국 5회, 일본 1회 우승 기록을 남기고 있다.
우승자에게는 15만달러(약 2억400만원), 준우승자에게는 5만달러(6천8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진다.